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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주택용 소방시설’로 쓰고 ‘주택용 생명시설’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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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최재원
기사입력 2020-05-22

▲ 동해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최재원

꽃샘추위도 가고 곳곳에 핀 화사한 꽃들이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하는 요즘이다. 매년 이맘때면 날씨가 풀리면서 우리 몸의 긴장도 느슨해진다. 이 틈을 타 부주의라는 불청객이 찾아와 생각지도 못한 화재를 일으킨다.

 

2019년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를 보면 전체 화재(4만102건) 중 주택 화재는 총 1만1059건으로 약 27%를 차지했다. 주요 내용은 공동주택 4839건, 단독주택 5821건, 기타주택 399건 등이다. 반면 화재 사망자는 전체 284명 중 절반이 넘는 159명(55%)이 주택에서 나왔다.

 

그렇다면 주택에서 화재로 인해 사망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의 곁에 항상 만연해 있는 ‘부주의’ 때문이다. 특히 잠자는 심야시간대에 발생한 주택화재는 더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

 

부주의 화재는 음식물을 조리하거나 빨래를 삶을 때 자리를 비우고 담배꽁초 불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채 버릴 때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름을 사용한 요리를 하던 중 불이 나면 당황한 관계자가 물로 진화를 시도하면서 연소를 확산시키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월 동해시 동회동 소재 모 아파트에서는 음식물 조리 중 화재가 발생했지만 소화기로 초기 진화해 큰불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간이화장실에서 담배꽁초 불티로 추정되는 불이 발생했지만 최초 신고자가 소화기로 신속하게 진화하며 연소 확대를 방지한 사례도 있다.

 

화재진압은 초기 5분, 다시 말해 ‘골든타임’이 중요하다. 화재 발생 시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가정마다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주택화재경보기)을 설치하는 거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8조’에 따라 단독ㆍ연립ㆍ다가구주택 등(아파트, 기숙사 제외)에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소화기는 세대ㆍ층별 1개씩이며 주택화재경보기는 구획된 실(침실, 거실, 주방 등) 마다 1개씩 필요하다.

 

이미 발생한 화재는 되돌릴 수 없다. 아무 준비도 없이 화재 상황을 마주친다면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이미 일을 그르친 후에 바로잡는 것은 소용이 없다.

 

소화기는 화재 초기 소방차 1대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주택용 소방시설을 구입하려면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소화기 1개와 주택화재경보기 1개로 소탐대실을 막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현명한 선택이 있을까?

 

주택용 소방시설이 내 가족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소한의 안전시설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지금 당장 구비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로부터 가정의 행복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

 

동해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최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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