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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는 국가 화재안전을 위한 필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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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사입력 2020-05-20

▲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우리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이천 물류창고 화재와 같은 대규모 화재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 거의 매일 크고 작은 규모의 화재발생과 적지 않은 생명의 희생에 관한 언론보도를 접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은 모든 국민이 바라는 국가이고 소원이기도 하다. 안전을 실현하지 못하는 국가나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더 이상 존립의 정당성을 갖지 못하고 존립해서는 안 된다. 화재안전은 국가가 실현해야 하는 중요한 안전과제다.

 

특히 도시화로 인해 건축물의 심층화·고층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현대사회에서 화재안전에 대한 사회적 욕구에 정부는 적지 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화재를 예방하고 화재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건축물과 같은 소방대상물에 대해 스프링클러, 소화전, 제연설비 등의 소방시설을 설치하게 하는 법령을 제정ㆍ운용하고 있다.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설계되고 시공되는 소방시설은 당연히 해당 건축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해 화재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제천 스포츠센터의 화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소방시설이 설치된 건축물이라 하더라도 대규모 화재로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있다.

 

그 원인은 소방시설공사나 유지관리가 적합하게 되지 않아 화재발생 시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데에 있다. 소방청이 실시한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에서 건물 10곳 중 4곳에서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3년 평균 화재발생 중 소방시설이 작동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례는 약 20%에 이르고 있다. 소방시설은 화재로부터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설계되고 시공돼야 한다.

 

설계기준에 충실한 소방시설공사는 이에 필요한 적정한 공사비가 투입될 때 실현된다. 적정한 소방시설공사는 품질이 보장된 소방용품을 기술력이 높은 기술자에 의해 시공될 때 가능하다.

 

소방시설공사는 사업자인 소방시설공사업체가 시공한다. 문제는 정상적인 소방시설공사로는 적정한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소방시설공사 시장구조가 해당 소방시설공사업체로 하여금 부실한 소방시설공사를 하도록 유인한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소방시설공사를 방해하는 요인은 소방시설공사를 건축공사에 종속시키는 일괄발주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물 발주자는 적합한 소방시설공사에 필요한 소방시설공사 비용을 책정하나 소방시설공사가 건축공사에서 분리발주가 되지 않음으로써 소방시설공사에 돌아가야 하는 상당한 비용이 다른 곳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는 소방시설공사를 적정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소방시설공사의 분리발주는 저가 하도급으로 활용하지 못하던 좋은 품질의 자재를 소방시설공사에 사용하고 우수 기술인력을 투입해 소방시설공사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소방시설공사의 분리발주가 가져오는 사회적 편익은 이뿐만 아니라 화재피해를 감소해 건축물의 안전성을 증대하고 소방시설의 유지관리비를 절감하게 한다.

 

건축공사에 연관된 전기공사와 정보통신공사는 이미 법령상 건축공사에서 분리발주제도를 도입해 세계적으로 그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소방시설공사는 아직 건설시공의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건설공사에 일괄발주되고 있다.

 

국민안전의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소방시설공사를 전기공사나 통신공사보다 먼저 분리발주제도가 정착됐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소방시설공사가 분리발주제도로 자리매김하지 못하면서 화재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위협받고 있다.

 

20대 국회는 국민이 화재로부터 안전한 국가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인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를 더 이상 다음 국회로 넘기지 말고 법제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사회에서 더는 화재로 인해 생명과 건강이 침해받지 않도록 소방시설공사가 건축공사에 분리발주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길 기대한다.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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