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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림(Tr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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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기사입력 2020-06-22

다이빙에 관심 있는 구조대원들에게 ‘어떤 주제로 글을 쓰면 좋을까?’라고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대답이 ‘중성부력’과 ‘트림’이었다. 이 두 가지는 다이빙에 있어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어렵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지난 호에서는 ‘중성부력’에 대해 논했으니 이번 호에서는 트림에 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트림(trim)이란?

트림을 다루면서 20세기와 21세기를 나누는 게 거창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국내에서 다이빙하며 트림에 관해 듣고 자세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건 21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다.

 

20세기 때만 해도 테크니컬 다이빙을 전문적으로 하는 다이빙협회 외에는 트림에 대한 교육을 거의 하지 않았다. 물론 그 전에 외국에서 동굴이나 난파선 다이빙을 하던 분들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다이빙 환경과 특성상 트림 자세로 다이빙할 수밖에 없었을 거다. 

 

그렇다면 트림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사전에서 트림을 찾아보면 ‘다듬다’, ‘잘라내다’, ‘손질하다’와 같은 뜻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다이빙 용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잠수함의 전ㆍ후부 경사도가 0°인 상태’1)를 의미하는 ‘Neutral Trim’ 또는 ‘중성 트림’을 찾아보면 우리가 다이빙에서 흔히 말하는 그것과 같다. 그러므로 ‘Trim’보단 ‘Neutral Trim’이 정확한 용어다. [사진 1]처럼 몸의 기울기가 수평인 자세를 말한다.

 

▲ [사진 1] 트림 자세

 

국내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에게 처음으로 트림 자세가 알려졌을 때 많은 논쟁이 있었다. 처음 접하는 다이버들에게 트림 자세는 불편하고 배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트림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수중동굴, 난파선과 같이 시야와 공간이 제한된 곳에서 다이빙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곳에선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자세나 오리발 킥(flutter kick)은 사용할 수 없다. 바닥 부유물이 뜨지 않게 해야 하고 물의 저항을 최소화해야 하며 협소한 공간도 통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많은 다이빙협회에서 테크니컬 다이버뿐 아니라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에게도 트림 자세를 교육ㆍ보급하고 있다. 무분별하고 절제되지 못한 오리발 킥 사용을 자제해 산호나 기타 바다 생물을 보호하고 더욱 효율성 있는 다이빙을 하자는 취지다.

 

개인적으론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트림 자세는 물의 저항을 줄여주기 때문에 수중에서 유영할 때 체력을 아낄 수 있고 이에 따라 공기 소모를 줄이는 장점도 있다.

 

감압 다이빙할 땐 수평자세로 인해 신체가 동일 수심에서 감압할 수 있어 호흡 순환이 좋다. 따라서 수직자세(보통 상체부터 하체까지 1.5m 차이) 보다 감압 효율이 더 크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의견에 대해선 무조건 동의하지 않는다. 

 

필자는 1992년 군대에서 처음 다이빙을 시작했다. 2003년 테크니컬 다이빙을 접하게 되면서 수중 수색에 접목했는데 정밀한 중성부력과 트림 자세는 수중 시야가 좋지 않은 현장에서 수중 부유물이 발생하지 않아 시야 확보에 큰 도움이 됐다. 

 

또 다양한 킥(kick) 구사로 모든 추진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면서 양손이 자유로워져 인양 장비나 기타 장비를 사용하기가 편해졌다. 물론 지난 호에도 기술했지만 모든 구조 환경에 다 적합한 건 아니다.

 

트림을 위한 장비 선택

▲ [사진 2] 백플레이트와 결합되는 윙 스타일의 부력조절기  

▲ [사진 3] 백플레이트 하네스

 




 

 

 

 

 

 

 

 

 

 

 

 

 

트림 자세를 취하기 위해선 장비 선택도 중요하다. 일반 레크리에이션용 부력조절기보단 백마운트(Backmount) 방식의 부력조절기가 좋고 백플레이트(Backplate)와 결합되는 윙 스타일의 부력조절기가 좋다.

 

백플레이트 하네스(Harness) 길이 조절도 중요하다. 백플레이트 하네스를 착용했을 때 손을 뒤로 넘겨서 백플레이트의 위 끝부분에 손가락 약지와 중지가 한마디 정도 닿을 정도면 좋다.

 

드라이슈트를 착용하는지, 웻슈트를 착용하는지 그리고 드라이슈트 내피를 어떤 걸 입는지에 따라 길이가 달라지니 꼭 입고 하네스를 조절하는 걸 권한다. 

 

트림의 올바른 자세

장비를 착용하고 수중에 입수해 [사진 1]처럼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어 등을 아치 모양으로 만드는데 이때 머리만 들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으므로 가슴을 펴는 게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된다.

 

허리를 너무 휘면 배가 나오고 다이빙이 끝난 후 허리 통증이 올 수 있다. 그러므로 무리하게 허리에 힘을 주기보단 익숙해질 때까지 골반을 내미는 게 좋다. 무릎은 수면과 평평하도록 올리고 오리발도 최대한 물의 저항을 받지 않도록 평평하게 한다.

 

이렇게 트림 자세를 취해보면 처음에 쉽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트림 자세를 취하기 위해선 우선 중성부력이 기본이 돼야 한다.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정확한 중성부력을 유지하고 트림 자세를 취했는데 머리가 앞쪽으로 기울어진다면 머리 쪽으로 무게중심이, 다리 쪽으로 기울어지면 다리 쪽으로 무게중심이 있는 거다.

 

좌, 우 균형은 윙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왼쪽이 무거워서 왼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오른쪽으로 기울여 윙의 왼쪽으로 공기를 더 넣으면 된다.

 

앞, 뒤 균형은 무릎을 피는 각도로 조절하는데 앞쪽으로 기울어지면 무릎을 펴주고 뒤쪽으로 기울어지면 무릎의 각도를 더 좁혀주면서 균형을 잡는다.

 

만약 이렇게 했는데도 앞, 뒤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하네스가 제대로 조절됐는지 확인하고 다시 조절하고 시도하는 게 좋다.

 

 

트림… 반드시 해야만 하는가?

트림 자세가 처음 국내에 들어와 보급됐을 때 ‘트림을 잘하는 건 곧 다이빙을 잘하는 거다’고 생각하는 다이버도 있었다. 트림 자세는 분명 많은 장점이 있지만 다이빙을 함에 있어 무조건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상승 도중에 드라이슈트 내에 공기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한다거나 다리 쪽으로 공기가 들어가 거꾸로 뒤집히는 상황에서도 트림 자세만을 고집한다면 아마 그 다이버는 곧장 수면 위까지 상승하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거다. 상승 시 연습이 부족하거나 부득이하게 드라이슈트 공기 배출이 원활하지 않을 땐 한 번 몸을 세웠다가 공기를 배출하고 다시 자세를 다듬는 게 좋다.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해 구조가 필요한 다이버를 트림 자세로 인양ㆍ구조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트림 자세로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상승하게 되면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다이버의 기도가 확보되지 않아 오히려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림 자세는 다이빙을 하는 구조대원으로서 수중구조 활동 시 응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거지 무조건 해야 하는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떤 다이빙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수중구조 활동을 하는지에 따라 유연하게 그 상황에 맞는 수중 자세를 취했으면 한다.

 

1) 출처 네이버 사전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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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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