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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칼럼] 소방장비 문제, 단순하게 볼 일이 아니다
119플러스   |   2020.03.18 [10:07]

소위 ‘독점’ 체제로 오랜 기간 소방에 납품돼 온 공기호흡기를 두고 해당 업체가 소방조직을 좌지우지해 왔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7년 전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공기호흡기 기준(형식승인 및 제품검사에 관한 기준)에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추가하고도 정작 전국 시ㆍ도 소방에서는 이를 준용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해 왔다는 내용의 방송 보도가 발단이 됐다.

 

오랜 기간 소방에서 사용한 공기호흡기는 ‘산청’이라는 회사가 공급해 왔다. 사실상 독점이라는 말을 부정하긴 힘들다. 그간 신규 업체나 외국 제품의 국내 소방시장 진입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법에서 정한 관련 기술기준에서 국내 업체만을 고려한 기준이 여럿 존재해 있던 탓이다.

 

하지만 만약 국내 기업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우리나라의 모든 소방관의 어깨에 외국산 공기호흡기가 매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 소방산업에서의 기여도 결코 무시할 순 없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지금의 상황을 두고 섵부른 평가나 결론을 내린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다양한 기업이 공기호흡기 시장에 진입한 이 시점에서 무엇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 공기호흡기 논란의 파장은 소방장비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소방청은 논란이 커지자 7월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소방장비 구매시스템의 전면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방장비 규격과 관리시스템 문제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게 골자다. 소방장비의 제조ㆍ공급과 관련해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구매절차와 시장점유 실태, 수입 등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소방장비 구매와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방장비의 질 향상은 곧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성능과 품질이 보장된 소방장비가 도입되고 잘 관리되면 소방관은 더 안전한 환경에서 현장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소방장비 구매 실태와 관리체계에는 구멍이 많다. 900 여종이 넘는 수많은 소방장비 구매 과정에선 시ㆍ도 기관별 표준규격이 각개전투로 만들어지거나 검사와 검증에 있어서도 한계를 보인다. 그러다 보니 장비구입 가격은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시중보다 비싸게 장비를 사는 일까지 벌어져 국정감사의 단골 소재가 된 지 오래다.

 

납품 업체는 능력도 없이 무작위로 입찰에 참여하면서도 수없이 민원을 제기하며 트집을 잡는다. 툭하면 구설수에 오르는 장비 구매 문제로 구매 담당자들은 수년 동안 감사를 받거나 경찰 조사를 받기도 한다. 담당자들은 이처럼 골치 아픈 보직도 없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는다.

 

정부는 이런 소방장비의 전반적인 문제 개선을 위해 2017년 말 ‘소방장비관리법’을 만들었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8년 말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법은 소방장비에 한해 다른 법률 보다 우선 적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타 규정보다 상위에 있는 특별법과 같은 성격이다. 군수품과 경찰장비처럼 소방장비에 대해서도 별도 구매ㆍ관리 체계를 정립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 법의 현실화 여부다. 소방청은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제정했지만 행정규칙 등 하위 규정을 정립 중이다. 소방장비관리법의 시행이 아직 온전치 못하다는 뜻이다.

 

이 법이 이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전국적으로는 공통 성능을 갖춘 표준규격이 만들어지고 고품질 특정규격의 소방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산발적인 시ㆍ도별 규격서를 통한 장비구매 실태와 예산 낭비, 터무니없는 유착 의혹 등의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소방장비 문제에 있어 중요한 건 현장 소방관에게 ‘높은 품질’과 ‘그들이 원하는 장비’를 공급해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어느 특정 제품만의 문제만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이젠 소방장비관리법을 기반으로 견고한 체계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품질보다 가격을 더 중시하는 조달체계까지 뜯어고칠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국민 안전을 위해 쓰이는 소방장비는 목숨을 담보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것이 일선 현장에서 뛰는 소방관을 위한 길이다.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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