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전체기사

NEWS

산업·기업

오피니언

사람&사람

119플러스

119NEWS

소방 채용

포토&영상

사건·사고

안전관리 일일 상황

광고
주식회사 성화플러스 배너광고
화이어캅스
광고
[여기 이기업] 60년 역사 주조공장서 피어나는 소방밸브… (주)GSP코리아
버터플라이 밸브로 아시아 최초, 국내 유일 ULㆍFMㆍVdS 인증
주조부터 가공, 조립, 시험까지 자체 원스톱 공정으로 완성도 ‘UP’
이영표 대표 “미국ㆍ유럽 이어 국내 시장까지 점령하는 게 목표”
박준호 기자   |   2024.08.09 [14:33]

▲ 이영표 (주)GSP코리아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FPN


[FPN 박준호 기자] = “한국인이 한국에서 만든 소방밸브가 수십 년째 미국에서 업계 1ㆍ2위, 튀르키예에선 독보적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네덜란드, 영국, 독일, 인도, 호주, UAE, 남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국내 시장엔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이젠 본격적으로 한국에서도 날아오르려 합니다”

 

소방청이 발표한 2024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소방업체는 총 9212개다. 매출 규모와 업종을 떠나 대부분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이다. 해외시장에 진출했다고 해도 국내에서 먼저 기반을 닦은 후 사업을 확장한 케이스가 대다수다.

 

이런 통상적인 과정을 밟지 않고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의 판로를 먼저 개척해 글로벌 소방용 밸브 선도 기업으로 거듭난 곳이 있다. 바로 (주)Global Safety Products(GSP)코리아(대표 이영표, 이하 GSP)다.

 

1995년 설립된 GSP는 버터플라이밸브와 체크밸브, 알람밸브 등 소화배관에 설치하는 밸브 전문 기업이다. 국내 주물업체 1세대인 삼창주철공업(주)가 모기업으로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있다.

 

삼창주철공업은 이 대표 조부가 1967년 서울 구로동에 세운 회사로 현재도 운영 중이다. 당시 구로동은 정부가 수출 기업 육성을 위해 조성한 국가 주도 최초의 산업공업 단지로 중소 제조업 공장들이 많이 들어섰던 곳이다.

 

주물단지 한쪽에 자리 잡은 삼창주철공업은 주조공장에서 직접 파이프 피팅(배관 부품 부속 연결)과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했다.

 

그러다 1986년 인천 서부산업단지로 터전을 옮겼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깨끗한 서울을 만들기 위해 구로공단 일부 기업을 인천으로 강제 이주시킨 정부 정책이 배경이다. 인천으로 이전한 삼창주철공업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소방용 밸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영표 대표는 “당시 삼창주철공업을 운영하셨던 아버지께서 주물로만 끝나는 단순 ‘소재사업’이 아닌 가공과 조립을 거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셨다”며 “자체 주조공장이 있으니 주물로 제작하는 밸브가 가장 적합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소방용 밸브를 만들기로 한 이 대표 부친은 우리나라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렸다. 미국이나 유럽 시장의 규모가 국내와는 비교가 안 됐기 때문이다. 그는 소방용 밸브를 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7년 아시아 최초로 UL과 FM 인증을 획득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37년 전의 일이다.

 

▲ GSP코리아의 소방밸브. 이 제품은 1987년 아시아 최초로 UL과 FM 인증을 획득했다.  © FPN

 

이후 애너하임에 GSP를 세웠다. 미국 본토에서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할 법인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보다 소방의 역사가 훨씬 유구한 미국에서 미국제품과 승부를 보려면 제대로 경쟁해봐야겠단 생각이 있으셨던 것 같다”며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높은 UL과 FM에서 인증받은 것도 미국 법인 설립에 불을 지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P의 주력제품은 버터플라이밸브와 체크밸브, 알람밸브다. GSP에 따르면 이 제품들은 그루브 조인트를 사용해 연결하는 방식으로 시공이 간편하고 내진성이 우수하다. 사용압력 범위는 최대2.1㎫이고 몸체와 디스크 클래퍼는 모두 구상흑연주철로 제작됐다. 파이프 사이즈는 50~300A까지 다양하다.

 

GSP가 단기간에 UL, FM 인증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수십 년의 주조 노하우와 더불어 자체 생산설비, 기술연구소 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중국 주물 소재를 수입해 조립한 후 판매하거나 완제품을 수입해 유통하는 국내 대부분 업체와는 달리 GSP는 2천평의 주조공장에서 직원 약 80명이 직접 주철 용해와 가공, 조립, 제품 시험까지 마친다”며 “모든 공정이 한 업체에서 이뤄지는 유일한 국내 회사”라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직원이 자체공장에서 주철을 용해하고 밸브를 조립하는 모습  © FPN

 

그러면서 “UL과 FM, VdS는 인증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고 시간과 유지비용도 많이 든다”며 “그런데도 30여 년간 인증을 이어오고 있는 건 그만큼 제품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제품성이 우수하다고 해도 이방인에 불과한 한국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선택을 받는 건 녹록지 않았다. GSP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이 대표가 회사를 맡으면서부터다.

 

삼성엔지니어링(현 삼성E&A) 재직 시절 다년간의 해외 근무를 경험한 이 대표는 직접 고객들을 찾아다니며 영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 대표의 노력으로 GSP는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소방방재 전문 기업 ‘타이코’, 미국 소방 제품 유통업체 ‘코어 앤 메인’ 등과 독점계약을 맺었다. 최근엔 미국의 대표 밸브 제조사인 케네디 밸브와도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유수의 소방기업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원스톱 공정과 높은 품질, 고객관리가 컸다”며 “지속해서 차별화된 신제품을 출시하는 기술력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GSP는 최근 화려한 귀환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형식승인을 받는 등 국내 시장 진입 준비를 모두 마쳤다. 사실 이 대표는 예전부터 국내 소방시장에서 경쟁하고 싶었다. 그러나 기존 제품으로는 도저히 단가를 맞출 수 없었다.

 

그는 “우리나라는 UL과 FM 인증이 있다고 해서 납품을 할 수 없다. 오직 한국소방산업기술원 형식승인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제품을 해외 인증 규격에 맞추다 보니 타사 제품들보다 가격 경쟁력이 너무 떨어져 포기했다. 그런데 명색이 한국인이 대표고 한국에서 생산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공급을 못 한다는 게 답답해 한국형 밸브를 새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GSP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명문 뿌리기술 장수기업인 삼창주철공업의 소재를 활용해 완제품까지 한 공장에서 제작하기에 납기가 현저히 짧고 재고 이슈 걱정도 없다”며 “기존 제품의 보완과 신제품 개발은 물론 꾸준한 품질관리와 고객관리도 장점”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기계설비전시회와 국제소방안전박람회 등 각종 전시회에 참여하며 우리 제품을 알리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국내시장에 더욱 신경 쓸 예정이다. 해외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국내 소방밸브 시장도 장악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저작권자 ⓒ 소방방재신문 (http://www.fpn119.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기 이기업] 관련기사

실시간 기사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FPN-소방방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