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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창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장 “시대가 요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
대통령경호처 출신… 기획ㆍ조직관리 등 탁월한 행정업무 능력 정평
검인증 업무뿐 아니라 소방산업진흥 업무와 연구개발사업에도 중점
신기술ㆍ신제품 상용화, 내구연한 도입 등 내수 시장 활성화에 앞장
“기술컨설팅ㆍ인증비용 지원 등 해외 진출 지원사업 더욱 확대할 것”
신희섭 기자   |   2024.05.20 [09:27]

▲ 한국소방산업기술원 제21대 김창진 원장      ©신희섭 기자 

 

[FPN 신희섭 기자] = 지난 2월 13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KFI)의 제21대 원장으로 김창진 전 경호안전교육원장이 취임했다. 1967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한 김창진 원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경찰사법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1994년부터 30여 년간 대통령경호처에서 근무하며 기획과 법무, 인사, 교육, 정보 등 행정업무를 담당했고 행정법무담당관과 정보과장, 기획ㆍ인사ㆍ교육부장, 경호안전교육원장 등 경호처 내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특히 2006년 참여정부 시절엔 경호실 혁신업무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며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창진 원장은 “대통령경호처와 KFI는 기본적으로 업무 특성이 다른 조직이지만 대통령과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하고 일하는 조직이라는 측면에서 업무의 유사성도 다소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에서 KFI 성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가치 있는 미래업무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 시대가 요구하는 KFI가 될 수 있도록 모두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앞으로 3년간 KFI를 이끌어 갈 김창진 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21대 KFI 원장으로 취임하셨는데 소감은 어떠한지.

그동안 KFI 원장은 소방청이나 행정안전부 출신 공무원들이 주로 임명돼왔다. 대통령경호처 출신이 경영진으로 합류한 사례는 있었지만 원장으로 임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원장 공모 당시 면접위원들이 새로운 시각에서 KFI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점수를 후하게 준 것 같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47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KFI가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취임 당시 산업발전과 조직문화, 인사관리, 공직 기강 등 네 가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은 있는지.

2008년 ‘소방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업무 범위가 재설정됐지만 KFI는 여전히 과거 검정공사 시절에서 큰 변화 없이 검인증 중심의 업무를 추진해왔다. 상대적으로 산업진흥과 연구개발 분야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소방산업 진흥과 소방시설 품질향상을 통한 국민 안전구현’이라는 기관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검인증 업무뿐 아니라 소방산업진흥과 소방연구개발 업무에도 중점을 둬야 한다.

 

먼저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확대하고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소방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 특히 국내 소방산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해외시장 개척 등 수출환경 조성과 소방기술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KFI는 업무 특성상 개개인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는 기관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업무에서의 자율과 책임이 중요하다. 상급자의 지시와 통제하에선 창의적인 업무가 제약될 수밖에 없다. 유연근무제 등을 확대해 개개인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인사는 조직관리에 있어 기관장이 가진 중요한 권한 중 하나다. 원장으로 보임된 지 한 달 만에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간부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인사관리를 공정하게 하기 위해 다면평가를 실시했다. 이 평가방법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과 대기업 사례들을 볼 때 장점이 아주 많은 제도다. 특히 다면평가는 권위주의적인 문화와 후배에게 갑질하는 조직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

 

후배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동료들에게 존경받는 직원이 승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노사가 상생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 노동조합 가입자 대부분이 하위직 직원이다. 하위직의 성장은 곧 KFI의 미래이기도하다. 이들의 의견이 KFI 경영에 적극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

 

청렴한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감사 기능도 확대ㆍ개편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감사부서에 우수한 인력을 선 배치하고 준법감시팀도 신설할 계획이다.

 

신기술ㆍ신제품 도입이 타 분야에 비해 더디다는 지적이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소방산업은 규제가 작용하는 분야다.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기에 그만큼 신기술ㆍ신제품 도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산업계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KFI는 신뢰성이 확보된 신기술ㆍ신제품이 제도권 내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도록 앞으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을 위해 전담팀을 꾸려 소방청과의 협업도 이어가겠다. 참고로 지난 3월에는 신기술ㆍ신제품이 적용된 소방용품에 대해 신청자가 직접 제시한 기준을 심사한 뒤 ‘KFI 품질권고기준’에 등록하는 제도를 신설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국내 소방산업의 영세성 문제다. 이로 인해 신기술ㆍ신제품 개발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다. 전 분야에 걸쳐 융합기술이 대세임에도 최신 IT 기술과 연계된 소방용품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FI는 다양한 소방기술과 IT가 융합된 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성할 계획이다. 또 KFI에서 주도적으로 소방연구개발을 추진하고 개발된 기술을 산업체에 이전시켜 우수한 신제품이 출시될 수 있도록 하겠다.

 

세 번째는 시장의 한계성과 건축비용 상승 때문이다. 소방용품 시장은 저가 제품을 우선 구매해 법적인 요건만 갖추면 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특히 최근에는 건축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소방시설 분야의 우수 제품은 더더욱 판매가 어려워진 실정이다.

 

이 같은 점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 분야부터 우수하고 안전성이 강화된 신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조달청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또 소방청과 함께 관련 규정을 정비해 소방용품에 대한 내구연한을 지정하는 등 내수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 

 

소방산업 진흥 업무가 소방용품과 승인자에 국한돼 있다는 지적이 있다.

관련 법률에는 소방용품과 승인자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가 진흥 대상에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정부의 재정지원이 전혀 없고 전담 조직과 인력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태다.

 

KFI의 인적ㆍ재정적 한계로 현재는 주요 고객인 소방용품 등 제조업체에 지원사업이 집중될 수밖에 없지만 향후 여건이 나아지면 다양한 분야의 산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사업도 추진하겠다.

 

덧붙여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정책적인 재정지원과 별도의 진흥기관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KFI의 산업진흥 조직을 확대ㆍ개편해 다양한 분야의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소방청을 중심으로 소방산업 진흥 전담 기관을 설치해야 한다.

 

 

산업계는 KFI의 역할 확대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구상하고 있는 계획이 있는지.

국내 소방산업체의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K-소방인증시스템의 신뢰성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FM과 UL 등 국제 인증 시험기관과 협력해 해외 인증 취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술컨설팅을 비롯해 인증비용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해외 마케팅 지원의 일환으로 한국무역협회의 TradeKorea,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GobizKorea 등 온라인 쇼핑몰에 소방 특별관 설치를 준비 중이다. 해외 진출 전문성 제고를 위해 무역전문가 양성 교육도 운영할 예정이다.

 

최근 정부는 독점 구조로 운영돼 온 소방용품 인증기관의 규제를 풀고 복수의 인증기관 허용을 결정했습니다.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복수화된 경영 환경은 KFI에도 변화와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소방용품 등 인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문성 향상과 기술개발을 통해 산업체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방향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고 있다. 

 

형식적이고 보여주기식으로만 비칠 수 있었던 소방산업체 지원 분야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전담 직원들이 산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 함양을 위한 CS 교육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또 인증 업무 절차상 고객의 불편함이 컸던 사항에 대한 개선점을 찾아 반영하고 전산화를 통한 시험데이터의 신뢰성과 업무 효율성도 제고할 예정이다.

 

 

KFI는 명실공히 소방제도와 관련 산업, 기술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관련 산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소방 분야의 제도를 운영하고 소방산업 육성정책을 총괄하는 소방청과 긴밀히 협업하며 산업계의 고민을 해결하는 한편 소방산업 지원 예산확보를 위한 노력도 펼치겠다. 소방산업의 육성은 국민 안전과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종합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 

 

소방산업이 발전하려면 그 필요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더불어 예산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 등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소방청과 함께 소방 산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고민하고 만들어 가겠다.

 

필요한 사안이 있거나 인증 서비스 문제, 수출 지원 등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방문하거나 담당 부서에 연락해달라. 성심을 다해 돕도록 하겠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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