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량 3종(펌프, 물탱크, 화학)을 비롯해 9개 품목의 소방장비 기본규격이 올해 새롭게 재정비된다.
기본규격은 현장 대원의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 특수한 성능이 요구되는 소방장비의 표준 기술기준이다. ▲기본규격안 작성 ▲의견수렴 ▲기술심의위원회 심의ㆍ의결 ▲관보 고시 ▲관리대장 등록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안이 마련된다.
소방장비 기본규격 개발사업은 2017년부터 추진됐다. 지난해까지 이 사업을 통해 기본규격이 개발된 소방장비는 총 60여 종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기본규격 개발사업은 그동안 장비의 성능과 안전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왔다. 하지만 올해부턴 고도화로 방향을 전환한다. 특수재난이 증가하면서 소방장비의 성능개선과 신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개발사업은 올해도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KFI)이 대행을 맡아 소방청 관리ㆍ감독하에 진행한다. 가장 먼저 재정비가 이뤄지는 장비는 ▲차체작업등 ▲소화보조기구 3종 ▲소방펌프 ▲사이렌 ▲안전헬멧 ▲펌프차 ▲물탱크차 ▲화학차 ▲방화복 등이다.
6월 15일과 16일에는 개발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1차 통합 공청회가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KFI는 재정비되는 9개 품목의 소방장비 기본규격안을 현장자문단과 제조사 측에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공청회에는 김승룡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을 비롯해 박준양 KFI 소방장비센터장, 현장자문단 소속 시도 소방관, 제조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승룡 장비기술국장은 “소방장비 기본규격 개발사업은 소방청과 연구기관, 시도 현장 대원, 제조ㆍ유통사 등 다자간 협업으로 이뤄지는 매우 특이한 사업”이라며 “고도화된 기본규격을 토대로 우수한 성능의 소방장비가 개발되면 현장 대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이는 대국민 소방서비스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기본규격은 국가인증체계의 순기능 작동은 물론 소방산업 진흥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장 대원과 제조사 모두 다양하고 좋은 의견을 많이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재정비되는 9종 소방장비 방향은?
▲ 차체작업등
차체작업등은 소방관들의 현장 활동을 보조하는 장비다. 소방차 측ㆍ후면에 부착돼 조작 신호에 따라 광원을 점등해 주변을 밝히는 조명으로 올해 처음 기본규격이 개발된다.
KFI는 먼저 국내외 유통되는 제품 규격을 비교ㆍ분석해 성능기준부터 도출할 계획이다. LED 바형으로 제작되는 제품을 고려해 별도의 시험방법 도입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 소화보조기구
소화보조기구는 천장파괴기와 갈쿠리, 지렛대 등 3종 장비를 기본 구성으로 기본규격 개발이 추진된다. 기본규격에는 구성품의 용도별 구조와 치수 등이 세부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특히 강도와 중량은 현장 대원의 피로도를 고려해 허용 범위를 정하고 성능기준 시험에 절연성능시험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 소방펌프
소방펌프는 소방차량의 차대에 영구적으로 설치돼 엔진의 힘으로 작동하거나 차대 분리가 가능한 별도 엔진에 의해 구동하는 원심펌프다.
소방펌프는 일반형과 고압형으로 나뉜다. 일반형의 경우 한계압력 2천㎪까지, 고압형은 5450㎪까지 허용된다.
KFI에 따르면 등급별 소방펌프의 변별력 제시를 위해 최대 방수성능 시험을 기본규격 내 신설할 예정이다. 또 실증시험을 통한 데이터가 반영될 수 있도록 효율 기준과 흡입양정 계산식을 수정할 계획이다.
▲ 소방용 사이렌
소방용 사이렌은 전기모터사이렌과 전자사이렌으로 구분된다. 전기모터사이렌은 모터의 회전으로 임펠러를 구동해 경보음을 내는 음향장치다. 전자사이렌은 앰프와 스피커로 경보음을 낸다.
소방용 사이렌의 경우 습도 시험방법이 변경된다. 상온 노출 시간을 명시해 제조사 측에 시험방법을 명확히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보통소음계’가 폐지됨에 따라 대체 규격인 ‘전기음향-사운드레벨미터’로 소음계 인용규격을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 안전헬멧
안전헬멧은 화재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각종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이 착용하는 머리 보호구로 기본규격 내 색상 관련 부속서 신설을 추진한다. KFI에 따르면 수요자인 현장 대원을 위한 실용적인 색도 기준 마련이 목표다.
▲ 특수방화복
특수방화복은 각종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이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개인보호장비다. 상ㆍ하의로 구성된다.
KFI는 특수방화복의 시험방법과 성능기준을 대응 표준인 KS(국가표준) 개정에 맞춰 최신화된 방법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또 제조사의 혼선 방지를 위해 무릎이나 팔꿈치 부위에 덧대는 패드와 완충재 두께의 기준을 명확히 수정할 계획이다.
▲ 소방차량 3종(펌프, 물탱크, 화학)
소방펌프의 기본규격 개정에 맞춰 소방펌프가 탑재되는 펌프차와 물탱크차, 화학차의 기본규격 재정비도 추진한다. 또 특수목적 차량에 대한 등반각도 선택시험을 신설하고 합성수지탱크의 성능기준을 최신화할 계획이다.
KFI에 따르면 펌프차와 화학차의 경우 압축공기포소화장치가 탑재되는데 지난해 10월 압축공기포소화장치의 KFI인정기준이 개정됐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기본규격 내 압축공기포 방출 성능기준도 최신화하기로 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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