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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이불ㆍ빨래 널다 추락사… 공동주택 베란다에서의 위험한 일상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   2025.12.29 [13:30]

▲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아파트 베란다는 집 안의 일부다. 그래서 우리는 그곳의 ‘높이’를 쉽게 잊는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사고는 이 익숙한 공간이 한순간에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 경기 남양주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남성이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 추락해 숨졌다. 이어 올해 12월 28일에는 새벽에 부산의 한 공동주택에서 빨래를 널던 40대 남성이 베란다 밖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일상적인 가사 활동 중 균형을 잃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했다. 특별한 작업도, 위험을 무릅쓴 행동도 아니었다. 누구나 해왔던 평범한 집안일이었다.

 

공동주택 생활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에서 베란다 추락 사고는 해마다 반복된다. 난간은 설치돼 있지만 그것이 생명을 온전히 지켜주는 안전장치라고 믿는 순간 위험은 시작된다. 베란다 난간은 작업 공간이 아니라 추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경계선에 불과하다.

 

이불을 털거나 빨래를 널 때 사고 위험이 커지는 이유는 단순하다. 팔과 상체가 난간 밖으로 나가면 몸의 무게 중심도 자연스럽게 외부로 이동한다. 이 상태에서 반동이나 바람이 더해지면 균형을 회복하기 어렵다. 특히 두꺼운 이불이나 젖은 빨래는 순간적으로 큰 힘을 만들어내 성인이라도 제어하기 쉽지 않다.

 

겨울철에는 위험 요소가 더해진다. 두꺼운 옷차림은 몸의 움직임을 둔하게 만들고 차가운 베란다 바닥은 미끄러움을 더한다. 여기에 심야나 새벽 시간대처럼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자기 몸이 얼마나 난간 쪽으로 기울어졌는지 인지하기도 쉽지 않다. 부산 사고가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다는 점은 이러한 위험 요인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소방 현장에서 이런 사고를 마주할 때마다 반복되는 말이 있다. “잠깐 하려다 그랬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베란다에서의 추락은 ‘잠깐’이라는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난간 아래에는 사고 경위를 말해주듯 이불이나 빨래만 남아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제는 “조심하면 된다”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가사 노동의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할 때다.

 

이불이나 빨래는 난간 위로 넘기지 말고 실내 쪽에서 도구를 활용해 처리하는 것이 기본이다. 빨래 건조대는 난간 밖이 아닌 베란다 내부나 실내에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발판이나 의자를 난간 근처에 두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바람이 강하거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시간대라면 작업을 미루는 선택 역시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다.

 

반복되는 사고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너무 익숙해진 일상 속 위험이 보내는 경고다. 이불의 먼지를 털려다 삶을 털어내는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베란다에 나서기 전,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자. 지금, 이 행동이 익숙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안전한지 말이다.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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