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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소방관을 구조하는 소방관, RIT(Rapid Intervention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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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소방서 박순만
기사입력 2021-04-20

화재 현장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은 오직 구조대상자뿐일까? 그 현장에 자처해서 들어가는 우리 소방관도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을 수 있다.

 

▲ 출처 redhillfireco.com

혼자만의 힘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을 구하러 올 사람은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믿을 수 있는 동료 소방관이길 바라는 마음은 과한 욕심이 아니다.

 

동료 소방관이 Mayday 상황에 놓였을 때 투입되는 소방관이 있다. 바로 ‘Rapid Intervention Team’이다.

 

‘동료 소방관 구출팀’으로 불리지만 영문 그대로 ‘신속하게 도움을 주는 팀’이란 말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신속’이란 단어에 맞게 수행해야 할 임무와 장비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RIT(Rapid Intervention Team)는 무엇인가?

RIT는 구조장비를 갖춘 최소 두 명 이상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IDLH(Imminenetly Dangerous to Life and Health, 생명과 건강이 임박한 위험) 상황에 빠진 소방관에게 즉각적으로 투입된다. RIT는 모든 화재 현장과 생존이 달린 환경에 투입되기 때문에 고도의 능력이 요구된다.

 

소방서마다 보통 화재진압대원들이 RIT로 지정돼 있을 거다. 하지만 중요한 역할인 만큼 RIT 임무를 온전히 감당할 수 있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대원들로 지정돼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RIT는 각종 훈련을 수료하고 다양한 기술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구성돼야 한다. 더 나아가 RIT에 관한 전문과정도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IDLH 현장에 투입되는 소방관이기에 여러 기술과 능력이 요구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일단 아래와 같이 기본적인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1. 현장 상황 파악 능력

수집된 정보로 어떻게 임무를 수행할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

 

2. 건축물 구조와 불의 형상, 연기 움직임에 대한 지식

화재의 형상을 읽을 수 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화재의 전개 상황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건축물의 구조를 이해하고 어떻게 접근할 건지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3. 의사소통 능력

이들은 구조를 필요로 하는 소방관, 내부에 진입한 RIT 대원과 현장지휘관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담당한다. 정보를 습득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4. 다양한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

여러 가지 장비 중 공기호흡기 활용에 능숙해야 한다. 단순히 공기호흡기 용기 내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음을 듣고서야 본인 공기 잔량을 알아선 안 된다는 뜻이다.

 

5. 열악한 상황에서 즉각적인 행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

구조를 필요로 하는 대원의 의식 여부는 늘 불확실하다. 지하, 지상층 어딘가에 매달려 있거나 붕괴한 현장에 매몰돼 있을 수도 있는 예측 불가한 상황이 연출된다. 따라서 대원의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할 수 있다.

 

RIT는 선진입팀(IRIT, Initial Rapid Intervention Team)과 백업팀(RIT) 등 두 개 그룹 이상으로 구성돼 있어야 한다. 구조 현장에 RIT 모든 그룹이 투입돼선 안 된다.

 

첫 번째 그룹이 내부에 진입했다면 나머지 그룹은 외부에서 모든 개인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대기해야 한다.

 

외부에서 대기하는 그룹 인원이 두 명이라고 가정한다면 한 명은 내부에 진입한 그룹을 모니터링하고 다른 한 명은 무전으로 내부 대원들과 현장지휘관 사이에서 소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모든 구조작업 과정에선 Two-In/Two-Out이 적용돼야 한다.

 

RIT 기본 장비

앞서 말했듯 RIT는 ‘신속함’이 키포인트다. 구조상황이 발생하면 인원 소집과 임무 지정, 사용할 장비를 챙기는 과정들은 RIT를 상징하는 신속함과는 거리가 멀다.

 

▲ “자네 RIT에서 R은 신속이라는 뜻인 거 알지?” 위 그림과 같이 많은 장비를 휴대하는 건 도움은 되겠지만 기동성이 떨어진다(Paul Combs 작품).

 

RIT의 공통으로 쓰이는 기본 장비는 아래와 같다(소방서마다 약간 다를 수 있다).

 

1.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세트

모든 인원이 기본적으로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2. 바스켓 들것

부상당한 인원이나 장비를 이동할 때 사용한다.

 

3. 무전기

모든 RIT 대원은 무전기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4. 열화상 카메라

인명검색에 필수 장비다.

 

5. RIT용 공기호흡기 세트

공기호흡용기와 면체, 로프(출입구에 로프를 연결해 내부로 진입하며 비상 탈출 시 출입구와 연결된 로프를 통해 외부로 나올 수 있다).

 

▲ RIT용 공기호흡기 세트(출처 firefightertoolbox.com)

 

6. 파괴 장비

핸드툴(스패너, 렌치, 와이어 커터 등), 도끼, 지렛대, 동력절단기 등

 

7. 플래시

넓은 범위를 밝혀 줄수록 좋다.

 

8. 웨빙

웨빙은 다양한 환경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의식이 없거나 부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대원을 끌어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다.

 

▲ 웨빙(출처 firefightertoolbox.com)


모든 장비는 바스켓 들것에 담아 기동성을 높인다. 언제든 상황에 직면하면 ‘RIT 장비 패키지’를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보관하기 바란다.

 

▲ RIT는 기동성이 생명이다(출처 firehouse).

▲ RIT용 장비 패키지(출처 firefightertoolbox.com)


해외에선 RIT 임무 수행에 맞게 다양한 RIT 가방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꼭 시판하는 RIT 맞춤형 가방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필자가 유럽소방서에서 본 RIT 가방은 큰 글씨로 RIT라고 적어놓은 방수가 되는 더플백이었다.

당신의 소방서는 준비돼 있는가?

RIT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존재다. 실제 임무가 주어지는 상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전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인원을 모집하는 군대 조직과 같이 RIT도 평생 단 한 번뿐일지 모를 임무를 위해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RIT는 소방관을 구조하는 최정예 소방관이다. RIT 대원 선별이 인원수를 채우기 식이면 안 된다. 두 명이 짝을 이뤄 두건으로 면체를 가린 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펼쳐진 호스를 더듬어 가며 호스 끝 관창 근처에 쓰러진 동료를 구하러 가는 기본적인 RIT 훈련만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지금까지 RIT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면 지금 누가 어떤 임무를 맡고 있는지, 누구와 파트너로 지정돼 있는지, 어떤 장비가 준비돼 있는지, 개인의 역량은 어떠한지를 돌아보며 다시 정비하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경기 용인소방서_ 박순만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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