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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장비 숨기고 감찰을?… 일선 소방관들 ‘발끈’

소방노조 “함정감찰” 주장… 관련자 문책과 감찰 방식 개선 요구
소방청 “개선점 발굴 취지, 오해 소지 살피고 감찰 방식 개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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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기사입력 2021-07-23


[FPN 최누리 기자] = 소방청이 전북 전주덕진소방서를 대상으로 실시한 감찰이 논란에 휩싸였다. 감찰관들이 고의로 소방장비를 숨긴 뒤 문제성을 지적했다는 이유에서다.

 

공직기강 확립 특별점검에 따라 소방청은 지난 5월 24일부터 8월 8일까지 복무ㆍ품위유지와 코로나19 방역 수칙, 비상 대비 출동태세 유지 실태 등에 대한 소방관서 감찰을 진행 중이다.

 

소방청 감사담당관 소속 감찰관 2명은 지난 20일 야간 시간대에 전주덕진소방서에서 말벌보호복 한 벌을 감췄다. 최근 들어 소방관서에 침입해 소방차량을 무단으로 끌고 가거나 장비를 훔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함에 따라 감찰 과정에서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감찰관들은 이튿날 오전 9시 30분께 전주덕진소방서를 방문한 감찰관들은 장비 도난방지 등을 위해 소방청사에 설치된 CCTV 성능을 높이고 소방차량과 차고지 문을 제대로 잠그는 등 보안 강화 조치 필요성을 안내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야간에 감찰관들이 소방서를 방문했을 당시 차고지는 열려 있었고 소방차량 문도 잠겨있지 않았다”며 “보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인식시켜주기 위해 말벌보호복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감찰을 진행한 게 아니라 보안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개선 사항을 안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소방청의 이 같은 감찰 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심지어 함정감찰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소방청 관계자와 면담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최근 발족한 소방공무원 3대 노동조합이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은애, 이하 공노총 소방노조)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홍순탁, 이하 한국노총 소방노조)은 소방청에 면담을 요청했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본부장 박해근, 이하 전공노 소방본부)는 소방청 앞에서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정은애 위원장은 “이번 감찰은 관련법에서 금지하는 함정감찰이자 직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부적절한 감찰”이라며 “소방청은 의도와 달리 매끄럽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인정했고 소방노조는 감찰 방식 개선과 함께 관련자 문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일선 소방관서에 별도의 감찰부서가 존재하는 만큼 일선 대원들의 감찰은 각 소방관서에 맡기고 소방청은 고위공무원 감찰에 그 권한을 한정할 것을 요구했다”며 “이번 요구가 지켜지지 않으면 상급단체와 연계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순탁 위원장도 “소방청 감찰 범위를 일선 대원까지 포함하지 않고 소방본부나 소방서 고위층을 대상으로 진행되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관계자들이 소방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전공노 소방본부 측은 기자회견문에서 “감찰관들이 해당 소방서에 침입해 공용물을 절취한 건 감찰 목적이 없다 해도 공문에 적시한 내용에 어긋날 뿐 아니라 이는 범죄행위”라며 “소방청이 이런 감찰을 진행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히고자 이 사건 지휘권자에 대해 형사고발 할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한노총ㆍ공노총 소방노조와 연이어 면담한 소방청은 노조 측 주장과 달리 함정감찰이 아니었다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처벌이 아닌 개선 사항을 발굴하는 취지로 감찰을 실시했고 실제 전주덕진소방서에 징계를 요구한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감찰 방식을 택했고 법을 위반한 건 아니지만 일선 소방관들이 비판하는 부분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한다”며 “오해 소지를 좀 더 면밀히 살펴보고 감찰관들의 잘잘못도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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