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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속 현장안전 “탈수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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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소방학교 안지원
기사입력 2020-03-04


지난해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여름철 평균기온을 기록할 정도로 역대 최대 폭염을 기록했다. 각종 뉴스에서는 온열 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 바빴고 스마트폰 재난 메시지도 일사병과 열사병을 계속해서 경고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더위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2018년 온열질환자는 총 4526명. 이 중 사망이 48명이다. 환자나 사망자 발생 모두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체계 운영 시작 이래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1)


신체는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심부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피부 혈류량을 늘리고 땀(수분)을 배출, 증발시켜 열을 내린다. 고온다습한 환경이나 방화복처럼 통풍이 좋지 않은 복장으론 땀 증발이 어려워 체온상승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지속해서 수분 공급 없이 땀이 배출될 경우 신체는 과도한 발한으로 저혈량 즉 ‘탈수’ 상태가 된다. 이는 심박출량 저하, 심박 수 증가, 저산소증으로 인한 혐기성 대사의 결과물인 젖산의 혈중농도 상승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지속해서 수분공급이 없을 경우 더 이상 땀 배출이 되지 않아 결국 체온조절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 [그림 1]땀 배출로 세포 외액의 용적량이 줄어들면 삼투작용으로 세포 내액의 용매가 이동한다. 지속해서 세포 내 수분이 유출되고 탈수 상태가 심해지면 세포는 기능부전에 빠진다.

 

여름철 온열질환자의 상당수는 노인과 영유아다. 그렇다고 평소 신체는 건강하지만 열악한 환경에 자주 노출되는 소방관들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여름철 더운 현장에서의 육체 작업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으나 소방관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 때문에 방화복과 같은 개인 보호장비(이하 PPE: 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를 벗을 수 없는 소방관에게 여름철 작업 환경은 큰 위협이 된다.


두껍고 열기가 통하지 않는 방화복은 발한작용을 방해해 심부 온도를 계속해서 상승시킨다. 다양한 연구논문들을 보면 지속적인 열 스트레스는 심장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2) 소방관의 탈수 상태가 이런 현상을 악화시킨다는 문제도 꾸준히 제기됐다. 게다가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방관의 상당수가 이미 현장 도착 전 혹은 훈련 전 탈수상태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3)


 따라서 여름철 열에 노출된 작업환경에서 탈수 위험을 낮추기 위한 방안들이 필요하다. 그 중 지속적인 수분 관리는 필수 요소다.


 이와 관련한 매우 유의미한 논문이 있어 소개한다.4) 이 논문은 우리 몸이 탈수 혹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육체 활동 시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

신체 활동이 활발하고 건강한 남자 대학생 12명을 대상으로 각기 다른 날 세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는 ▲탈수와 열부하가 있는 상태 ▲열부하만 있는 상태 ▲탈수와 열부하가 없는 상태로 조건을 달리했다. 열 스트레스를 주기 위해선 PPE를 착용했다. 대조군에선 심부 온도 증가를 제한하고자 냉수를 튜브로 제공하는 순환식 냉각조끼를 착용했다.


정상 상태와 탈수 상태 조정을 위해 실험 24시간 전 급수를 제한했다. 24시간 전에 정상 실험군의 경우 2~3ℓ의 수분을, 탈수 실험군의 경우 1~1.5ℓ의 수분을 제공해 약한 탈수 상태(체중의 1~2% 감량)에서 실험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소방 훈련을 모방하고자 20분간 약 5km/h 속도로 러닝머신을 걸은 뒤 20분간 휴식을 취하는 형태로 총 100분간 운동 실험을 했다.

 

▲ [그림 2]세 개의 실험군으로 나눠 탈수/비탈수, 열 스트레스 가중 조건을 달리해 실험했다. 

 

결과
수분을 유지한 실험군의 경우 체중 변화가 거의 없었다. 열 스트레스가 없는 실험군에선 체중이 오히려 증가했으며 열 스트레스가 있는 실험군에서는 적은 수치(0.4%)의 체중감소가 확인됐다. 그러나 탈수상태에서 열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에는 큰 폭(약 3% 이상)으로 체중이 감소했다.

 

▲ [그림 3] 실험 후 체중 변화율 


심부 온도는 운동ㆍ회복 중 초기 2분 동안 상승한 후 다시 감소했다. 당연히 열 스트레스가 없는 실험군에서 심부 온도가 가장 낮게 측정됐으며 같은 열 스트레스를 받는 실험군에서 2~2.5배의 심부온도 증가를 나타냈다. 또한 탈수상태의 실험군은 그렇지 않은 상태의 실험군보다 더 높은 심부 온도를 기록했다.
탈수상태의 실험군에선 휴식 중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심부 온도를 기록했다. 회복 20분이 지난 후에도 적정한 온도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높은 체온을 유지했다.

 

▲ [그림 4]실험 후 심부온도 측정 결과 

 

▲ [그림 5]실험 후 심박동수 측정 결과 


심박수는 스트레스와 탈수 모두 없는 실험군에서 마지막 3회차 운동을 마쳤을 때 분당 105회(bpm)를 기록했으며 탈수 없이 열 스트레스만 있는 실험군에선 152bpm에 도달했고 약 50bpm의 차이가 있었다. 탈수 상태의 심박수는 이보다도 6bpm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탈수 상태는 심부 온도뿐 아니라 심박 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여름철 PPE를 착용한 상태에서 열 스트레스를 받는 육체 활동은 상당한 수준의 심장 부하를 유발하며 탈수 상태에서는 그 영향이 더욱 커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소방관의 경험을 통해 예측 가능했던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 PPE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열 스트레스는 작업이나 훈련 기간 심장에 부하를 주지만 신체가 탈수 상태일 경우 더 많은 심장부하와 심부 온도 상승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실험은 우리가 탈수를 어떤 관점에서 다뤄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우선적인 수분섭취”

실험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노출되는 작업 환경에선 수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당수의 소방대원이 탈수가 진행된 상태로 현장이나 훈련에 투입된다. 여름철 특히 혹서기에는 출동 대기 상태에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근무 대기시간 동안 불필요한 육체노동을 피해야 한다.


특히 출동벨이 울림과 동시에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다. 현장 출동 거리가 멀다면 이동하는 차량 내에서 우선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현장 출동 차량에는 생수나 스포츠 음료 등을 상시 구비해야 한다.


여름철 현장 출동 시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과잉대응의 원칙을 적용해 고강도 작업을 할 경우 대원들에게 휴식을 최대한으로 보장해야 한다.


“목마를 때 마시면 이미 늦다”

 

온열 질환이란?

여름철 자주 언급되는 온열 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일사병은 열탈진이라고도 부르며 가장 흔한 열 손상 증상이다. 일사병 환자는 피로나 두통, 오심, 구토 증상을 보이며 피부는 차갑고 축축해 진다. 빠른 맥과 호흡, 저혈압을 보이는 쇼크 징후를 보이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열사병으로 진행된다.


열사병은 열 손상 중 가장 위험한 단계로 심부 온도가 40도 이상이며 체온조절 기능 부전으로 여름철 어린이와 노약자에게 많이 일어난다. 특히 그 사망률이 50%에 육박한다. 질병관리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온열 질환 사망자 48명은 모두 열사병 환자였다.


임상에서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의식상태의 변화다. 열사병은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으로 체온조절 기능을 상실한다. 의식의 경우 혼돈 상태부터 무의식까지 다양한 변화를 나타낸다.


또 의식이 있더라도 피부가 뜨겁고 건조하다면 열사병을 의심해 적극적인 체온 저하 처치를 해야 한다.

 


References

1)질병관리본부(2019). “2018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운영 결과”
2)Smith, DL, DA Barr, and SN Kales. (2013) “Extreme sacrifice: sudden cardiac death in the US fire service.” Extreme Physiology & Medicine, 2013; 2:6
3)DENISE L. SMITH, JEANNIE HALLER, WESLEY K. LEFFERTS, ERIC M. HULTQUIST, AND PATRICIA C. FEHLING. (2015) “PPE, Heat Stress, and Cardiac Strain: a Study.”
Fire Engineering.
4)Horn, GP, J Deblois, I Shalmyeva, and DL Smith. (2012) “Quantifying dehydration in the fire service using field methods and novel devices.” Prehospital Emergency Care, 2012; 16(3): 347-355.


 

강원소방학교_ 안지원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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