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포도주의 보급기지라는 뜻의 베르겐은 12∼13세기 노르웨이의 수도였다. 현재의 수도인 오슬로 다음으로 큰 도시인 데다가 오슬로보다 해양 접근성이 뛰어나 수백 년 동안 노르웨이의 최대 도시로 번창했다.
14세기 영국 선원들이 최대 무역항으로 삼으면서 조선ㆍ철강ㆍ전기ㆍ사무 기계ㆍ섬유공업이 발달하고 어류와 향신료를 교환했다. 그러나 19세기 발생한 6차례 큰 화재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군의 점령으로 침체기를 맞이한다.
큰 화재 사건을 계기로 목재 건축은 금지하고 있으며 당시의 설계도를 바탕으로 재건된 한자동맹 시절의 지역에는 독특하고 특별한 목재 건물 62채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중세유럽의 강력한 상업 동맹인 한자동맹은 해외무역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누리며 크게 번성했다.
베르겐 항구 내부의 브뤼겐 역사 지구는 당시의 무역상품 저장장소, 상인들의 사무실, 숙소로 사용한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지금은 대부분 건물에 각종 상점이 입점해 있다. 이곳은 한자동맹의 주요 거점으로 1979년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베르겐이 항구도시로서 어업과 해외무역 등이 번창했던 중세 시절을 재현한 한자 박물관(Hanseatisk Museum). 이곳은 거듭된 한자동맹의 발전을 기념하기 위해 1702년 지어졌으며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이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각종 미술관ㆍ박물관이 있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베르겐은 피요르드 해안이 발달해 해안관광이 시작된 곳이라 할 수 있다.
베르겐 국립미술관은 주제별 4파트로 구성된 지역 유일의 대형 미술관이다. 브뤼겐 박물관에 가면 브뤼겐 지구의 역사와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다. 베르겐 출신 스타 셰프의 ‘신 피요르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국립미술관 부설 식당 뤼스베르켓을 들러도 좋다.
광장에는 노르웨이 근해에서 얻은 신선한 생선을 판매하는 곳이자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가보는 베르겐 어시장이 있다.
노르네스 반도 서쪽 끝에 있는 노르웨이 최대의 수족관인 베르겐 수족관(Bergen Aquarium)은 작은 수족관 42개와 큰 수족관 9개로 구성된다. 바다표범과 해수어, 펭귄과 각종 바다 조류를 만나볼 수 있다.
베르겐 교외 판토프트에는 지붕이 5층으로 된 독특한 모양의 판토프트 통널 교회(Fantoft Stavkirke)가 있다. 송네피오르드에 1150년 세워진 이 교회는 보존을 위해 1883년 이전,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97년에 재건축하고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노르웨이 국민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Edvard Grieg)와 한센병을 발견한 게르하르 아르메우에르 한센이 베르겐 태생이다. 트롤하우겐(Troldhaugen)은 그리그의 집이다. 트롤은 보는 관점에 따라 선과 악으로 변신하는 숲속의 요정으로 트롤하우겐은 트롤이 사는 언덕이란 뜻이다.
그리그가 후반 22년간을 사용했던 피아노와 악보, 가구, 콘서트홀 등이 전시돼 있다. 그리그는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Lied)’가 포함된 ‘페르귄트 조곡(Peer Gynt Suite)’을 작곡한 인물이다.
몰락한 지주의 아들 ‘페르’는 평생 방랑하다가 돌아와 그때까지 그를 기다린 부인 ‘솔베이지’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들으며 생을 마치는 스토리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아름다울 뿐 아니라 슬프면서도 희망찬 노래다. 가사에는 그리움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과 소망이 가득하다. 노르웨이의 역사가 담긴 이 노래가 국민노래로 사랑받는 이유다.
이 멋진 베르겐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울리켄(Mount Ulriken)과 플뢰옌(Mount Floyen) 산 전망대다. 케이블카인 푸니쿨라(Funicular)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는데 베르겐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다.
하이킹이 가능하면 울리켄 정상에서 시작해 플뢰옌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도시의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관광객이 많은 시즌인 여름의 일몰은 오후 11시가 넘어야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다.
베르겐 날씨는 지형적인 영향으로 연평균 강수량이 2천㎜ 이상이다. 유럽 국가에서 가장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인데 맞으면 아픈 정도의 세차고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일 년에 300일은 흐리거나 비가 내린다. 북대서양 만류의 영향으로 기후가 온화해 겨울철에도 평균기온이 영상이지만 여행할 때 비옷이나 따뜻한 겉옷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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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대학교_ 서정원
대림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학과장
한국사진지리학회 부회장
한국관광레저학회 부회장
(사)한국여행서비스교육협회 이사
한용운문학상 수상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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