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상환 한국소방시설리협회 부회장 |
소방시설은 화재로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안전망이다. 이런 시설이 항상 정상 작동하기 위해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유지관리가 필수다. 이에 특정소방대상물 관계인은 소방시설을 스스로 점검하거나 소방시설관리업 등록 전문업체를 통해 정기적으로 자체점검을 진행한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에선 소방시설관리사가 거짓 없이 성실하게 그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위반 횟수에 따라 경고(시정명령)나 자격정지, 자격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현행법은 ‘거짓 점검’과 ‘불성실 점검’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두 행위 모두 동일한 행정처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짓 점검’은 실제로 점검하지 않았거나 점검 결과를 조작하는 등 고의적이고 중대한 위법행위를 의미한다. 반면 ‘불성실 점검’은 점검했으나 일부 항목이 빠지거나 점검의 질이 미흡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과실에 가까운 행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위반의 고의성과 경중이 다름에도 동일한 처분이 내려진다면 행정의 형평성과 예측 가능성이 저하되고 법 적용의 혼선으로 유사 위반행위 간 처분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거짓 점검’, ‘불성실 점검’, ‘경미한 위반행위’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을 신설하고 행위의 고의성과 경중에 따라 행정처분을 차등화해야 한다. 고의성이 뚜렷한 위반은 현행과 같이 엄중히 제재하고 불성실한 점검은 과태료 부과로 완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단순 부주의나 경미한 위반은 경고(시정명령) 처분을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하나의 개선 과제는 소방시설관리업의 영업정지 처분 규정이다. 현행법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관리업자가 그 기간 중 소방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하거나 자체점검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면서도 도급계약이 해지되지 않으면 예외적으로 업무수행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소방시설법’ 제58조 제6호에선 영업정지 기간 중 ‘관리업의 업무’를 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법 적용과 해석상 충돌이 발생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소방시설공사업법’을 참고할 수 있겠다. 현행법은 도급계약이 유지된 공사의 경우 영업정지 기간에도 공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소방시설법’ 제58조 제6호의 문구를 ‘관리업의 업무를 한 자’에서 ‘영업을 한 자’로 개정하면 새로운 영업은 금지하되 기존 계약관계에 따른 업무대행과 자체점검은 허용하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된다.
소방시설관리제도는 국민 안전을 직접 담당하는 핵심 제도다. 현행 제도 운영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합리적인 논의를 거쳐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제도적 보완을 통해 소방시설관리업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소방안전문화 정착에 더욱 이바지하는 제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한국소방시설관리협회 부회장 이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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