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DRONE
지상에 있는 파일럿이 무선 조종 방식으로
사전에 프로그램된 경로에 따라
자동 또는 반자동으로 날아가는 항공기이자
자율비행이 가능한 멀티로터(멀티콥터)의 일종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변화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옛말처럼 느껴지는 건 아마도 그만큼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일 거다.
소방 조직도 세월에 발맞춰 성장과 변화를 겪어 왔다. 소방에서 과거와 가장 큰 변화를 찾는다면 첨단장비의 활용이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심엔 ‘드론’이 있다.
어릴 때 RC카 조종에 열을 올린 누군가라면 분명 드론이라는 기체에 호기심이 생겼을 테다. RC카를 조종하던 손맛을 드론을 통해 느껴보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 않았을까.
그래서인지 아직은 소방드론 활용을 두고 “장난감 가지고 뭘 하냐”, “꼭 필요해?” 등 부정적이면서도 의구심을 띈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장난감 같기만 한 드론은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곳으로 빠르고 쉽게 다가가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재난 현장 상공에서 화재의 이동 방향과 구조대상자 정보뿐 아니라 사각지대 상황까지 현장 대원들에게 전달한다. 최근엔 ‘현장지휘관의 제2의 눈’으로 불리기까지 한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누구보다 높은 곳으로 소방드론을 날려 재난 현장을 지켜보는 데 진심인 소방관들이 있다. 한 명의 구조대상자라도 더 구해내기 위해, 정확한 상황 판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방드론 운용자, 서울 서대문소방서 허창식 소방장과 경기 김포소방서 김장현 소방위.
그렇다. 이번 소다톡은 ‘소방드론 운용자’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허창식 서울 서대문소방서 119구조대에서 근무 중인 소방장 허창식입니다. 2012년 마포소방서 임용 후 2015년 서울119특수구조대에서 근무했습니다.
2015년 소방에서 처음 드론을 도입할 때부터 재난 현장에서 운용해 왔습니다. 이후 2018년에는 중앙소방학교에서 드론 사이버 강의, 서울인재개발원에서 ‘드론의 이해와 활용’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소방학교에서도 강의를 맡았습니다.
2020년에는 IEDO 국제 비상기구에서 드론 관련 활동을 했고 2021년부터는 무인비행기 교관으로 활동했습니다. 또 2023년부터는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드론 전공 겸임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김장현 경기 김포소방서 수난구조대에 근무하는 소방위 김장현입니다. 2012년 최초 임용돼 12년간 항공구조대원, 육상구조대원, 수난구조대원으로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왜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으셨나요.
허창식 군 선후배님들의 영향이 컸습니다. 제대 후 체육 강사로 활동하던 중 군 선후배님들이 공무원으로서 경찰이나 소방에 지원해 대부분 만족스럽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저도 준비를 시작해 이 길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김장현 대학교 한 학기를 마치고 곧바로 특전사에 지원해 입대했습니다. 제대 후 임플란트 회사 영업사원과 스쿠버 다이빙 강사, 은행 직원 등을 경험하며 제게 맞는 직업을 찾았어요.
그러던 중 군에서 친하게 지낸 후배에게 위험한 현장으로 제일 먼저 달려가 사람을 구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만족감과 기쁨,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권유받아 고민하게 됐죠.
결혼하고 큰아이를 갖게 되면서 ‘아빠가 소방관이라면 얼마나 멋있고 자랑스러울까?’, ‘남편이 소방관이라면 아내도 든든해 하고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소방공무원이 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소방공무원엔 다양한 직무가 있습니다.
그중 소방드론 운용 업무를 택하신 계기가 있나요.
허창식 지금은 카메라가 달린 쿼트콥터 형태의 드론으로 불리지만 예전엔 RC(무선모형)라고 불렀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 처음 입문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이유로 오래 하지 못했죠.
이후 소방에 입문하면서 다시 드론에 대한 관심을 되살렸고 때마침 소방에서도 드론을 공식적으로 도입하면서 운용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당시엔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거든요.
김장현 2014년 소방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준 후배가 순직했고 저 역시 현장에서 추락해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로 인해 소방에 대한 회의감이 생겼지만 동료가 안전하게 현장 활동을 하면서 시민의 안전도 지킬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평소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배워둔 드론을 활용해 현장 활동을 하면 동료의 안전을 지키며 구조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겨 사비로 드론을 배웠어요. 당시 드론은 소방활동에서 완전히 불모지였죠. 그에 따른 어려움도 많았지만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소방드론은 왜, 언제 처음 소방 현장에 도입됐나요.
허창식 2010년 기존 RC에 GPS가 부착되면서 자동 위치 제어가 가능해졌고 로터가 4개 달린 쿼드콥터 형태가 개발되면서 자동 자세 제어가 원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드론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드론’이란 용어도 함께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짐벌과 카메라를 부착해 항공 촬영을 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점차 보편화 됐습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소방에서도 몇몇 직원이 개인적으로 드론을 구매해 훈련을 촬영하면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그 결과 소방에서도 드론을 활용한 항공 촬영이 재난 현장에서의 정보 수집에 유용하다고 판단해 2015년 8월 공식적으로 도입하게 됐습니다. 제가 알기론 군을 제외한 국가나 지자체, 공공기관 중 드론을 공식적으로 최초 도입한 사례입니다. 당시엔 주로 취미나 레저로 여겨지던 시기였거든요.
김장현 경기도의 경우 2018년 권역별 소방드론 운용을 위해 2대 1세트를 기준으로 동서남북 권역에 드론을 배치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현장에서 차근차근 활용사례를 늘려가면서 드론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죠. 현재는 소방학교를 통한 조종자 교육과 임무특화 교육을 병행하며 활용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소방드론이 재난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허창식 주된 역할은 정보 취득입니다. 아무래도 지상에서보다 공중에서 더 넓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어 정보 취득이 용이한 장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2019~2023년 5년간 활용실적을 보더라도 전체 1만684건 중 구조 수색이 65.6%(6802), 화재가 34.4%(3882)로 파악됐습니다.
최근엔 필요한 물품을 에어드롭 해주거나 물 또는 약품을 방수할 수 있고 사람을 이송할 수 있는 드론까지 개발돼 앞으로의 활용성은 더 다양해질 거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소방드론 운용자 인력이 부족한데요.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소방드론 운용자 인력 기준은 총 3433명이지만 현재 3130명만 확보돼 있어 아직 300명 이상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전담 운용 인력은 겨우 54명뿐입니다. 앞으로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는 것도 활용성을 위해 매우 중요할 거로 보입니다.
김장현 현재 소방드론은 크게 구조 현장과 화재 현장에서 활용됩니다. 구조의 경우 주로 투신이나 산악ㆍ수난 실종 등의 현장에서 구조대상자를 찾는 역할을 합니다. 화재에서는 화재의 연소 확대나 현장지휘의 목적으로 많이 쓰입니다.
소방드론 운용자가 되려면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하나요.
허창식 2024년 8월 기준으로 현행 ‘소방무인장치 운용규정’ 제7조에 관련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먼저 제1항에는 드론 운용자가 되기 위해 ‘항공안전법’에 명시된 무인비행장치 조종자 증명을 소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자격증 취득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 운전면허증처럼 보편화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제2항에서는 소방학교와 같은 소방교육훈련 기관에서 1주 이상의 무인비행장치 교육과정을 이수한 때에도 운용 자격을 갖춘 거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제1, 2항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제3항에 따라 소방기관장이 조종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면 운용자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본인이 드론 운용에 관심이 있고 기본적인 조종ㆍ운용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운용자가 될 수 있습니다.
김장현 초경량 비행장치의 운용 자격은 총 네 가지(1ㆍ2ㆍ3ㆍ4종)입니다. 각각 해당 부서에서 가진 기체 중량에 따라 자격을 취득하고 교육을 받으면 소방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게 됩니다.
드론 운용 방법 찍먹하싈? 드론 초보자 커몬~
아직 일선에서는 소방드론에 대해 장난감 취급을 하는 등
안 좋은 시선이 있기도 한데요.
허창식 장난감처럼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 기존 대응 방식을 고수하며 드론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도 계세요. 그러나 재난 대응은 매번 예측할 수 없고 복잡합니다.
또 최종결정권자가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각적 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드론은 재난 현장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드론을 통해 이런 시각적 정보를 충분히 활용 가능한 시대가 됐습니다.
기존의 정보 취득 방식으로는 재난 대응의 규모가 클수록 지상에서 정보를 얻고 판단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무전으로 전달되는 정보는 시각적 정보를 청각적으로 전달해야 하며 이를 다시 시각적으로 묘사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표현 방식이 다르므로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한계로 인해 현재 세계적으로도 드론을 재난 현장에서 고정 지휘와 상황 파악에 유용한 도구로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우리도 재난 대응 현장에서 드론의 활용성을 더욱 높여야 합니다.
김장현 과거에 비하면 최근 몇 년 사이 인명구조나 수색 등 현장 활동의 많은 영역에서 소방드론을 접목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셀프 레스큐(self rescue), 즉 소방관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 후 구조ㆍ수색 활동을 하는 겁니다.
이를 위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게 소방드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장에서 드론은 소방관 수십 명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구조대상자를 빠르고 안전하게 구조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제는 소방드론이 현장 활동의 필수 장비라고 생각합니다.
소방드론 도입 이후 재난 현장에서 거둔 성과가 있나요.
허창식 현재 드론 운용의 성과는 시도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론을 재난 현장에서 운용한 게 최초의 시도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드론을 운용하며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쌓은 데이터와 경험이 바로 성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젠 그간 축적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장현 과거처럼 소방관이 직접 위험한 장소에 진입하지 않고 더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원하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소방드론 운용자로서 출동한 현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허창식 8년 넘게 재난 현장에서 드론을 운용하며 다양한 사건에 참여했습니다. 인왕산 화재와 롯데타워 무단 등반 구조, 광주 붕괴 사고 등에서 드론을 성공적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현장은 오히려 실패하거나 아쉬웠던 현장들입니다.
예를 들어 드론을 통해 신속하게 정보를 취득했는데도 그 정보를 지상과 원활히 공유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중에서 본 정보와 지상에서 본 정보의 시점 차이 때문에 설명만으로는 정확하게 상황을 전달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응이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스스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실패와 아쉬움이 남는 현장들을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통해 드론 운용ㆍ정보 공유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방법을 찾는 게 제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김장현 드론을 활용해 일주일 사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두 명을 각각 구조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 분은 건물에서 투신하려 한다고 신고한 상황이었는데 위치가 정확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드론을 띄웠고 구조대상자를 찾아내는 데 5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구조대상자는 옥상 난간 아래쪽 꺾인 부분에 계셨는데 눈으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위치여서 드론이 현장 한계를 극복하고 구조해 내는 데 큰 역할을 한 현장으로 기억됩니다.
또 영하 8℃의 추운 겨울밤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산으로 들어간 구조대상자를 구한 사건이 기억납니다. 드론으로 신속하게 발견해 구조했습니다.
드론을 띄우기 위해선 여러 규제가 있다던데,
소방드론은 특수 목적을 갖고 활용되는 장비인 만큼
앞으로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보나요.
허창식 드론과 관련한 외부 규제에는 비행 승인이나 촬영 허가, 개인정보 보호 등이 있습니다. 소방드론의 경우 재난 시 긴급 대응을 위해 이런 규제를 개선하려고 많이 노력한 결과 상당한 발전이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비행 승인ㆍ촬영 허가와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첫째, 전국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게 합법적으로 신속한 긴급 비행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적 협의를 추진해야 합니다. 지역마다 공역의 중요도와 특성이 다르고 긴급 비행 승인을 협의해야 하는 담당기관이 다릅니다.
따라서 일부 지역은 긴급 비행 협의가 잘 되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도 있습니다. 재난 대응에서 드론을 전국적으로 적극 활용하기 위해선 이런 문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둘째, 긴급 비행 승인 시간을 단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재난 대응에서는 정보를 얼마나 신속하게 취득할 수 있는지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긴급 비행 승인은 공역에 따라 다르지만 국가 보안 시설의 중요도와 밀집도가 높을수록 승인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예를 들어 수도권의 경우 승인 시간이 약 3~4분 정도 소요됩니다. 승인 전에 이륙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소방활동 구역 내에서 20~30m 고도까진 이륙과 동시에 긴급 비행 승인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면 재난 현장에서 드론의 활용도가 크게 향상될 거로 생각합니다.
김장현 외부 규제보다는 현재 드론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내부적으로 감사 등을 통해 통제관과 조종자, 부조종자가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되곤 합니다. 드론 사무 행정이 완전히 정착될 때까진 어느 정도 계도기간을 줘 사기가 꺾이지 않도록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경찰 등 타 기관 혹은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대한민국 소방의 드론 운용 수준이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시나요.
허창식 드론 운용 목적이나 활용도가 기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같은 재난 대응 드론 활용 측면에서 국외 사례와 비교한다면 우린 조직 문화나 전술 활용도에서 뒤쳐진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드론 도입 시기를 보면 한국은 2015년으로 비교적 빠른 편이었어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2018~2019년쯤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국외에서는 조직 차원에서 수장이나 기관장들이 드론 운용에 많은 관심을 두고 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드론 운용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전문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죠.
반면 우린 조종자 양성이나 규정 제정, 대회 개최 등 뒤늦게 일부 발전해 가고 있지만 재난 현장에서 드론을 전담하는 전문팀은 아직 구성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찍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단계적으로나마 개선된다면 좋겠지만 현재는 한, 두 가지 요소만 조금씩 개선되는 실정입니다. 장비와 인력 활용 전술 등에서 많이 뒤처진다고 느낍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비관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조직 차원에서의 원동력만 제대로 갖춘다면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을 기다리며 꾸준히 연구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김장현 타 기관보다 드론을 활용해 활동할 수 있는 범위는 많지만 사실 아직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부족함이 있는 것 같아요. 더 많은 현장에서 소방드론을 활용하고 성공 또는 실패 사례를 공유한다면 더 발전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소방드론과 운용자는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까요.
허창식 궁극적으로는 기존 재난 대응 전술과 드론 대응 전술의 일원화가 목표입니다. 쉽게 말해 각각의 대응 전술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기존 표준운영절차(SOP)에 드론을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개선 방향을 설정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물론 처음엔 익숙지 않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전술과 드론 전술이 통합되지 않는다면 드론 활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전술의 일원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재난 대응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김장현 내부적으로 성공만 축하해주거나 격려해주고 응원해 주는 게 아니라 실패도 또 하나의 경험으로 인정해 주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습니다. 실패한 전술 현장 활동에 조종자를 압박하기보다는 그 경험을 전국에 있는 소방드론 파일럿에게 공유하면서 또 다른 실수나 실패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포부와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허창식 재난 대응은 어느 한 분야만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관련된 다양한 분야가 함께 노력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난 대응 드론 활용도 마찬가지고요.
모든 범위에서 다 관심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연구해 나가겠습니다. 드론이 재난 대응에서 없어선 안 될 절대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김장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건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드론 운용자의 꿈을 키우는 다른 직원들이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지금까지 경험한 드론 현장 활용사례를 전파하고 드론 활용 훈련 프로그램과 소방드론 운용 책자 개발에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밖에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허창식 소방은 어느 조직보다도 국민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발전해 왔습니다. 위험한 현장에 나가 일하는 만큼 여러분의 응원이 큰 힘이 됩니다. 앞으로도 재난 현장에서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국민 여러분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FPN TV’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박준호 기자 pakr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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