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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여정… ‘홍콩소방학교의 CFBT 교육’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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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소방서 최기덕
기사입력 2020-04-10

지난 호에 이어 홍콩소방학교의 CFBT 교육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밤새 비가 촉촉하게 내린 둘째 날, 아침에 일어나 소방학교 이곳저곳을 산책하다 신임소방교육을 받는 홍콩 교육생들을 만났습니다. 

 

“left, left, left, left, right…”라는 구령에 따라 오와 열을 맞춰 이동하는 그들을 보면서 하루가 시작됐습니다.

 

Day 2 : TIC

오전 이론교육 ‘소방관의 두 번째 눈’

홍콩소방학교에서의 둘째 날은 열화상카메라에 대한 교육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교육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열화상카메라 이론을 간단히 살펴보면 모든 열에너지(-273℃ 이상의 온도)를 가진 물체는 적외선을 방출하고 온도가 높아지면 방출되는 적외선 에너지양도 많아집니다.

 

열화상카메라는 이런 에너지 차이를 시각화해 이미지로 만들어 우리에게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물체마다 방사율(Emissivity, 물체에서 에너지가 방사되는 비율)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방사율은 100이라는 에너지를 가진 물체가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외부로 방사하는가에 대한 비율입니다. 

 

현실에서는 100이라는 에너지를 갖는 물체가 에너지 100%를 외부로 방사하진 않습니다. 따라서 물체의 종류와 상태(고체ㆍ액체ㆍ기체), 온도에 따라 방사하는 비율은 0~100% 사이에 존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0℃의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을 온도계로 읽었을 때 97℃로 표현됐다면 이는 이 물체가 적외선 에너지의 양을 97%만 방사한단 뜻입니다.

 

[표 1]은 물질(체)별로 방사율을 나타낸 표입니다. 표를 보면 우리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콘크리트나 나무, 벽돌, 섬유 등의 물질은 0.95의 방사율을 가지며 우리가 사용하는 열화상카메라는 NFPA1801 기준에 따라 0.95 방사율에 민감하게 설계됐습니다.

 

▲ [표 1] 물질(체)별 방사율

 

우리는 열화상카메라를 통해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열에너지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농연 속 열기나 계단과 벽, 요구조자 위치, 화점 위치ㆍ주수(좋은 관창수는 적당한 양의 물을 적당한 형태로 적당한 곳에 주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되는 물을 볼 수 있습니다. 

 

▲ [사진 1] 금속 캐비닛 상부 내부의 숨겨진 열원

▲ [사진 2] 화점에서 벗어나는 주수





 

 

 

 

 

 

 

열화상카메라는 카메라로 들어오는 적외선 에너지의 크기 차이를 분석해 뜨거운 곳은 흰색으로, 차가운 곳은 검은색으로 시각화해줍니다. 위 [사진 1]과 [사진 2]는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화점을 찾거나 화점에 주수하는 대표적인 화면입니다.

 

이번에는 열화상카메라의 한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눈은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가면(햇빛으로부터 나오는 빛에너지 양이 많아져) 갑자기 눈이 부시고 그 후에(홍채가 눈으로 들어오는 빛에너지의 양을 줄여줘) 흐려진 시야가 선명해집니다.

 

이처럼 열화상카메라도 상대적으로 저온인 건물 밖에서는 고감도 모드로 검색하지만 갑자기 적외선 에너지양이 많아지는 화재실 안으로 들어서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동으로 저감도 모드로 변해 출력되는 이미지는 약간 흐려집니다. 따라서 화재실 안으로 들어갔을 때 열화상카메라로 출력되는 이미지가 흐려져도 카메라가 고장 난 건 아닙니다.

 

두꺼운 연기와 증기는 열화상카메라로 들어오는 적외선을 교란해 이미지와 온도 표시를 방해합니다. 아래의 [사진 3]을 보면 농연과 증기로 인해 열화상카메라 이미지가 교란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진 3] 열화상 카메라의 한계


1. 농연으로 인해 흐려진 시야

2. 반사된 물방울로 흐려진 시야

3. 증기로 인해 흐려진 시야

 

그러면 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은 뭘까요? 안전장갑을 낀 손등으로 열화상카메라 렌즈와 면체를 자주 닦아주면 됩니다. 그게 바로 최선의 방법입니다. 

 

열화상카메라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렌즈 시야각(FOV, Field Of View)은 인간의 눈으로 보는 시야각에 비해 약 1/3 수준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좁아집니다. 따라서 열화상카메라로 검색할 땐 열화상카메라를 천천히 움직이면서 검색해야 합니다. 

 

▲ [사진 4] 열화상 카메라의 시야각


1. 인간의 수평시야각 200°

2. 열화상카메라의 수평시야각 50°(기기마다 상이)

 

앞서 우리는 열화상카메라가 뜨거운 곳은 흰색, 차가운 곳은 검은색으로 시각화해준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래 [사진 5]처럼 검은색인 곳도 뜨거울 수 있고 흰색인 곳도 뜨겁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상대적입니다. 

 

▲ [사진 5] 열화상카메라에서의 상대적인 온도


1. 검은색이지만 285℃
2. 흰색이지만 40℃

 

이번에는 목표지점과 열화상카메라와의 거리에 따른 온도표시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래 [사진 6]을 보면 화점에 접근할수록 화점 온도가 높아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소방용 열화상카메라는 NFPA1801 인증을 받기 위해 특정 거리에서 정확한 온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용 열화상카메라는 특정 거리에서 온도 측정값을 읽는 게 아니라 열에너지를 통해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 [사진 6] 열화상카메라에서의 거리에 따라 다르게 표시되는 온도

 

1. 같은지점을 원거리에서 측정 : 251℃
2. 같은지점을 근거리에서 측정 : 510℃

 

그러면 유리창을 통해 열화상카메라를 보면 어떨까요? 아래 [사진 7]은 유리창을 통해 맨눈으로 내부를 본 모습과 열화상카메라로 유리창을 통해 내부를 보려고 했지만 열화상카메라를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유리에 반사돼 표시된 모습입니다. 적외선은 유리창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 [사진 7] 열화상카메라로 유리창을 봤을 때


1. 창문을 통해 맨눈으로 본 모습

2. 창문을 통해 열화상카메라로 본 모습

 

마지막으로 열화상카메라는 농연현장에서 연기를 통과해 볼 수 있으나 연기를 볼 순 없습니다. 이것은 장점이자 단점(한계)이 됩니다. 

 

왜냐하면 아래 [사진 8]처럼 뜨거운 가연물인 연기를 볼 수 없으므로 Gas cooling을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 할 수 있습니다.

 

▲ [사진 8] 열화상카메라로 연기를 봤을 때


1. 맨눈으로 본 열분해돼 방출되는 연기

2. 열화상카메라로 본 모습에 연기는 보이지 않음

 

열화상카메라는 굉장히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맨눈, 랜턴, 자신의 감각과 함께 사용해야 그 유용성을 잃지 않는 도구입니다. 자주 다뤄본 후 자신감을 갖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오후 실습교육 ‘소방관의 두 번째 눈을 잘 사용하려면’

Short Attack… 화재를 진압하라!

오전 이론교육을 마치고 오후 실습교육은 CFBT 훈련장에서 진행했습니다. 가장 먼저 Door entry([사진 9] 참조) 절차를 숙달했습니다. Door entry는 내가 화재실 내부로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하는 절차지 들어가는 절차가 아닙니다.

 

이후 첫 번째 화재에서 조별로 화재실 내부에 진입해 Short Attack([사진 10] 참조)을 연습했습니다. [사진 11]처럼 화재실 측면에서 Door entry를 한 후 내부로 진입해 화재진압 훈련을 했습니다. 

 

▲ [사진 9] Door entry 절차


1. 중성대 위치 확인

2. 외부 Gas cooling

3. 내부 Gas cooling

4. 중성대 위치 공유(Go/No go)

5. 외부 Gas cooling

6. 진입ㆍGas cooling

 

실습 전 브리핑([사진 11] 참조)에서 교관이 충분히 주지시켰음에도 디브리핑 시 화재실 내에서 Gas cooling에 필요한 정확한 주수기법 활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 [사진 10] Short Attack 연습


1. Zone A, B

2. Zone C

3. 철수

 

▲ [사진 11] Short Attack 실습 전ㆍ후 브리핑


1. 첫 번째 화재의 브리핑

2. 첫 번째 화재의 디브리핑

 

Long Attack… 선착대를 도와 화재를 진압하라!

두 번째 화재는 열화상카메라를 사용, 화재실 내부에 선착해 진압 활동을 하는 두 명의 동료로부터 관창을 인계받아 화재를 진압하는 미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미션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데다가 화재실 내부에서 교관과 교육생의 의사소통 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화재실 내부에서는 훈련 특성상 통역사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화재실 내부는 난장판이 돼버렸습니다.

 

[사진 12]처럼 수관을 따라 내부에 진입해 보니 농연과 어둠으로 열화상카메라가 없으면 화점 주위에서만 앞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창은 바닥에 놓여 있었고 브리핑 때 얘기하던 동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부 교육생은 요구조자(쓰러져 있는 마네킹)를 보기는 했으나 바닥의 요구조자가 사라진 동료인지 알 수 없어 구조절차에 대한 명확한 행동이 없었습니다. 또 화점(불깡통) 여러 곳에서 불꽃과 연기가 계속 타오르고 있어 우선 화재(모든 화점)를 진압하고 나왔습니다. 

 

▲ [사진 12] Long Attack 실습에서 열화상카메라 화면


1. 화재실 밖에서(고감도 모드)

2. 화재실 밖에서(저감도 모드)

3. 내부 진입 후 수관을 따라 이동

4. 동료와의 대화

5. E방향의 열기

6. E방향 화점 도착(저감도 모드)

7. W방향 화점 도착

8. 요구조자 발견

9. 탈출

 

디브리핑에서 “내부로 진입했을 때 왜 열화상카메라를 사용하지 않았나?”, “먼저 화재를 진압하던 동료들이 사라졌는데 왜 검색하지 않았나?”, “왜 열화상카메라로 바닥만 보고 다녔나?”, “쓰러진 요구조자를 발견했나? 발견했으면 어느 위치에서 발견했나?” 등 지적을 많이 받았고 디브리핑 후에야 전체적인 시나리오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 [사진 13] Long Attack 실습 전ㆍ후 브리핑


1. 두 번째 화재의 브리핑

2. 두 번째 화재의 디브리핑

 

둘째 날 교육은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하루에 화재진압 출동을 두 번이나 한 후 몸이 굉장히 피곤했지만 열화상카메라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다시 되새기는 기회가 된 교육이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열화상카메라의 분류와 사용법 등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공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안산소방서_ 최기덕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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