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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감지기 이상 있더라도 물 뿌리는 스프링클러”… (주)파라텍, 논-인터록 밸브 공개 시연
신뢰성 낮은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 보완책, 기존 건물도 적용 가능
최누리 기자   |   2024.09.25 [13:38]

▲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주)파라텍 본사 외부 공장에서 논-인터록 밸브 시연회가 열렸다.  © 최누리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지난 10일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주)파라텍 본사 외부 공장. 한 관계자가 건물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헤드(이하 헤드)에 불을 갖다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도 헤드에선 단 한 방울의 물도 나오지 않았다.

 

동일한 방식으로 헤드에 횃불을 갖다 대자 몇 분 뒤 물이 쏟아졌다. 거세진 물줄기는 주변 바닥을 금세 물바다로 만들었다. 같은 헤드에 같은 불길을 갖다 댔음에도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뭐였을까.

 

파라텍은 이날 본사에서 소방과 건축 등 관계자 20여 명을 대상으로 논-인터록 밸브 시연회를 가졌다. 이 시연회에선 화재수신기의 연동 정지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기존 준비작동식 밸브와 파라텍이 개발한 논-인터록 밸브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국내 지하 주차장 스프링클러설비로는 대부분 준비작동식 밸브가 설치된다. 습식 밸브는 2차측 배관까지 물이 들어가 헤드 개방 시 즉각적으로 물을 뿌려줄 순 있지만 겨울철 동파에 취약하다.

 

이 같은 동파 걱정을 덜기 위해 설치하는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설비는 천장에 설치된 두 개의 감지기가 동작하면 가동된다. 감지기로부터 시작된 화재 신호는 먼저 소방시설의 두뇌 격인 ‘화재수신기’로 전달되고 수신기는 준비작동식 밸브에 기동 신호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렇게 전달된 기동신호는 밸브를 열어 평소 비어있던 2차측 소화배관에 물을 채워준다. 이후 헤드가 녹아 개방되면 비로소 소화수가 방수된다.

 

문제는 작동 신뢰성이다. 우리나라 주로 준비작동식 밸브에는 화재감지기가 작동돼야만 밸브를 개방하는 싱글-인터록 방식이 사용된다. 이로 인해 화재 시 감지기 신호 연동을 막거나 동작하지 않을 땐 스프링클러설비 전체가 무용지물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 전기차 화재 당시 아파트 관리사무소 근무자가 소방시설의 연동 정지 버튼을 눌러 스프링클러 작동을 임의로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파라텍이 개발한 논-인터록 밸브는 기존 준비작동식 밸브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제품이다. 싱글-인터록과 달리 헤드가 개방되거나 화재감지기 중 하나라도 동작하면 밸브가 열린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형식승인도 획득했다.

 

작동 원리는 헤드 개방으로 2차측 공기압이 줄면 논-인터록 밸브 내 액추에이터가 이를 감지한 뒤 클래퍼를 열어주거나 화재감지 신호를 받은 솔레노이드 밸브가 클래퍼를 열어주는 방식이다.

 

특히 이 밸브엔 안정성을 높인 PORV(Pressure Operated Relief Valve)가 탑재됐다. 밸브 내 클래퍼를 신뢰성 높게 열고 유지해 준다는 게 파라텍 설명이다. 콤프레셔만 적용하면 기존 건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파라텍 관계자는 “논-인터록 밸브는 습식과 건식의 장점만 모은 제품”이라며 “연동 정지 상태에서도 화재로 헤드가 개방되면 밸브가 열리고 즉시 소화수가 공급되기에 감지기 미작동이나 결함 상황에서도 초기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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