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
가을은 산이 가장 붐비는 계절이다. 그러나 이 시기 산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어두워진다. 지난 10월 초 강원 지역에서는 일몰 이후 길을 잃거나 다친 등산객들이 잇따라 구조됐다. 인제 백담사 일대에서 하산하지 못한 일행, 설악산 오색 구간에서 다리에 통증을 호소한 70대, 한계령 인근에서 조난된 60대 등 대부분이 해가 진 뒤 발생한 사례였다. 같은 날 여러 건의 구조 요청이 동시에 접수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짧아진 일몰 시각과 여름철 산행 패턴이 그대로 이어진 결과다.
해보다 늦게 출발한 등산, 위험의 시작
10월의 일몰은 오후 6시 전후로, 한 달 전보다 약 40분 빠르다. 그러나 많은 등산객은 여전히 여름 기준의 출발 시간을 유지한다. 오후 2~3시에 산행을 시작하면 하산 시점은 이미 어둠이 깔리는 시간이다. 특히 내설악이나 한계령처럼 계곡이 깊은 지형은 실제보다 한 시간가량 빨리 어두워진다.
문제는 단순히 ‘길을 잃었다’가 아니라 ‘길이 보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산악지형에는 조명이 없어 해가 지면 이정표와 탐방로 경계가 구분되지 않는다. 여기에 피로와 기온 하강, 휴대전화 배터리 소모가 겹치면 구조 요청이 늦어지고 조난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조난의 절반은 ‘시간 관리’의 실패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 10월 산악사고의 약 43%가 오후 5시 이후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조난’과 ‘탈진’이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하산 중이었다. 장비 미비보다 출발 시각이 더 큰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가을 산 조난의 핵심 원인은 장비보다 시간, 지형보다 일정에 있다.
따라서 등산 전 일몰 시각을 확인하고 전체 소요 시간의 70%만 실제 산행에 반영하는 것이 안전하다. 예를 들어 4시간 코스라면 왕복 3시간 이내로 조정해야 한다. 여기에 최소 1시간의 ‘하산 여유 시간’을 확보하면 예기치 못한 지연에도 대응할 수 있다.
준비 없는 산행, 구조 인력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조난은 개인의 위험을 넘어 구조 자원의 부담으로 이어진다. 야간 산악 구조는 헬기 투입이 어렵고 인력 중심으로 진행된다. 수색대는 전조등과 탐색등을 이용해 암릉과 급경사를 직접 걸어야 한다. 일몰이 빨라지는 시기에는 같은 날 여러 건의 구조 요청이 겹쳐 현장 대응력이 분산되기도 한다.
현장에서는 ‘등산 전 손전등과 예비 배터리만 챙겨도 절반의 조난은 막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고가 장비보다 기본 안전습관이 훨씬 중요하다는 뜻이다.
‘조금 일찍, 조금 더 밝게’가 생명을 지킨다
가을 산행은 단풍놀이의 연장이 아니다. 빠른 일몰, 기온 하강, 체력 저하가 겹치는 계절형 재난 환경이다. 조난은 특별한 사고가 아니라 ‘조금 늦은 출발’과 ‘조금 부족한 준비’에서 시작된다.
소방 당국은 등산 전 기상예보와 일몰 시각을 반드시 확인하고 휴대폰 보조배터리와 손전등을 챙길 것을 당부한다. 하산 시각은 오후 4시 이전으로 계획하고 가능하면 동행자와 함께 산행하는 것이 좋다.
가을 산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그만큼 빠르게 어두워진다. 산보다 먼저 어두워지는 것은 우리의 인식이다. 안전은 장비보다 시간에서 시작된다. 그 사실을 기억할 때, 이번 단풍철은 ‘구조의 계절’이 아닌 ‘안전의 계절’이 될 것이다.
계양소방서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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