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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3명 숨진 화성 화재… “기형적 내부 구조가 피해 키웠다”
리프트 앞 공간서 시작된 불, 피난로 가로막아
계단 두 개였지만 ‘무용지물’… 건축법 어겼나
전문가들 “불법 아닐지라도 건축법 뜯어고쳐야”
최영 기자   |   2024.06.25 [16:43]

▲ 소방관들이 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FPN

 

[FPN 최영 기자] = 지난 24일 발생한 경기도 화성 아리셀 화재 당시 수십 명이 한곳으로 몰려 숨진 이유 중 하나는 피난 안전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기형에 가까운 내부 구조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에 따르면 23명에 달하는 사망자 모두 공장 2층 내 한쪽에 구석에 있는 작업장과 사무실 공간 등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화재 직후 이 작업장과 사무실이 있는 공간에 완전히 갇혀 계단 쪽으로 피난조차 시도하지 못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가 처음 시작된 장소를 반드시 지나가야만 계단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입수한 건축허가 당시 아리셀 공장 3동의 2층 도면을 보면 12시 방향 벽면에는 화장실과 회의실, 사무실 두 곳이 들어서 있다. 이 아래로는 하나의 긴 복도가 가로지르고 복도 왼쪽 끝에는 지상과 연결되는 직통계단이 있다.

 

▲ 화성 아리셀 공장(3동) 2층의 건축허가 평면도를 보면 좌측 상단과 우측 하단에 각각의 직통계단이 존재했다. 하지만 복도가 연결돼 있지 않았고 내부에는 구획된 실이 여럿 있었다.   © FPN


복도 아래로는 양옆으로 구획된 두 곳의 작업장이 크게 위치한다. 오른쪽 작업장을 지나면 튜빙실을 거쳐 또 다른 계단으로 연결된다. 사망자가 발견된 좌측 작업장에서 이 계단을 이용하려면 사무실과 작업장 등 두 개의 문을 열고 나가 복도를 지난 뒤 다시 두 개의 문을 지나쳐야만 갈 수 있다.

 

피난 안전성의 가장 기본인 양방향 피난이 가능하도록 두 개의 계단이 존재하긴 했지만 2층 내부 구획실에서 이 두 계단을 유사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다.

 

직통계단이란 건축물의 모든 층에서 피난층이나 지상으로 직접 연결되는 계단을 말한다. 불이 난 건물과 같이 공장의 경우 ‘건축법’에 따라 3층 이상이면서 거실 바닥면적 합계가 400㎡가 넘으면 두 개의 직통계단을 설치해야 한다.

 

법만 따져보면 불이 난 공장은 하나의 직통계단만 설치해도 되는 곳이다. 그런데도 두 개의 계단이 설치된 배경은 ‘건축법’에서 규정한 계단과 거실 간 보행거리 기준에 미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거실 각 부분으로부터 계단에 이르는 보행거리 기준(일반 30m 이하, 주요구조부가 내화구조 또는 불연재료일 경우 50m)을 충족하도록 한 법규를 준수하려면 하나의 직통계단만으로는 이를 충족하지 못했을 수 있다. 

 

문제는 두 개의 직통계단이 여러 개의 거실을 지나가야만 서로 닿을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이다. 법규상 각 직통계단은 각각의 거실과 연결된 복도 등 통로를 반드시 갖춰야만 한다.

 

쉽게 말해 계단과 계단 사이는 복도와 같은 통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 구조여야만 직통계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건축법’에서 직통계단을 이같이 구성하도록 한 이유는 피난 안전성 때문이다. 누구나 평상시 계단 위치를 인지할 수 있고 한쪽 피난로가 막히더라도 다른 쪽으로 막힘 없이 피난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리셀 공장 3동의 경우 하나의 직통계단만 복도에 맞닿아 있고 다른 직통계단으로 가기 위해선 복도를 지나 구획된 작업장, 또 그 내부 구획된 튜빙실을 지나가야만 한다. ‘건축법’상 불법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관건은 실제 아리셀 공장 3동이 두 개의 직통계단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느냐다. 만약 하나의 계단이 직통계단으로 허가받지 않은 거라면 법규상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화성시청의 건축담당자는 “해당 건물은 하나의 직통계단만 설치해도 되는 건물이지만 두 개의 직통계단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 직통계단이 두 개라면 복도로 각 계단을 연결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는 “법적으로는 하나만 설치해도 되는 건물이라 문제가 되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피난에 취약한 위험 건축물을 태생시키는 ‘건축법’을 이번 기회에 전면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직통계단이 설치된 거라면 당연히 복도로 연결돼야만 그 의미가 있다”며 “법적 사항이 아닐지라도 두 개의 계단을 설치하면서도 복도로 연결해놓지 않았다는 건 피난 안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속한 연소 확대가 우려되고 고위험 물질을 취급하는 장소 등에는 직통계단 개수와 보행거리 기준을 강화하는 등 피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개의 거실을 경유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건축물 내부의 구조에 대해서도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한 소방기술사는 “연속되는 거실구조를 갖춘 곳의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나면 당연히 피난이 불가능해 이런 형태는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 구조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건축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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