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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석의 리튬이온 배터리(LIB) 이야기]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소화기로 진압이 될까?- Ⅰ
경기 구리소방서 강경석   |   2024.09.02 [11:00]

6월 24일 경기도 화성에 있는 리튬일차 배터리 생산공장인 아리셀에서 불이 나 31명이 사상하는 가슴 아픈 일이 발생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8월 1일 인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전기차에서 불이 났다. 불이 주변으로 확산하면서 주차 중인 차량 40여 대가 불에 타고 790여 대에 그을음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입주민 22명은 연기흡입 등의 피해를 봤다.

 

두 화재 모두 소방대가 출동해 완전히 불을 끄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피해 규모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화재 양상은 높은 에너지밀도의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의 특징이기도 하다. 높은 에너지밀도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일부 극한 조건(충격, 과충전, 고온, 침수, 기계적 남용, 단락 등)에서는 제한된 공간에 저장된 많은 양의 화학 에너지가 갑자기 방전되면서 열로 전환될 수 있다. 이러한 열은 배터리의 열폭주로 이어져 결국 화재나 폭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빠른 연소 속도와 열전이 현상, 그리고 재발화되는 등의 특성 때문에 위험성이 더 커진다. 이 화재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신속한 화재 진압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화재 특성과 달리 리튬이온 배터리는 복잡하고 종합적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기존의 소화 약제 등으로는 문제를 풀어내기 어렵다. 특별히 설계된 효과적이고 적합한 소화 약제가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실현성과 실효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대체제가 마땅히 없다는 게 문제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진압을 위한 소화 약제 검토

이번 내용은 재료ㆍ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Energy Chemistry(IF: 13.1, JCR 상위 2.1%)’에 2021년 3월 26일 정식 출판된 ‘A review of fire-extinguishing agent on suppressing lithium-ion batteries fire(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진압을 위한 소화제 검토)’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이 논문은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선 높은 열용량ㆍ습윤성, 낮은 점도ㆍ전기 전도성을 가진 소화 약제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다양한 소화 약제를 비교한 결과 수성 소화 약제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체 소화 약제, 건조 분말, 에어로졸 소화 약제 등의 소화 메커니즘과 화재 진압 효과도 검토했다. 특히 수성 소화 약제는 높은 냉각 능력과 재발화 방지 성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원인

▲ [그림 1] 단일 배터리의 화재 거동 순서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의 메커니즘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는 효과적인 소화제를 탐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림 1]은 배터리의 열폭주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열폭주는 리튬이온 배터리 단락에서 시작되며 내부와 외부 단락으로 분류할 수 있다. 내부 단락 대부분은 배터리 분리막 손상에서 시작된다. 이는 충격, 과충전, 높은 충전 전류 밀도 또는 저온 환경에서 형성된 리튬 수지상 조직에 의한 분리막이 관통되면서 찢어지거나 외부 고온에 의한 분리막 붕괴로 발생한다. 외부 단락은 배터리 구조의 변형이나 침수, 도체 노후화, 잘못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내부 단락으로 인해 배터리에 큰 전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비정상적으로 큰 전류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킨다.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전극의 고체 전해질 계면(SEI)은 약 100℃에서 분해가 시작된다.

 

이로 인해 전해질 내의 유기 용매(C₃H₄O₃, C₄H₆O₃, C₃H₆O₃)와 리튬 금속 또는 리튬화된 탄소 음극 사이에서 반응이 발생한다.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CH2OCO2Li)2 

⇒ Li2CO3 + C2H4 + CO2 + 1/2O2          

2Li + C3H4O3 (EC)

⇒ Li2CO3 + C2H4                     

2Li + C4H6O3 (PC)

⇒ Li2CO3 + C3H6                     

2Li + C3H6O3 (DMC)

⇒ Li2CO3 + C2H6

 

이러한 반응은 발열 반응에 속하며 배터리 온도를 더욱 상승시킨다. 한편 제한된 공간에서 에탄, 프로판, 에틸렌과 같은 일부 가스 생성물이 발생해 배터리 내부의 압력(PIn)이 상승한다.

 

내부 압력(PIn)이 외부 환경 압력(POut), 안전밸브가 견딜 수 있는 힘(PCrack)을 초과하면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안전밸브가 열리며 이때 생성된 가스와 열이 배출된다. 

 

▲ [그림 2]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프로세스: (a) 열폭주 중 배터리 압력의 변화[4]. (b)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중 ARC 테스트에서 일반적인 온도 상승률[5]

 

안전밸브가 열리는 순간은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일부 전해질 증기와 소량의 연기가 안전밸브를 통해 배출된다. 배터리에서 일부 열이 배출되기 때문에 표면 온도는 약간 감소한다. 하지만 분리막은 약 130℃에서 녹아 양극과 음극 사이의 추가 발열 반응을 촉발한다. 

 

외부 시스템이 뜨거워지면 배터리는 자가 발열 상태로 들어간다.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배터리 내부에 많은 열이 축적되면서 양극 물질이 분해되고 기체 산소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약 180℃에서 LiCoO2의 분해 반응은 다음과 같이 발생한다.

 

LixCoO2 ⇒ xLiCoO2 + 1/3(1-x) Co3O4 + 1/3(1-x)O2       

Co3O4 ⇒ 3CoO + 1/2O                             

CoO ⇒ Co + 1/2O2                                   

 

그런 다음 전해질 리튬염의 분해로 인해 불화수소(HF)와 같은 독성 가스도 발생할 수 있다. 전해질 염 육불화인산리튬(LiPF6)을 예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LiPF6 ⇒ LiF + PF5                                      

LiPF6 + H2O ⇒ LiF + POF3 + 2HF                     

PF5 + H2O ⇒ POF3 + 2HF                             

 

가연성 유기 전해액은 배터리 내부에서 분해될 수 있다. 많은 양의 가스가 안전밸브를 통해 배출된다. 동시에 전해질 용매는 고온 조건에서 방출된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 다양한 전해질의 반응은 다음과 같다:

 

5/2O2 + C3H4O3 (EC) ⇒ 3CO2 + 2H2O              

3O2 + C3H6O3 (DMC) ⇒ 3CO2 + 3H2O               

4O2 + C4H6O3 (PC) ⇒ 4CO2 + 3H2O                

 

 

또 약 350℃에서 바인더 재료와 금속 리튬 사이의 환원 반응으로 인해 수소 가스가 방출될 수 있다. 관련된 반응은 다음과 같다:

 

-CH2-CF2+ Li ⇒ LiF + -CH=CF- + 1/2H2             

 

충분한 산소와 열이 축적되면 스파크와 함께 가스가 분출된다. 이 스파크는 알루미늄 입자와 전극 조각의 연소 결과일 수 있다. 이후 열폭주가 특정 위치에서 전체 배터리로 확산된다. 

 

그다음에는 가연성 가스와 휘발성 전해질이 분출되면서 배터리 안전밸브 위에서 제트 화염이 발생한다. 최종적으로 배터리는 안정적인 연소 단계에 들어간다. 이후 화재가 약해져 소멸하게 된다.

 

 


참고 자료

1. K. Liu, Y.Y. Liu, D.C. Lin, A. Pei, Y. Cui, Sci. Adv. 4 (2018), eaas9820.

2. M.N. Richard, J.R. Dahn, J. Power Sources 83 (1999) 71–74.

3. R. Spotnitz, J. Franklin, J. Power Sources 113 (2003) 81–100.

4. M.Y. Chen, D.X. Ouyang, J.W. Weng, J.H. Liu, J. Wang, Process Saf. Environ.   Prot. 130 (2019) 250–256.

5. G. Venugopal, J. Power Sources 101 (2001) 231–237.

6. D.D. MacNeil, J.R. Dahn, J. Electrochem. Soc. 148 (2001) A1205.

7. H. Yang, G.V. Zhuang, P.N. Ross, J. Power Sources 161 (2006) 573–579.

8.. A. Du Pasquier, F. Disma, T. Bowmer, A.S. Gozdz, G. Amatucci, A. Du Pasquier,   F. Disma, S.A.S. Gozdz, J.M. Tarascon, J. Electrochem. Soc. 145 (1998) 472–477.

9. G.B. Zhong, B.B. Mao, C. Wang, L. Jiang, K.Q. Xu, J.H. Sun, Q.S. Wang, J. Therm.   Anal. Calorim. 135 (2018) 2879–2889.

10. H. Li, Q.L. Duan, C.P. Zhao, Z.H. Huang, Q.S. Wang, J. Hazard. Mater. 375 (2019)   241–254.

11. X.N. Feng, M. Fang, X.M. He, M.G. Ouyang, L.G. Lu, H. Wang, M.X. Zhang, J.   Power Sources. 255 (2014) 294–301.

 

경기 구리소방서_ 강경석 : youeks@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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