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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스프링클러 배관의 성능ㆍ관리 누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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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기사입력 2021-04-27

▲ 이택구 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소방시설관리사, 소방기술사)

소방시설과 건축 방화 피난시설은 인명안전을 위한 시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시설이기 때문에 국가가 법으로 설치를 강제하고 있다. 그런데 설치에만 신경을 쓰고 유지관리는 법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시설물에 대한 성능시험 등을 통해 노후 시설에 대한 시설물 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다 보니 내구연한을 정해 달라는 산업계의 요구가 빗발친다.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게 우리 소방산업계의 실정으로 산업이 발전할 수 없는 구조다.

 

소방시설 중 가장 중요한 건 단연코 자동으로 화재를 제어하는 스프링클러설비일 거다. 이제는 대형화재 사고로 인해 법도 강화돼 어느 나라보다도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높은 나라에 속하게 됐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시설주의 ITM(Inspection Testing Maintenance) 제도는 도입하지 않고 있다. 스프링클러설비의 배관수명이 건물 수명과 같은 나라다 보니 이 얼마나 한심한 수준인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인으로서 이제는 자랑스럽기보다 창피스러울 정도다. 

 

말로만 스프링클러설비와 간이스프링클러 설치에 급급한 우리나라. 정작 성능과 유지관리에는 관심이 없다.

 

스프링클러설비의 소방펌프 자체점검 시 신축빌딩이 아닐 경우 대부분 토출관의 밸브를 잠그고 테스트한다. 밸브 개방 시 펌프 토출압력에 의해 스프링클러 배관이 여기저기서 터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혹여 누수라도 발생할 경우 이로 인한 책임을 점검업자에게 떠민다. 

 

배관 누수 등이 무서워 상당수 빌딩은 펌프가 작동이 되지 않도록 자연압력 미만으로 세팅해 관리하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배관에 대한 성능 점검과 관리를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배관의 성능 테스트와 부식시험 등을 법으로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관계인은 소방시설을 폐쇄, 잠금, 차단 등의 행위만 안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방시설관리사 역시 화재안전기준과 설치법령에 따라 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성능 유지보다 설치 위주의 현행법을 살펴보면 누구라도 형식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강관은 당연히 부식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부식으로 인한 스프링클러설비 헤드 노즐 막힘과 압력손실을 고려치 않는다. 배관 흐름이 막혀도 상관없는 셈이다. 

 

성능을 중요시 여기지 않다 보니 부식에 백강관보다 흑관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백강관만을 사용토록 하고 있는 게 우리 화재안전기준이다. 더욱이 두께가 얇은 KSD3507 관을 강제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나사 부분 조기 부식으로 배관 누수가 발생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뿐만 아니다. 준비작동식과 건식배관은 습식배관보다 부식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해외의 경우 이를 대비토록 하는데 우리는 전혀 아니다. 

 

습식 배관보다 배관이 조식 부식돼 소방펌프 작동 시 수압을 견디지 못한 연결 부분이 탈락하는 상황이 발생해온 이유다.

 

환경부의 경우 시상수도관에 강관을 사용할 경우 부식을 고려해 10년마다 배관을 교체토록 하고 있다. 그런데 동일 강관을 사용하는 소방배관은 10년이 아니라 건물이 폐쇄될 때까지 사용해도 법상 문제가 없다.

 

선진외국에서 운용 중인 시설주 ITM기준에서는 1년마다 배관 통수시험을 한다. 또 5년마다 배관의 부식 여부를 확인하는 시험도 하고 있다. 습식 시스템은 에어벤트를, 건식과 준비작동식은 질소로 채워 부식을 방지하는 노력을 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와는 너무 비교되는 모습이다.

 

소방당국이 관주도하에 소방특별조사 등을 통해 현장 상황을 면밀히 확인하고 현행법과 관련 제도의 문제점을 과감히 개선해주길 바란다.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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