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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Z 접종 소방대원, 더 두텁게 보호해야
소방방재신문   |   2021.05.12 [13:40]

지난 3월 12일 나주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나주소방서 소속 A 구급대원이 급성 횡단 척수염 진단을 받았다. 평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던 A 소방관은 접종 직후 38℃가 넘는 고열과 두통에 시달렸다. 이튿날부터 몸 여러 곳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다리에는 근속상 수축과 근경련이 동반되는 증상이 나타났다. 시신경 이상으로 앞까지 잘 보이지 않는 증상도 겪고 있다.


뇌척수액 검사와 MRI 촬영 등을 받은 A 소방관에겐 ‘급성 횡단 척수염’ 진단이 내려졌다. 척수의 가로 방향(횡단)으로 척수 전체에 영향을 미쳐 척수 위아래로 전달되는 신경 임펄스를 차단하는 염증 질환이다. 환자 3명 중 1명만이 회복될 뿐 나머지는 문제가 지속되거나 회복 자체가 어려운 병으로 알려져 있다.


A 소방관은 지금 퇴원한 상태다. 그러나 30분 만 걸어도 머리가 깨질듯한 두통과 근육 수축으로 고생 중이다. 소방 구급대원의 꿈을 품고 달려온 28살의 젊디젊은 그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인과성 조사와 공상 인정까지의 과정이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그의 병과 백신 간 인과성 입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한 40대 간호조무사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지 마비 등의 증상을 겪었지만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온 탓이다.


소방 입직을 위해 피 끓는 청춘을 받친 그의 어두운 앞날에도 소방조직에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여전히 방역 당국의 인과성 조사만을 기다리는 소방조직을 보자니 일선에선 한숨부터 내뱉는다. 국가 방침에 따라 백신 접종을 한 구급대원의 안타까운 사연 속에서 ‘내가 속한 조직이 지켜줄 거란 믿음’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경찰조직의 모습은 더 큰 한숨을 부른다. 경찰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이상 반응을 보인 몇몇 경찰관의 국가보상 신청을 지원하고 해당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편이 없도록 맞춤형 복지 단체보험을 통한 비용 지원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며 ‘제 식구 지키기’에 나섰다.


공무상 병가나 휴직 등이 가능토록 공상 신청 절차도 마련했다. 국가보상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재해 전문 노무법인 자문 등을 통해 공무상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역시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인 ‘중증환자 의료비 지원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국내ㆍ외에서 인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충분치 않은 현실을 고려한 조치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이에 준하는 질병이 발생한 사례 중 ‘근거자료 불충분’으로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할 땐 내부절차를 거쳐 의료비를 최대 1천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도 오는 17일부터 시행한다. 이전 접종자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한다.


소속 직원을 배려하고 믿음을 주겠다는 경찰 모습에 더해 정부 방침까지 발표한 이때, 과연 소방은 무엇을 걱정해 관망만 하고 있는가. 그간 직원들의 사기진작은커녕 소속감조차 느끼지 못한다는 일선 소방관의 오랜 한(恨)이 왜 생겼는지 알 듯하다.


개인 의사보단 소방이란 소속 조직과 국가 방침에 따라 백신을 먼저 맞고 일선에서 활약하는 그들에게 필요한 건 ‘조직에 속해 있다는, 조직이 날 지켜줄 거란 믿음’이다. 소방의 국가직 신분과 독립 청 위상에 걸맞은 행보는 소속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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