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방청의 소방계획서 표준 메뉴얼에 제시된 서식 © 최영 기자 |
[FPN 최영 기자] = 반얀트리 리조트에는 무려 7명이나 되는 소방안전관리자가 정식 배치돼 있었지만 가장 기본적인 '소방계획서'조차 수립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을 거란 정황과 함께 소방 제도의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사용승인이 완료된 건축물은 소방관련법에 따라 30일 이내 소방안전관리자를 반드시 선임해야 한다. 반얀트리 리조트 역시 법에 따라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한 상태였다.
소방청이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구로을,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반얀트리 리조트에는 건축물 사용승인이 난 지난해 12월 19일로부터 11일 뒤인 30일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했다. 그리고 16일 뒤인 1월 15일 소방안전관리 보조자 6명을 추가로 선임했다. 화재 당시 7명에 이르는 소방안전관리자가 배치돼있던 셈이다.
하지만 화재 당시 소방안전관리자들의 역할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건축공사 현장이나 다름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소방안전관리 업무를 이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진단이 나오는 이유는 공사 현장의 특성도 있지만 부재했던 소방계획서 때문이다.
<FPN/소방방재신문> 취재결과 반얀트리 리조트는 소방계획서 자체가 작성조차 안 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방계획서는 소방안전관리대상물의 화재 예방과 대비는 물론 화재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작성되는 법적 의무 계획서다. 이 계획서가 없다는 건 소방안전관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계획조차 수립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소방계획서에는 대상물의 위치와 구조 등의 기본 정보를 비롯해 소방시설과 방화시설, 전기시설, 가스시설 등의 현황, 화재 예방을 위한 점검과 정비 계획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더해 피난 경로 설정과 피난계획, 소방훈련, 화기 취급 작업에 대한 사전 안전조치, 공사 중 소방안전관리에 관한 사항 등도 포함돼야 한다. 화재안전을 위한 모든 계획이 이 소방계획서에서 시작되는 셈이다.
소방관련법에 따라 반드시 작성돼야 하는 이 소방계획서가 작성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제도에 치명적인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법령상 소방계획서를 작성해야 할 의무는 있지만 작성 시한에 대한 명확한 규정조차 없다.
게다가 대상물 규모가 크든, 작든 소방계획서를 소방서에 제출해야 할 의무도 없다. 소방의 관리와 감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거나 화재안전조사 등을 나가지 않는 한 평상시 소방대상물의 소방계획서가 제대로 작성됐는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의 한 예방업무 담당 소방공무원은 “소방계획서의 내실화를 위해 최근 메뉴얼이 배포되고 단속도 하는 등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방계획서 규정이 허술한 게 사실이다”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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