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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여정… ‘홍콩소방학교의 CFBT 교육’-Ⅲ(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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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소방서 최기덕
기사입력 2020-04-20

우리도 경험적으로 화재현장에서 사용했던 전환 공격

이제부터 얘기해 볼 주제는 조금 민감한 내용입니다. 전환 공격(Transitional Attack)은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전환 공격의 목적은 내부 화재진압이 아닌 내부의 요구조자와 내부로 진입할 진압대원에게 더욱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함입니다.

 

지난 호에 Modern vs Legacy Fire Room(현대의 격실 화재와 과거의 격실 화재)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할아버지 세대의 소방관들은 화재현장에서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우리 세대의 소방관들보다 많았습니다.

 

홍콩의 격실에서는 좁은 공간에 많은 석유화학 물질 물건이 있어 열 방출률이 크고 화재 시 커다란 창문이 깨지면서 다량의 공기가 화재실에 유입돼 극한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내부 사람들이 탈출할 수 있는 시간도 짧아집니다. 

 

▲ [그림 1] 홍콩 화재의 특성

▲ [그림 2] 홍콩의 거주 특성



 

 

 

 

 

 

 

 

 

 

2013. UL과 NIST가 화재 현상과 화재현장에 관한 연구(Fire Behavior and Tactical Considerations)를 하고 격실 화재 시 외부에서 화재 상황을 개선한 후 내부에 진압할 것을 권고하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의 소방기관에서 전환 공격을 화재진압 SOP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아파트와 같은 여러 층의 건물화재에서도 외부에서 주수 활동을 했습니다. 외부 주수의 목적은 상층부로의 연소확대 방지였고 좀 더 방어적인 전술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화재진압에 걸리는 시간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아래 [그림 3]은 2017년 중반께 홍콩 시내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입니다. [그림 3]의 적색 동그라미 부분이 잘 안 보이시겠지만 할머니 한 분이 손수건을 흔들며 구조 요청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은 시간이 조금 지난 후 검은 연기에 갇혀 사망하셨습니다. 

 

[그림 4]는 개념도입니다. 홍콩의 나이 드신 분들은 집안에 제단을 모시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분의 거실에도 제단이 있었고 화재는 이 제단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요구조자는 거실과 나무 재질의 벽으로 구획된 침실에 있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침실의 요구조자를 화재로부터 보호해주던 나무 재질의 격벽이 불에 타서 무너집니다. 만약에 이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 있었다면 요구조자의 생존확률이 더 커졌을 것입니다.

 

▲ [그림 3] 홍콩의 2017년 아파트 화재

▲ [그림 4] 요구조자, 나무 격벽, 거실의 화점




 

 

 

 

 

 

 

 

 

[그림 5]는 전환 공격에 대한 사례입니다. (주수 테크닉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화재 진행속도가 빨라 소방관이 그 진행속도를 따라잡기에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소방관이 현장 도착 후 신속한 외부 주수로 화재의 진행속도를 느리게해 내부 요구조자의 생존율을 높였습니다. 그 시간 동안 준비된 진압대원이 내부로 진입해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 [그림 5] 전환 공격

 

그런데 위와 같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진압대원은 내부로 주수를 한다면 화재실에 수증기가 발생하고 공기를 유입시켜 화재의 진행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주수를 망설일 겁니다. 

 

UL에서는 ‘내부 주수와 외부 주수를 이용한 화재진압에 따른 진압대원의 안전과 요구조자의 생존에 관한 영향(Impact of Fire Attack Utilizing Interior and Exterior Streams on Firefighter Safety and Occupant Survival)’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했습니다.

 

공기 유입(Air Entrainment)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분무 주수보다는 직사 주수(주수패턴이 없는 형태의 정지 주수)로 하는 것, 개구부에서 먼 거리보다는 가까운 거리에서 내부로 주수하는 게 공기 유입을 최소화한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그림 6]은 각 주수 방식에 따른 평균공기유입량(Average CFM, ft3/min)을 보여줍니다. 물방울 지도(Water Mapping)에 관한 연구에서도 주수 패턴이 없는 직사 주수를 통해 최대한 가파른 각도로 화재실 천장을 향해 주수하는 게 천장에 반사된 물방울이 화재실에 골고루 퍼져 스프링클러의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건물 외부에서 주수할 때 건물과 최대한 가까워야 하지만 건물로부터 낙하물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 [그림 6] 주수 방식에 따른 평균 공기 유입량

▲ [그림 7] 전환 공격 시 외부 주수 방법




 

 

 

 

 

 

 

 

 

실물화재실험(Full Scale Experiments)에 대한 동영상은 유튜브 검색창에 ‘Fire Attack Full-Scale Experiments’로 검색하시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그림 7]처럼 전환 공격 시 직사 주수로 천장을 향해 약 15초 정도 주수하고 화재 성상 변화를 관찰합니다. 필요하면 다시 약 15초 정도 주수합니다. 진압대원이 내부진입 준비가 되면 외부 주수는 정지합니다.

 

소방관이 교통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해서 하는 일은 2차 사고 방지와 현장 안정화 작업입니다. 현장 안정화 작업으로 차량이 더 움직이지 않도록 고임목을 대고 시동키를 끈 후 브레이크를 작동시킵니다. 이같이 화재현장에서도 외부 주수를 통해 화재가 더 발전하지 않도록 현장을 안정화하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화점을 찾아 좀 더 깊은 곳으로

오후에는 전환 공격 주수 연습을 하고 두 곳의 화재실에 연료적재(Chipboard Loading) 후 2개 조로 나눠 Long Attack을 진행했습니다.

 

▲ [그림 8] 전환 공격 주수 실습


조별로 지휘자(열화상카메라 소지)와 관창수, 관창 보조의 임무를 부여받고 실습했습니다. 격실 내부로 진입해 요구조자를 찾아 구조하고 화재를 진압하는 시나리오로 훈련목적은 Gas cooling과 접근(Zone A, B, C) 절차 숙달, 소방호스 관리였습니다.

 

내부로 진입하니 열기와 농연(연기 발생기 가동)이 가득해 화염이 보이기 전까지는 열화상카메라의 도움 없이는 전혀 앞을 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공기호흡기에서 나는 소리와 나무가 타는 소리가 커서 저와 미국 교육생(제가 속한 1조의 관창수), 홍콩 교관과의 영어를 통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내부진입 후 왼쪽으로 돌고, 오른쪽으로 돌고, 문을 열고 돌아다니며 요구조자를 발견하고 화점도 발견하면서 진압훈련을 했습니다. 이때 방향을 바꾸는 모서리가 많아 호스를 이동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 [그림 9] Long Attack

 

▲ [그림 10] Long Attack 브리핑


[그림 10]은 브리핑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림 11]은 디브리핑 모습으로 검은색 실선이 내부 진입 후 진행ㆍ철수한 동선이고 화점의 위치도 나타나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졸라맨 모양으로 요구조자의 위치가 표시돼 있습니다. 이번 훈련에서는 요구조자를 발견하면 홍콩 교관에게 인계하는 것으로 요구조자 구조절차를 진행했습니다. 

▲ [그림 11] Long Attack 디브리핑

 

디브리핑 중 지적받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관창수보다 열화상카메라를 가진 지휘자가 더 앞에 위치해 관창수가 주수할 때 열화상카메라로 정확한 곳에 주수 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관창 보조는 호스의 방향이 바뀌는 모서리 부근에서 호스 관리를 잘해야만 관창수의 진압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화염의 이동속도(3㎧)보다 인간의 걸음 속도(1.5㎧)가 느립니다. 따라서 화세가 강해 탈출하려 할 땐 절대로 관창을 버리고 나오지 말고 화염을 바라보면서 낮은 자세로 뒷걸음질 치며 나에게 접근하는 화염을 향해 Gas cooling을 해야 한다고 재강조했습니다. 관창을 버리고 탈출할 땐 나를 향해 덮쳐오는 화염을 방어할 무기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홍콩소방학교에서의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 홍콩소방학교에서의 경험을 최대한 기록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 기억을 되살리려 해도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많아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경기 안산소방서_ 최기덕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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