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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 7.8- ⅩⅤ
중앙119구조본부 김상호   |   2024.12.02 [10:30]

2월 11일 상황일지 _ 

생존자 3명 구조, 사망자 5명 수습①

 

사망자 2명 수습

▲ 위치(경도, 위도): 36.2054750, 36.1565477

 

튀르키예 지진 피해 대응 4일 차 아침이 밝았다. 연일 계속되는 강도 높은 수색과 구조 활동으로 대원들의 얼굴에도 피로감이 누적돼 갔다. 숙영지에서만이라도 따뜻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휴식은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샤워 한 번 못 한 채 추위에 떨며 잠을 청해야 했다. 지난밤에는 일부 주민에 의해 발생한 소요 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 

 

‘아마도 어제 오후 이재민 주택을 약탈하던 

시리아 난민들이 검거된 사건과 관련된 게 아닐까?’ 

 

오늘은 어제 사망자를 발견하고 수습하지 못한 지점으로 이동해 계속 작업할 계획을 세웠다. 현장 지휘소에 출동 신고를 한 후 차량 두 대로 나눠 탑승해 사망자 발견 지점으로 이동했다. 어제 숙영지로 복귀한 길과 출동한 길은 사뭇 느낌이 달랐다. 우린 이름 모를 사거리에 내렸다. 

 

▲ 달라지는 현장 상황

 

과거 교통량이 많았을 사거리엔 뒤엉켜 부서진 차량과 무너진 건물뿐이었다. 어제의 기억을 더듬으며 현장을 찾아 이동했다. 외형으로는 몇 층 건물인지 알 수 없었지만 바닥 콘크리트 개수를 확인하니 5층 정도가 되는 듯했다.

 

수색 중 무너진 틈 사이로 사망자 신체 일부가 보였다. 무너진 건물 구조상 구조 활동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지금 우리가 가진 장비로는 구조작업에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현지 구조 인력에게 사망자의 위치 정보를 인계하고 옆 건물로 향했다. 지금까지 수색했던 건물 중 가장 높았다. 

 

우린 기울어진 건물 외벽을 기어 올라 3층으로 진입했다. 역시나 생존자가 아닌 사망자가 확인됐다. 사망자의 위치를 파악해 보니 3층과 2층 사이 계단이었다. 계단으로 대피하다가 건물이 무너지면서 매몰된 것으로 보였다. 

 

▲ 기울어진 건물 수색


현장 회의를 통해 3층 계단에서 수직 천공을 하기로 했다. 3시간이 넘도록 착암기와 해머, 배터리 절단기로 콘크리트를 깨고 부순 후 철근이 나오면 절단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 계단 천공

 

하지만 천공 작업 시간에 비해 효율이 높지 않았다. 구조반장이 작업을 중지시키고 대원들이 휴식하는 동안 다시 건물 평가를 했다. 계단참은 두께 50㎝가 넘는 콘크리트 구조였는데 현재 장비로 천공하기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약한 곳을 찾아 구조작업 시간을 단축해야 했다. 무너진 2층에서 틈이 발견돼 그곳을 통해 새로운 통로를 개척하기로 했다. 일부 콘크리트 더미를 치우자 작은 공간이 생겼다. 덩치가 작은 대원이 기어서 안쪽으로 진입했다. 

 

▲ 계단 철재 제거

 

사망자는 계단 철제 손잡이와 상부 계단참 콘크리트 사이에 끼여 공중에 약간 떠 있는 상태였다. 

 

사망자에게 다가가려면 앞을 막고 있는 콘크리트와 철근을 절단해야 했다. 그러나 진입로가 좁은 탓에 장비를 넣어 구조작업을 하기엔 어려움이 따랐다.

 

상황판단 회의 후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존 수직 천공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게 사망자를 수습하는 데 효율적일 거라는 판단에서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원들은 지쳐갔다. 조금만 더 깨면 사망자를 수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린 사망자를 끝까지 수습하지 못하고 현지 구조대원에게 현장을 인계해야 했다. 

 

“생존자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서 이동해야 해요. 

우리가 철수하더라도 튀르키예 구조인력이 사망한 부친을 수습할 수 있을 거예요”

 

옆에서 구조작업을 지켜보던 사망자의 아들에게 말했다. 그는 연신 고맙다는 말과 함께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힘든 작업이었지만 보람된 일을 했다고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생존자 구조 신고가 들어온 곳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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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119구조본부_ 김상호 : sdt1970@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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