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어진에서 가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 전문 변호사 유승린입니다.

가정폭력은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할 뿐 아니라 형사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그런데도 가정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매년 22만여 건에 달하는 가정폭력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정폭력은 증거확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혼 전문 변호사로 일하며 가장 안타까운 점은 많은 피해자분이 가정폭력에 어떻게 대응하고 증거를 수집해야 할지 몰라 후일 이혼 소송을 진행하는 데 곤란함을 겪으실 때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배우자의 가정폭력에 대한 증거수집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상해진단서

가정폭력을 당한 후에는 아무리 경미한 상처라도 반드시 1주일 이내에 병원에 내원해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는 게 좋습니다. 이때 일반진단서를 받을 수도, 상해진단서를 받을 수도 있는데 상해진단서에는 상해의 ‘원인’을 기재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상해진단서로 발급받는 게 유리합니다.

가벼운 멍이 들거나 손톱자국이 난 정도의 상처에 불과하더라도 보통 병원에서는 상해 2주 진단서를 발급해 줍니다.

이때 의사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말하기 부끄러워 ‘넘어졌다’, ‘부딪혔다’고 적당히 둘러대는 분도 있으나 절대로 그렇게 진술해선 안 됩니다. 반드시 배우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사실 그대로 진술해야 하고 상해 원인란에도 같은 내용으로 기재해야 합니다.

설령 당장은 이혼할 마음이 없더라도 상해진단서 발급 사실이 배우자에게 통보되는 건 아니므로 일단 발급 자체는 받아두는 게 좋습니다. 마치 보험을 들어 놓은 것처럼 발급받아 뒀다가 후일 이혼 소송을 결심했을 때 활용하면 됩니다.

사진 촬영

가정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상처 부위 사진이나 집안 집기 등이 던져지고 부서져서 엉망이 된 사진 등도 가정폭력 당일 곧바로 촬영해두는 게 좋습니다.

보통 이와 같은 환부ㆍ파손 사진만 가지고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어떤 경위로 촬영된 사진인지 알기 어려워 가정폭력을 입증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증거들과 결합할 땐 강력한 입증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해진단서 발급 일자와 같은 날에 촬영된 환부 사진 또는 경찰 신고일과 같은 날에 촬영된 파손 사진은 그 자체로 해당 일자의 가정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 사진이라고 추정되므로 입증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사진이 주는 시각적이고 자극적인 효과로 인해 위자료 배상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문자ㆍSNS 메시지

가정폭력을 당한 뒤 가해자에게 “어떻게 이렇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 “당신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정신적ㆍ육체적으로 괴로운 상황이다” 등 폭행 사실을 유추할 수 있는 문자ㆍSNS 메시지를 보내두는 게 좋습니다.

설령 가해자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오히려 폭행의 원인이 피해자의 잘못에 있다고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답장을 보내와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건 가해자가 폭행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는 진술을 하는 겁니다.

가정폭력 긴급전화 1366

가정폭력 긴급전화 1366은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적 기관으로 1년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전화, 방문, 사이버 상담이 가능합니다. 가정폭력을 당한 뒤 위 센터에 전화해 짧은 전화상담을 받아두는 것만으로도 후일 이혼 소송 진행에 유리한 증거를 확보해둘 수 있습니다.

짧은 전화상담이라도 상담원이 내용을 상세하게 상담일지에 기록해두기 때문에 후에 상담일지를 문서로 발급받아 이혼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상담 과정에서 가정폭력 사실을 육하원칙에 근거해 되도록 상세하게 진술하는 게 좋습니다. 

이 밖에도 피해자를 위로하며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가해자에게서 벗어나 임시로 거주할 수 있는 긴급피난처를 제공하고 있으니 단순한 증거확보를 넘어 여러 가지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신고

가정폭력을 당한 뒤 곧바로 112에 신고하면 수분 이내로 경찰관이 출동합니다. 출동한 경찰관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을 모두 청취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이를 출동일지(112사건사고사실원)에 기록합니다.

따라서 출동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배우자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게 좋습니다.

그 후 출동 경찰관이 작성한 ‘112사건사고사실원’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출동일지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해당 일지에는 언제, 어디에 어떤 사유로 출동했으며 어떻게 조치했는지 결과가 모두 기록돼 강력한 증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상해진단서나 사진 촬영, 문자ㆍSNS 메시지, 가정폭력 긴급전화 1366은 가해자 몰래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이지만 경찰신고는 가해자 몰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므로 확실하게 이혼을 결심했을 때 활용하는 게 좋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배우자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할 시 효과적으로 증거를 수집할 방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가정폭력은 부정행위와 다르게 제척 기한의 제한이 없고 설령 가벼운 수위에 그쳤더라도 단 한 번의 가정폭력만으로 혼인 파탄의 귀책 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강력한 이혼 사유 중 하나입니다. 이 경우 보통 위자료로 1천~3천만원 정도가 인정되곤 합니다.

가정폭력은 형사처벌까지도 받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라 만약 가해자의 직업이 공무원이라면 크나큰 신분상 타격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보통은 품위유지 위반으로 인한 징계처분을 받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시에는 당연퇴직까지도 당할 수 있으므로 공무원은 특별히 더 가정폭력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쪼록 이번 칼럼이 구독자 여러분의 가정폭력 피해를 대비하는 데 좋은 지침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법무법인 어진_ 유승린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이혼전문변호사

국민연금공단 징계위원회 위원

한국전기안전공사 징계위원회 위원

이마트24 법률자문위원

전북지방변호사회 선정 우수변호사

대법원 국선변호인

대한변호사협회 가사법 특별연수 과정 수료

현) 법무법인 어진 파트너 변호사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감사인

전) 법무법인 드림

전) 법무법인 지원피앤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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