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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화재/집중취재⑤] “물류창고 화재 안전 이렇게 지켜야” BMW 물류센터 가보니…

“떠오르는 물류창고 화재 안전대책 ‘모범답안’ 여깄다”
건축자재부터 소방시설까지 ‘최상위 수준 안전성 확보’
“화재 초기 무조건 잡는다” 실효성 중점 둔 스프링클러
인공지능형 ‘아날로그 감지기’ 고급형 감지시설로 무장
BMW가 국내 수준과 다른 이유가… “우리도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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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기사입력 2021-07-26

▲ 지난달 17일 화재가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내부에는 화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물류창고 시설에 대한 화재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실효성 없는 우리나라 소방 관련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물류창고의 화재 안전은 확보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물류창고’ 시설 특성상 완화될 수밖에 없는 방화구획 문제를 고려할 때 소화설비는 반드시 화재진압을 목적으로 갖춰져야 언제 있을지 모를 화마와의 싸움에서 승산이 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소방 관련 법규 개선과 강화가 불가피하다. 소방청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규 개선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실제 제도개선이 이뤄져 국내 물류창고 안전대책으로 반영되기까진 그 시기를 가늠하기 힘들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쿠팡 화재를 계기로 연속 보도하는 ‘집중취재’ 기사의 다섯 번째 기획은 국내 최고 수준의 화재 안전성을 확보한 선진 물류창고 시설 소개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BMW 물류센터’. 이곳은 국내 법규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선진 화재 안전대책을 갖춘 대규모 물류창고다.


과연 BMW 물류센터는 어떤 방호 시설을 갖추고 있기에 ‘최고 수준의 화재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평을 얻을까. 지난 13일 안성에 위치한 BMW 물류센터를 직접 찾아 꼼꼼히 살펴봤다.

 

BMW 물류창고는 어떤 곳?


2017년 5월 준공된 BMW 물류센터(RDC)는 연면적 5만7천㎡에 이르는 대규모 창고시설이다. 건축비용으로 들어간 비용만 1300억원. 이 중 50%에 육박하는 650억원 정도가 안전시설에 투자됐다는 게 BMW 측 설명이다.


축구장 크기 8배가 넘는 창고는 오롯이 안전을 위해 단층 구조로 지어졌다. 오죽하면 “땅값이 얼만데…”라는 소리를 주변으로부터 듣는다.


전국 BMW 서비스센터에서 사용되는 부품 8만5천여 종이 보관된 이곳은 차량 부품을 독일 본사로부터 공급받아 보관하고 적기에 전국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 법인 중 최대 규모이자 국내 수입차 업계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부품 물류창고로 꼽힌다. 조만간 3만1천㎡ 면적을 확장해 8만8천㎡ 규모의 물류창고로 거듭날 예정이다.


현재 이곳에는 메인창고를 비롯해 4개 건물이 들어서 있다. 메인 창고동과 경비동, 팔레트 보관소, 웰컴하우스를 비롯해 차량 210대가 수용 가능한 주차장이 자리하고 있다.


BMW 물류센터는 일반적인 시설도 다른 창고들과 다르다. 내부는 복사판넬난방 방식을 이용해 난방 효과와 동시에 화재 위험을 줄였다. 초평탄 바닥으로 불리는 ‘더스트프리(Dust-free)’를 적용해 영국의 시방 기준과 코드에 맞췄다.


물류센터로 들어서는 언덕길 아스팔트 바닥은 기온이 영상 3℃ 이하로 떨어지거나 습도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열선 시스템이 가동돼 결빙 등에 따른 사고를 방지한다. 대형 LED등을 설치한 창고 내부 조명은 고성능 동작감지 센서로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로 진입하는 입구 쪽 경사로에는 재해 저류지를 별도 구성해 우수처리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류시켜 주변 환경의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걸 막고 홍수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됐다.


넓은 면적으로 지어진 창고 지붕에는 ‘사이포닉 우배수 시스템’이 적용됐다. 지붕이 넓은 건물에 중력을 이용한 방법으로 우배수가 가능하도록 고안한 특수 구조다. 진입을 위한 도로 폭은 10m, 소방도로는 6m를 확보하고 있다.

 

최상 수준 화재 안전성 “건축 자재부터 달라”

▲ 미네랄울 패널로 지어진 BMW 물류센터  © 소방방재신문


BMW 물류센터는 건축구조물을 형성하는 기본 자재부터 보편적인 창고시설과 크게 달랐다. 패널 방식으로 구조물을 건축하면서도 모든 벽체에 ‘미네랄울’을 적용했다.


우리나라에서 화재 안전성을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건축물은 난연소재의 우레탄이나 불연재인 글라스울 패널을 적용하고 있다. 이 중 글라스울은 비교적 화재 안전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BMW는 이 글라스울 패널보다 밀도와 압력 저항력, 보온 단열성이 높은 미네랄울을 심재로 썼다.


무기질 광석으로 만들어진 미네랄울 패널은 화재 시 안전성이 높고 강성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특성을 가졌다. 건축용 패널 중에서도 가장 비싼 자재다. 화재 시 짙은 연기나 유독가스를 방출하지 않으며 1천℃를 초과하는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특징이 있어 내화 구조 형성이 가능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창고 천장의 높이다. 사실 건축법상 창고 건물의 천장은 38m까지 건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BMW는 12.2m로 천장고를 낮춰 지었다. 스프링클러 설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다.


창고시설 내 방화구획 설정을 위한 방화셔터는 실리카 내화 섬유 원단이 적용된 스크린을 적용했다. 실리카 섬유는 1천℃가 넘는 고온에서 노출돼도 견딜 수 있는 특수 재질로 알려진다. 1시간 이상의 방화성능을 내며 고열에 의해 비틀어지거나 연기가 새는 현상이 없어 철제 셔터 방식보다 비교적 안전하다.

 

▲ BMW 물류센터 내부에는 각 구역마다 실리카 섬유를 활용한 스크린 방화셔터가 설치돼 있으며 하단을 세밀하게 밀폐하고 셔터 내 비상구 부분을 이중으로 마감했다.  © 최영 기자

 

또 화재진압 과정에선 소방관의 건물진입이 쉽고 평상시 오작동이나 탈선 등에 따른 피해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MW 물류센터는 이 실리카 섬유의 방화셔터를 구역별로 나눠 틈새 없는 시공을 통해 방화 구획했다.

 

‘초기 소화가 목적’ 세계적 수준 스프링클러 설비


BMW 창고시설의 차별화된 화재 안전시설 중 가장 대표적인 건 소화설비다. 대형 화재를 겪은 쿠팡 물류센터 등 우리나라 물류창고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국내법 규정과 비교할 때 그 수준이 월등히 높다.


최상위 수준 시설은 물론 스프링클러 설비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전력 방식 소방펌프에 더해 독립 운전이 가능한 엔진 소방펌프를 추가 설치했다. 사고 시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엔진 펌프만으로 소화설비의 작동을 보장한다.

 

▲ 전기식 소방펌프와 엔진식 소방펌프가 예비로 설치된 소방펌프실  © 소방방재신문

 

‘제어’ 아닌 ‘진압’ 목적 스프링클러 = 우리나라 물류창고의 천장 스프링클러 설비는 분당 80ℓ를 뿌려주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하지만 BMW 물류센터는 많게는 분당 200ℓ 이상의 물을 뿌려주는 ‘화재조기진압용 스프링클러 설비’를 적용했다.


일반 스프링클러 설비와 달리 화재 시 불을 초기에 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물의 방수량과 입자 크기를 대폭 높인 시스템이다. 일명 ESFR(Early Suppression Fast Response) 스프링클러 설비로 불린다.

 

▲ BMW 물류센터는 내부 랙크의 각 단 하부가 개방된 구역 천장과 대규모 공간 등에 ESFR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했다.  © 최영 기자


최초 미국 등 선진국에서 물류창고 화재 특성을 고려해 개발한 이 시스템은 일반 스프링클러와 달리 강한 화세에도 확실한 화재진압 효과를 보장한다. 그만큼 많은 양의 물을 뿌려주고 적재 물품의 특성까지 고려해 적용되기 때문이다.


BMW 물류센터 내 일부 구역은 3개 층으로 구성된 메자닌의 각 층에도 ESFR 헤드를 달았다. 메자닌 최상위 층과 맞닿는 천장은 물론 각 층 중앙 통로 곳곳에도 화재에 대비한 헤드가 설치됐다.


3층으로 구획된 메자닌 층은 얼마 전 불이 난 쿠팡 물류센터와 유사한 형태를 보이지만 스프링클러헤드의 방수량은 쿠팡(분당 80ℓ)보다 120ℓ나 더 많이 뿌려지도록 적용한 셈이다.


ESFR 헤드는 최대 12개가 열렸을 때 120분 동안 방수되도록 설계됐다. ‘화재조기진압용 스프링클러 설비’라 할지라도 60분으로 적용되는 우리나라의 법 기준보다 두 배나 높은 수준이다. 분당 80ℓ의 물을 20분 동안 뿌리도록 설계된 쿠팡의 일반 스프링클러 설비와 비교하면 물의 양이 2.5배가 많은 건 물론 방수시간도 6배나 길다. 이 같은 소화설비를 위해 지하에 저장된 수원의 양만 900t에 달한다. ESFR 스프링클러헤드는 창고 내 1만3천여 개가 설치됐다.

 

▲ BMW 물류센터 내 메자닌 구역에도 아날로그 스포트형 연기감지기와 ESFR 스프링클러 헤드가 적용돼 있으며 메자닌 각 층에는 옥내소화전을 별도로 설치했다.  © 최영 기자


BMW 물류센터 곳곳에선 소화설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들도 눈에 띈다. 집열 기능 확보를 위해 집열판을 설치하고 폭이 1.2m를 초과하는 배관이나 케이블트레이 등 스프링클러 방수 시 살수 장애가 우려되는 곳에는 추가적으로 스프링클러 헤드를 달았다. 또 창고구역 외 사무실 동에 설치된 일반형(분당 80ℓ 방수) 하향식 스프링클러 헤드에는 불연재질인 철제 에스커천을 적용해 화재 발생 시 용융에 따른 살수 장애 문제를 사전 방지했다.

 

▲ 스프링클러 헤드에 설치된 집열판과 복사패널 하부에 추가 설치된 스프링클러 헤드 © 최영 기자

 

 

인랙 형태 맞춘 전용 스프링클러 = BMW 물류센터 내 일부 랙크 시설에는 인랙(in-Rack) 스프링클러가 적용됐다. 각 단 하부가 막힌 랙크 시설은 천장에서 뿌려주는 ESFR 스프링클러로 소화가 어려운 현실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인랙 스프링클러 설비는 물품 적재를 위한 랙크 형태를 고려해 수납 단마다 설치되는 특수 스프링클러를 말한다. 여러 층으로 이뤄진 수납공간에 전용 스프링클러 헤드를 일정 간격으로 넣어 랙크 내부에서 발생하는 화재에 대비한다.

 

▲ 각 단 하부가 막힌 밀폐형 선반이 적용된 랙크에는 인랙 스프링클러 헤드를 각 단별 곳곳마다 설치했다.  © 최영 기자


우리나라 소방법만 따랐을 땐 창고 적재 물품이 ‘특수 가연물’에 해당하면 랙크 높이 4m 이하마다, 해당하지 않는다면 6m마다 스프링클러헤드를 설치하면 된다. 불이 난 쿠팡 물류센터 내에도 일부 랙크 시설에 이런 인랙 스프링클러가 적용돼 있었다. 그러나 각 랙크의 단 마다가 아니라 법에서 정한 높이 기준에만 딱 맞춘 수준이었다. 게다가 분당 80ℓ를 뿌려주는 일반형 헤드가 적용돼 있었다.


반면 BMW 물류센터 인랙 스프링클러는 수납장의 모든 단마다 촘촘히 설치돼 있고 분당 115ℓ의 물이 뿌려지도록 설계됐다. 우리나라 소방법에만 맞췄다면 각 수납 단의 층수와 관계없이 높이만을 고려해 중간 단에만 하나의 열로 설치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BMW의 인랙 스프링클러는 법 기준을 초월해 소화설비의 실효성에 초점을 두고 모든 단에 적용했다.


또 다른 특징은 이 인랙 스프링클러 헤드 모두 보호망이 장착돼 있다는 점이다. 적재 물품을 쌓거나 뺄 때 충격을 받으면 스프링클러 헤드가 손상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오방수 수손 피해를 사전 방지하기 위해 적용한 특수 구조의 스프링클러헤드다.

 

‘화재 시 즉각 반응’ 전량이 ‘습식’ = BMW 물류센터의 스프링클러 설비는 모두 74℃의 온도가 되면 즉시 반응한다. 지연시간 없이 곧바로 물을 뿌려준다는 얘기다. 배관 내 항상 물이 차 있는 ‘습식’ 형태의 스프링클러가 전량 적용됐기 때문이다.


화재가 난 쿠팡 물류센터처럼 우리나라 대다수 물류창고 스프링클러 설비가 ‘준비작동식’으로 적용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일반적으로 동파를 우려해 쓰이는 ‘준비작동식’ 스프링클러 설비는 화재 감지 신호가 들어오면 평소 빈 배관에 물을 채운 뒤 뿌려주는 방식이어서 반응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화재감지 시스템을 고의로 차단하거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소화설비 자체가 먹통 될 위험이 크다. BMW 물류센터는 모든 시스템에 ‘습식’을 채택하면서 이런 문제를 원천 방지했다.

 

▲ 습식 스프링클러 설비의 동파 방지를 위해 설치된 보온 시스템  © 최영 기자


이 같은 습식 스프링클러 설비의 가장 큰 애로는 겨울철 발생하는 동파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습식 스프링클러를 적용하는 물류창고 등에선 열선이나 메탈히터와 같은 별도의 동파방지 기술을 적용하지만 BMW는 동파 방지를 위해 공간 내 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로써 물류센터 내 공간은 평상시 12℃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습식 배관 계통의 신뢰성을 높이면서도 열선 등 전열 장치 사용에 따른 화재 위험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고급형 화재 감지시스템’으로 무장

 

▲ 화재 감지시스템의 심장부라고 볼 수 있는 화재 수신기는 아날로그식 화재감지기와 분리형 광전식 감지기 등 소방시설을 제어한다.  © 소방방재신문

화재 감지시스템도 일반 물류창고들과 차이를 보인다. BMW 물류센터에는 아날로그식 광전식 스포트형 연기감지기가 570여 개나 적용돼 있다. 일반 화재감지기와 비교할 때 많게는 열 배가 넘는 가격의 ‘인공지능형’ 고급 감지기다.


우리나라 대부분 건축물에는 흔히 마시는 커피 한잔보다 싼값의 일명 ‘재래식 감지기’를 사용한다. 물류창고 역시 마찬가지다. 연기나 열 등의 감지부를 통해 조건 충족 시 화재 수신기에 화재 발생 신호만을 전달해 주는 단순한 기능의 감지기들이다.


이런 일반 감지기는 일정 공간 내 많게는 수십 개를 묶어 한 회로로 구성하기 때문에 화재 감지 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다. 아파트를 예로 들면 2층 화재 신호 시 이게 201호인지 202호인지를 모른다. 더 많은 호실의 감지기가 한데 물린 오피스텔 같은 곳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물류창고의 경우 설정된 구역별로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다.


비화재보가 발생하더라도 어디에 설치된 감지기의 문제인지 알기 힘들다 보니 즉각적인 대처가 곤란해 소방시설 자체를 꺼놓는 상황을 만든다.


하지만 BMW 물류센터에 설치된 아날로그 감지기는 개별 주소 값을 가져 정확한 화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감지기 상태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을 가진 감지기다. 비화재보가 발생하더라도 문제의 감지기를 쉽게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조치도 가능하다.


특히 설치 공간 내 환경에 따라 감지기의 감도를 조정할 수 있다. 먼지 또는 분진이 많거나 평상시 온도가 높다면 감지기의 감도를 조정해 비화재보 발생 요인을 줄여준다. 화재감지기의 이상 상태는 실시간으로 수신기에 전달되고 때에 따라 감지기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어 관리 측면의 이점도 크다.


이 아날로그 감지기에는 자동보정 기능도 탑재돼 있다. 설정된 연기로 오인될 수 있는 먼지 등 적정 환경 값에서 벗어난 오염이 생겼을 때 오동작 방지를 위해 자동으로 보정 값을 설정해 주는 기능이다. 감지기가 설치된 환경의 오염 정도가 지나치게 심할 땐 오염 상태를 통보해 주기도 한다.


대형창고 공간 내 천장에는 60여 대의 광전식 분리형 감지기로 화재를 감시한다. 높은 천장을 고려해 설치되는 이 감지기는 넓은 공간 벽면 양쪽 끝에 빛을 보내주는 발광부와 수광부를 각각 설치한다. 이 사이에서 발생하는 연기 입자를 빛 투과율로 감지하는 방식이다. BMW 물류창고는 이 광전식 분리형 감지기가 아날로그 감지기와 함께 작동하면 방화셔터가 내려오도록 구성하기도 했다.


높은 신뢰성을 인정받으며 물류창고 시설에 활용되는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아니지만 아날로그 스포트형 연기감지기와 광전식 분리형 감지기는 화재감지기 중에서도 고급형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BMW가 국내 수준과 다른 이유… 우리나라도 바뀌어야


BMW 물류센터는 건축 자재부터 소방, 재해 대비시설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배경은 세계적 기업인 BMW 사 자체 방침에 따라 FM 글로벌 기준에 맞춰 설계했기 때문이다.


FM 글로벌은 미국 손해보험회사 종합 위험관리 전문기관이다. 이 기관의 소방시설 기준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 수준으로 꼽힌다. FM 기준에 맞춘 소방시설 설계는 (주)사파이어(대표이사 박승민)에서 맡아 진행했다.


글로벌 기준이기에 모든 소방시설은 미국 UL, FM 인증을 보유한 해외 제품들이 쓰였다. 스프링클러 설비에 쓰인 헤드(VIKING)는 물론 소방펌프와 화재감지기ㆍ수신기(Simplex) 등 대부분이 외국 유명 기업 제품들이다.


BMW 물류센터와 달리 우리나라 물류창고는 국내 법규에서 정한 수준에만 맞춰 지어진다. 화재 안전성을 담보하기보단 ‘건축 허가’를 목적으로 최소 수준의 화재 안전성만 확보한다. 최근 대형 화재가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렇다 보니 스프링클러 설비는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화재감지시스템은 ‘양치기 소년’이 돼 걸핏하면 화재감지기를 끄거나 정지시킨 사실이 큰 사고 때마다 문제로 드러난다. 쿠팡 화재도 다른 대형 화재처럼 평상시 삑삑 울어대는 화재감지기 탓에 오작동으로 인식한 관리자에 의해 고의 차단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런 현실은 우리나라의 법 기준이 세계적인 화재 안전 수준과 견줄 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의미한다. 법적 소방시설 설치 기준의 수준이 낮아서다. 화재진압 성능을 갖춘 스프링클러 설비와 신속하고 오작동 염려를 줄인 안정적인 고급형 화재감지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소방시설 설치 기준의 강화가 시급하다.


또 미국 FM 글로벌 기준에 맞춰진 BMW 물류센터 같은 시설은 외국계 재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금을 크게 할인받기 때문에 사업자의 경제적 이윤과도 직결된다. 민간 차원의 안전 투자를 보험과의 연계성 확보를 통해 유도하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화재보험 요율은 화재 안전시설의 수준과는 별개로 인식된다. 이 역시 법 수준에 맞춰 허가만 받는다면 면적이나 규모에 따라 단순하게 일률적인 보험료율을 산정하는 게 현실이다.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없어 사업장 등의 자발적인 안전 투자를 견인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 화재보험 시장의 구조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BMW 물류센터는 우리나라에 지어진 선진국의 화재 안전 체계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정부가 추진 중인 국내 물류창고 화재 안전대책의 ‘모범답안’이기도 하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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