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시간 2인 구급대의 후임구급대원으로 출동에 임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3인 구급대로 바뀌고 졸지에 전 3인 구급대의 선임구급대원이 됐습니다. 급작스럽게 변한 위치에 혼란스러웠고 또 부담스러웠습니다.
마치 군대에서 일병이 분대장을 달아버린 느낌도 들었습니다. 출동에서 벌어질 일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그 중압감이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그런 제게 한 가지 큰 깨달음을 안겨준 글이 있습니다.
‘故兵聞拙速(고병문졸속), 未睹巧之久也(미도교지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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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에 나오는 글입니다. 어설프더라도 서두르는 걸 추구해야지 천천히 완벽한 작전을 추구해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출동을 나갈 때 이 손자병법의 문구만 기억해도 큰 문제 없이 3인 구급대를 이끌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선임의 역할이란 빠른 판단이 필요할 때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의 결과를 견디는 게 아닐까? 출동 시 급박한 상황에서 우왕좌왕할 시간에 차선 또는 차악일지라도 빠르게 판단하고 그 판단을 후임에게 납득시킬 수 있다면 선임으로의 역할은 그럭저럭 해낼 수도 있지 않을까?’
이 문구를 실행에 옮긴 지도자가 있는지 찾아보니 완벽하게 이 문구 그대로 행동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2차 세계대전 때 영국을 구한 윈스턴 처칠입니다.
윈스턴 처칠은 전쟁 기간 위원회를 조직하고 소집한 뒤 정해진 시간 내에 무조건 결론을 내도록 강요했습니다. 행정부에는 그 결정을 무조건 따르도록 했습니다. 전쟁 기간 처칠은 그런 식으로 빠른 판단과 결정을 했고 결국 영국을 구했습니다.
그 결정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잘못된 판단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2차 세계대전 기간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처칠을 비난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게 빠른 판단과 결정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소방에서의 출동은 전쟁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같은 사건은 하나도 없습니다. 늘 시간을 다투고 인력은 항상 부족합니다. 그 상황에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언제나 주저하면 늦을뿐더러 사실 최고의 방법이란 게 없습니다.
최고의 방법을 찾아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뭐라도 하며 움직이고 그 움직임에 최선을 다할 마음가짐과 그 최선에 책임질 인내력이 리더십의 본질이라는 걸 손자병법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손자병법은 단순히 전쟁에서 이기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리더십과 조직학의 교과서 같은 책입니다. 혹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아 그 의무감의 무게에 휘청이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충북 충주소방서_ 김선원 : jamejam@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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