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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폭우 가운데 이어진 화재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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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령 김성제
기사입력 2020-08-11

▲ 계양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령 김성제

연초부터 코로나19 감염 확진자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대변혁을 낳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11일 오전 10시 기준 신규 환자가 34명이라고 정례 브리핑했다. 바이러스 종식이 요원해지면서 이제는 ‘Anti-Corona’를 ‘With-Corona’로 인식을 바꿔 ‘Post Corona’ 시대를 전망하며 새로운 사회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0일 올해가 가장 늦게까지 장마가 이어진 해라고 발표했다. 장마 기간은 지난 6월 24일부터 시작해 8월 16일까지 계속되면서 33년 만에 가장 늦게 끝난 장마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정확히 사전 예측을 하지 못한 비판의 십자 포환을 받으면서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답변했다.

 

다행히 소멸했지만 태풍 ‘장미’까지 겹치면서 계속되는 국가재난 사태에 대한 대비ㆍ대응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11일 기준 장마와 관련해 인명피해는 사망자 38명과 실종자 12명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로 잠정 집계하고 있다.

 

인천 지역에는 지난 2일 호우경보가 발효됐으며 7일까지 최대 150㎜의 장대비가 내렸다. 비가 잠시 주춤했지만 8일부터 다시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호우경보는 굵은 장대비가 쏟아진 후 빗줄기가 소강상태를 보여 지난 10일 오전 5시 해제됐다.

 

필자는 9, 10일 1박 2일 24시간 동안 특별비상근무에 임하면서 폭우 속에서 화재진압 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뛰어다닌 경험이 기억에 생생하다.

 

총 6건의 화재 출동에서 3건은 피해가 경미해 현장 안전조치 후 귀서했다. 하지만 나머지 3건은 상당한 손실이 발생해 화재진압과 화재조사에 보다 신중해졌다.

 

코로나19에 폭우까지 겹쳐 배달 주문이 증가한 가운데 7층 합건물 1층에 있는 치킨가게에서 기계적 요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튀김찌꺼기가 가스버너에 착화되면서 발화한 불을 진화하던 중 4층 근린생활건물에서의 누전 화재가 접수됐다.

 

이 현장에서는 계단참에 위치한 인입선의 메인 차단기에서 단락흔이 관찰되고 옆의 계량기함에 빗물이 유입돼 젖어 있는 상태를 확인했다.

 

메인차단기 절연열화ㆍ다습한 먼지에 의한 트래킹(tracking) 현상으로 도전로가 형성되면서 발화된 화재현장에는 지속해서 ‘지찍’하는 소리와 스파크가 발생하고 있었다.

 

이에 경찰 측에는 폴리스 라인으로 행인 통제를, 한국전력공사 측에는 전기차단으로 안전조치를 당부했다. 한전 전기공급약관에는 전기공사 시 1인 입선 1계량기를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인입선으로부터 메인 차단기와 분기(누전) 차단기가 설치돼 있는 바 누전차단기가 노후화되고 누전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화재나 풍수해 등의 재난은 경기가 안 좋아 살아가기 힘든 서민과 기업인에게 더욱 고통을 주는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재난은 가난한 자에게 더욱 가혹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극심한 사회 불평등을 조장한다.

 

각종 재난사고로 질병ㆍ부상이나 재산피해를 당해 119서비스를 받는 사람은 대부분 빈자와 약자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John C. Mutter 교수는 ‘재난불평등론’에서 재난이 더욱 사회 양극화를 초래한다고 폭로했다.

 

그는 재난이 가난한 이에게만 가혹하지 않으려면 ‘파인만의 경계(Feynman line)’에 서야 함을 강조했다. 저명한 핵물리학자인 Richard P. Feynman이 신학의 영역을 오가며 창의융합을 연구한 것처럼 인간에게 불가항력적인 재난도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으로 함께 접근하면 재난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랑스어인 ‘Noblesse Oblige’와 같이 높은 사회적 신분에는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가 필요하다. 사회 지도층이 국민에게 도덕적 의무를 다하고 모범을 보이는 사회는 건강하고 안전하다. 적어도 목숨에 관해서는 모두 평등한 세상이면 좋겠다.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9일 아파트 거주자가 가스레인지 음식물 취급 부주의로 이웃 주민에게 장대비가 내리는 외부로 긴급 대피하게 만든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10일 오전 3시 30분께 한 공장 창고에서는 누전에 의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두 화재 모두 취약시간임에도 발화 초기 119신고와 신속 출동으로 초동 조치가 이뤄지며 다행히 인명피해는 나오지 않았다. 재산피해는 동산ㆍ부동산을 포함해 소방서 추산 5백여 만원이 발생했다.

 

공장 화재는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소실됐다. 과거에 제조하다가 중국제품과 비교해 수지타산이 안 맞아 요즘은 전부 수입에 의존하며 5명의 직원이 겨우 운영하는 데 화재 피해를 당해 억장이 무너진다고 사장님이 하소연했다.

 

이에 필자는 업무 연속성 계획(Business continuity Planning)의 중요성을 상담해 드렸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 하나님과 초기 대응을 잘해 준 소방대원에게 감사드린다.

 

화재는 예방이 최선이다. 단 일단 발생한 화재에서는 인명피해와 연소 확산 방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장 화재에서 피해가 최소화된 원인은 외장재를 글라스 울(glass wool) 단열재 패널로 시공한 거로 분석된다.

 

아마 샌드위치 패널로 시공됐다면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대부분 소훼됐을 가능성이 크다. 글라스 울 패널은 유리를 고온에서 녹인 후 고속 회전력을 이용해 유리를 섬유처럼 만들어 일정 크기로 성형한 무기질의 광물섬유 단열재다.

 

글라스 울 패널 시공은 보온성, 보냉성, 단열성이 커 많은 양의 섬유가 섬세하게 집면돼 있다. 따라서 공기층이 미세하게 분할돼 열의 이동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또 무기질 자재이기 때문에 불연성이 좋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인체에 해로운 유독가스도 발생하지 않는다.

 

시민의 믿음과 응원의 밥을 먹으며 재난대응에 최선을 다하려 소방차는 사이렌을 울리면서 오늘도 폭우가 내리는 이른 새벽에 힘차게 달린다.

 

계양소방서 현장대응단장 소방령 김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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