메뉴

전체기사

NEWS

산업·기업

오피니언

사람&사람

119플러스

119NEWS

소방 채용

포토&영상

사건·사고

안전관리 일일 상황

광고
주식회사 성화플러스 배너광고
광고
기도관리 교육을 가다
강원 강릉소방서 안지원   |   2026.01.02 [10:00]

 

병원 전 처치에서 질병이든, 질병 외든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운 파트가 기도관리라고 생각한다. 일단 환자의 입을 열어 안을 들여다본다는 그 행위 자체가 부담스럽다. 환자평가 ABCDE의 가장 앞에 나올 만큼(외상의 경우 XABCDE지만) 환자 목숨과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그 중요성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병원 전 기도관리는 병원 내 기도관리와 비교했을 때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있다.

 

  • 안전하지 않은 환경
  • 수많은 구경꾼
  • 조명이 없거나 혹은 너무 밝거나(눈이 부시거나)
  • 먼지, 더위, 추위

 

이 모든 걸 피해 구급차로 들어온다 해도 상황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 좁아터진 구급차 안은 자세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때가 허다하다. 구토라도 한다면 대 환장 파티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도관리를 위해 쓸 수 있는 약물? 그런 건 없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뜻이 맞는 몇 명의 구급대원과 응급의료종사자가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025년에 처음으로 경북 구미소방서에서 사흘간 의미 있는 교육을 진행했다. 미미한 실력이지만 운 좋게도 강사로 참여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을 여러분과 나눠 보고자 한다.

 

병원 전 기도관리 교육의 시작

이 과정을 위해 전국에서 9명의 강사가 모였다. 평소 기도관리뿐 아니라 소방 내외에서 다양한 종류의 교육적 경험이 많고 비슷한 고민을 오래 해온 데다가 어느 정도 라포를 형성한 사이였다. 

 

중간에 불협화음이 전혀 없진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이른 시간에 교육 커리큘럼과 세부 강의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전국의 난다긴다하는 강사들 속에서 부쩍 찐 살과 복부 내장비만으로 함께 나는 게 버거웠다. 그래도 발목을 잡지 않기 위해 평소보단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와 약간의 긴장감을 주는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또 한 번 발전의 시간이었다.

 

장비, 장비… 장비

기도관리 교육 특성상 많은 장비가 필요하다. 비디오 후두경과 같은 고가의 장비뿐 아니라 실습을 위한 마네킹, 소모품들, 시나리오 실습을 위해 세팅된 가방 등.

 

이때 교육을 주관한 경북소방의 협조가 빛났다. 구미소방서라는 훌륭한 교육 시설을 대관해 준 데다가 들고 나르기 힘든 마네킹을 공수해주고 다양한 현장 장비를 준비해줬다. 

 

만약 이런 도움이 없었더라면 반쪽짜리 교육으로 끝났을 터. 다시 한번 지면을 빌려 경북소방 담당자분께 감사드린다. 또 좋은 교육을 만들고자 소모품을 아낌없이 구매했는데 이 경비는 강사들이 강사비 일부를 각출했다.

 

 

교육과정

교육은 하루짜리 과정을 사흘에 걸쳐 반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더 내실 있는 교육을 위해선 1박 2일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지만 현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의 경우 출장과 대체근무 문제 등이 있기에 하루 교육으로 최대한 많은 인원을 교육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전 주한미군사령부 우일웅 강사의 이론강의로 시작해 조별로 나눠 안면부외상, 오염된 기도, 어려운 기도, 기도폐쇄 등 Skill Station을 나눠 실습했다.

 

 

오후엔 앞서 배운 Skill Station을 바탕으로 시나리오 실습을 진행했다. 기존처럼 환자의 기도관리를 평가 없이 OPA+BVM/I-GEL+BVM 등 어떤 루틴을 갖고 접근하는 방식으로의 교육보다 실전 적용이 가능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다들 명확한 평가를 바탕으로 직접 들여다보고 어떤 기도관리 전략을 쓸 건지 고민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데 고심했다. 그런데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인해 아쉬움이 컸다. 다음 기도관리 교육에 대한 숙제도 많이 남겼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위한 최선은 무엇인가

이 교육은 결코 ‘기관 내 삽관’을 잘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다. 현장에서 평가를 바탕으로 지식과 스킬, 업무 범위 선에서 환자에게 최선을 제공하는 방법을 다 같이 고민하고 해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시작점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어느 구급대원 단톡방을 보다 보니 ‘2020년 심정지 가이드 라인에서 ETT와 SGA, BVM 환기가 생존율의 예후에 별 차이가 없다고 했으니 구급차에서 기관 내 삽관 세트를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글이 있었다. 참 슬픈 현실이다.

 

해당 연구가 알려지고 난 후 CPR 현장을 나가보면 무턱대고 I-GEL부터 꽂아놓고 보는 대원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지식의 단편적인 해석이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지, 환자를 위한 지식이 아니라 본인 면죄부를 위해 지식을 사용하는 건 아닌지 이제는 고민해 봐야 할 시간이다.

 

 

교육만이 우리가 추구하는 구급의 미래로 가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온몸으로 거부하는 직원들도 있겠지만). 그리고 지금까지의 교육이 의사 중심이었다면 이번 교육은 현장을 뛰는 구급대원들과 강사들이 직접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교육이 지속해서 발전해 다음 차수엔 더 나은 커리큘럼과 체계화된 교육 일정, 더 뛰어난 강사진이 참여하고 함께하는 병원 전 기도관리의 대표 교육으로 발전할 수 있길 기원한다. 

 

 

강원 강릉 소방서_ 안지원 : ajwon119@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6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119플러스 정기 구독 신청 바로가기

119플러스 네이버스토어 구독 신청 바로가기

<저작권자 ⓒ 소방방재신문 (http://www.fpn119.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도관리 교육을 가다 관련기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FPN-소방방재신문. All rights reserved. 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