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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그해의 캐나다는 뜨거웠단다- Ⅲ
서울 은평소방서 이형은   |   2024.04.01 [10:00]

#3 발대식

아들아! 2023년 6월 초 비상소집을 통한 대기 이후 28일 소방청으로부터 긴급 연락을 받았단다. 캐나다 입국을 위한 ‘eTA’ 발급 여부 확인과 출동 복제 사이즈 수렴을 위해서였지. 

 

‘eTA’는 전자여행 허가제(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를 뜻하는 말로 2016년 9월 30일부터 캐나다를 입국하려는 대한민국을 포함한 모든 비자 면제 국가의 항공입국 여행객은 반드시 사전에 eTA를 취득해야 해. eTA 또는 별도 비자를 받지 않으면 캐나다행 항공편에 탑승할 수 없게 됐지. 즉 캐나다를 방문하기 위해선 반드시 신청해야 하는 절차란다. 

 

▲ 신청수수료: 7 캐나다 달러/유효기간: 5년(또는 여권 만료 일자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신청대상: 외교관, 공무원 포함 비자 면제 국가 항공입국 여행객 전원(예외: 미국 시민, 사증 취득자, 미국행 환승객)/신청방법: 캐나다 시민이민부 사이트(www.canada.ca/eTA)에서 신청(휴대전화 웹브라우저 등으로도 신청 가능, 출처 www.canada.ca)

 

아빠를 포함한 1차 예비소집 대상자들은 eTA 발급 필요성을 사전공지 받았고 모두 미리 발급해 놓은 상태였단다. 긴급연락유지를 위한 국제구조대 운영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이 개설되고 신발 등 사이즈를 조사하니 캐나다 산불 지원 출동을 하러 가는 게 조금씩 실감 나기 시작했지. 

 

6월 30일에서 7월 2일 안에 출국할 수 있다는 통지가 왔어. 황급히 할머니께 SOS를 요청했단다. 너와 한율이를 돌봐주실 분이 필요했거든. 지금도 파견 출동을 가 있던 한 달여 동안 엄마와 할머니가 너희와 함께 지낸 시간을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뿐이야. 

 

인천공항 출발이 7월 1일 토요일 오후로 확정됐어. 출동이 결정된 강원, 경북의 산불 진화 경험이 많은 대원들과 함께 물류수송을 위한 준비작업이 발 빠르게 진행됐단다.

 

▲ 항공운송을 위해 패킹된 장비와 각종 물품

 

튀르키예 구호요원과 물품 등을 긴급 수송한 우리 공군의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으로 출국하는 게 결정됐어. 수송기의 물류 운송 조건에 맞춰 꼼꼼히 패킹했지. 

 

개인 짐은 백팩과 크로스백으로 준비했어. 캐리어도 기내반입이 가능한 소형 사이즈로 준비해야 했단다. 항공기로 151명이 이동하는 출동이었기에 개인 짐은 최대한 간소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 

 

만일에 사용할 재해구호협회의 지원품인 모포와 마스크 등 후생을 위한 물품들도 있었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 측의 단체 여행자 보험 등 출국 전 정말 다양한 일이 바쁘게, 하지만 정확하게 이뤄졌단다.

 

모든 준비가 눈코 뜰 새 없이 진행됐고 드디어 7월 2일 오전 7시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발대식이 열렸어. 외교부와 소방청, 산림청, 코이카, 의료인력 등 151명으로 구성된 역대 최대 규모의 긴급구호대 편성이었지.

 

아빠의 임무는 공항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단다. 출동 복제의 틀림없는 배정과 발대식 준비 등을 맡았어. 사전 신청된 사이즈를 바탕으로 외교부에서 제작된 출동 복제를 배분하고 발대식 전 패치 부착까지 이상 없이 완료됐는지 확인해야 했지.

 

▲ 수도권대에서의 출발과 출동 복제 지급

 

▲ 캐나다 산불 진화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파견 발대식

 

시차가 무려 13시간이 있는 지구 반대편의 큰 나라로 가서 산불을 끄기 위한 한 달여의 여정이 막 시작되고 있었지. 해외긴급구호대의 주 임무는 산불 진화와 확산방지, 그리고 민가 화재피해 보호 등이었단다. 

 

발대식을 마치고 즉시 기관별로 군항기에 탑승하기 시작했어.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소방청과 산림청 차장 등 각 부처에서 나온 대표분들의 환송을 받으며 오전 10시 38분 KC330은 활주로에서 이륙했단다. 

 

약 10시간 비행을 마친 후 밴쿠버 공항에서 2시간 정도 급유를 하고 다시 동쪽 오타와공항으로 5시간을 더 이동하는 장장 18시간의 비행이었어.

 

▲ 인천공항에서 작전지역인 퀘벡주까지의 여정

 

 

▲ 군항기 내부와 공군에서 제공된 기내식사

 

대한민국 공군은 간식과 기내식을 제공했어. 캐나다까지 산불을 끄기 위해 태극기와 출동 임무를 어깨에 달고 가는 우릴 위해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무척 감사한 순간이었지.

 

이런 감동은 돌아오는 여정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됐어. 아빠는 마치 민항기를 탄 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너무 잘해주셔서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공군 아저씨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구나.

 

따뜻한 공군의 환대를 받았던 10시간 비행은 정말 빠르게 지나갔단다. 휴식을 취하는 대원도, 임무에 들떠 산불 관련 자료를 계속 찾아보는 대원도 있었지. 특히 사전에 공유된 산불용어들은 꼭 숙지해야 할 기본이자 소통의 바탕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에 용어집을 보는 대원이 많았어. 

 

밴쿠버에서 급유를 마치고 캐나다 동부 퀘벡주로 이동하는 동안 브리티시 컬럼비아주를 경유했어. 우린 상공에서 이미 타버린 드넓은 지역을 눈으로 직접 내려다보며 가슴 아파했단다. 동시에 우리가 마주할 퀘벡주의 산불을 생각하며 더욱 긴장하게 됐지.

 

▲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중 맞이한 여명

 

▲ 항공기에서 바라본 B.C(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산불의 모습(출처 cbc.ca)

 

다음에는 오타와 도착 후 받았던 현장 사전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게. 잘 자렴, 우리 아들~

 

 

 


본 이야기는 2023년 7월 대한민국긴급구호대(KDRT)의 일원으로 캐나다 산불화재 진압을 위해 국제출동을 다녀온 필자가 아들에게 들려주는 캐나다 산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된 편지글입니다. 많은 대원분께 국제출동 경험담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119플러스> 매거진을 통해 공유합니다. 기고료는 순직소방공무원추모회에 기부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 은평소방서_ 이형은 : parkercorea@gmail.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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