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급류구조원, 동료ㆍ국민 안전 확보 위한 필수과정 되길”

[인터뷰] 김경호 시흥119화학구조센터 소방장
한국판 DRI 자격인 ‘급류구조원’ 자격 강사로 나서

가 -가 +

유은영 기자
기사입력 2021-07-26

▲ 김경호 시흥119화학구조센터 소방장  © 박준호 기자


[FPN 유은영 기자] = “코로나 시국이라 외국에서 DRI 자격을 취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DRI 강사 자격을 갖춘 다섯 명의 소방관이 모여 한국판 DRI 자격인 급류구조원 교육을 하기로 뜻을 모았어요. 폭우 등 급류 상황에 소방관 스스로 생존할 수 있으려면 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014년 4월 16일 부터 11월 11일까지 투입된 세월호 침몰사고 잠수 구조ㆍ수색 현장에서 동료와 잠수를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충북소방 구조 특채로 입직한 김경호 소방장은 현재 시흥119화학구조센터 화학구조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2014년 세월호 사고 현장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2015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2019년 합천댐 헬기추락사고, 헝가리 여객선 침몰사고, 독도 헬기추락사고 등 굵직한 재난 현장에 늘 그가 있었다.

 

▲ 2019년 5월 30일 발생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그가 수료하거나 교관으로 활동한 교육만 해도 두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로프전문인명구조과정과 국제도시탐색구조과정, 동계수난구조 전문훈련과정, 급류구조 전문훈련과정, 수난구조 심화과정, 급류구조 특별훈련과정 등 종류도 다양하다.


“체육이 전공이라 수영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생활체육지도사와 수상인명구조원,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을 취득했죠. 매년 경포해수욕장에서 수상인명구조원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군 복무하면서 특수교육을 받고 해서 수난 구조 분야에 대해선 자신감이 넘쳤죠”


그런데 이 모든 게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든 계기가 있다. 충북 제천소방서 구조대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급류에 뛰어든 실종자를 찾기 위해 몇 날 며칠을 수색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중앙119구조대(현 중앙119구조본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중앙119구조대원들은 제천소방서 구조대와의 합동 수색에 난색을 보이는 눈치였다. 수난 구조에 자신이 넘치던 터라 그 모습을 보며 자존심이 무너졌다.


“‘중앙119구조대라고 해도 얼마나 잘하겠어’란 생각이 앞섰는데 그분들의 시스템과 구조체계, 지식, 기술을 보곤 참 많이 놀랐습니다. 게다가 실종자를 반나절이 되기 전에 찾아 나왔어요. 그게 큰 자극이 돼 중앙119구조대 근무를 희망하게 됐죠”


중앙119구조대에서 근무하게 된 김 소방장은 조직의 시스템과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개발해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 등이 보장돼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때부터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수난 구조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선 더욱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했다. DRI(Dive Rescue International) 급류구조 강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미국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2018년 4월 미국에서 참여한 DRI교육


“저를 포함해 한국 소방관 네 명이 함께 교육을 받았는데 모든 교육 과정에서 우리가 미국 교육생보다 수영 등 모든 부분에서 훨씬 월등한 것 같았어요. 강사 자격을 취득하고 한국에 돌아온 뒤 우리가 DRI 교육을 전파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나라에는 급류구조 관련 교육기관이나 단체가 딱히 없다. 전국 시ㆍ도 소방학교에서 일부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이조차 외국 급류구조 교육단체로부터 교육을 받거나 강사 자격을 취득한 이들에게 의존하는 실정이다.


DRI 강사 자격을 취득한 일부 소방관들이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 그렇게 김경호 소방장과 한정민 서울 중부소방서 소방경, 방경호 서울119특수구조단 소방위, 박민재 강원특수구조단 소방장, 양재영 경기 안산소방서 소방장 등 다섯 명이 뭉쳤다.


“때마침 (사)한국잠수협회에서 강사 트레이너로 등록해 같이 교육을 해보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랜 기간 논의한 끝에 배워온 사람이 다르듯 방식도 조금씩 다르지만 머리를 맞대고 좋은 부분을 합치면 효과적으로 교육할 수 있을 거란 기대와 각 소방본부에서 강사교육이 진행되면 양성된 급류구조 강사들이 더 많은 대원에게 교육하게 될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한국잠수협회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하게 된 게 바로 ‘급류구조원’ 자격과정이다. ‘급류구조원’ 1, 2, 강사로 분류되는 이 교육을 이수하면 민간자격증이 발급된다. 향후 소방이나 구조 관련 NCS 과정으로 등록해 구조 관련 직무 표준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발전시킬 예정이다.


“올해는 다행히 사고가 없었지만 매년 폭우 등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국민과 이들을 보호하고자 급류에 뛰어든 동료마저 사고를 당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문 교육을 통해 순직사고를 예방하고 위험에 처한 구조대상자도 효과적으로 구조해낼 수 있길 기대하고 있어요”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다’란 말이 있다. 바로 김경호 소방장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좋은 직장은 제일 잘하는 것과 할 줄 아는 것 중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곳이니까요”

 

▲ 올해 6월28일부터 7월 2일까지 중앙119구조본부 급류구조 특별교육과정 교관으로 활동할 당시 모습


김 소방장은 요즘 들어 소방에 불어오는 새바람을 만끽하고 있다. 수난이나 로프, 화학, 화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젊고 의지가 넘치는 후배 대원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다양한 자료를 번역해서 습득하고 공유하는 후배들이 많이 늘었어요. 프라이드나 경력, 그 무엇보다 안전하게 활동하기 위해 자비로 해외 교육을 다녀오는 모습도 볼 수 있죠. 이런 노력이 우리 모두를 전문가로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저작권자 ⓒ 소방방재신문 (http://www.fpn119.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URL복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소방방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