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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소방산업 발전하려면 기형적인 시장 구조 개선해야”

한국소방산업협회 공식 출범… 기념 세미나 열려
산업 규모 매년 커지는데 질적 성장은 제자리걸음
제조업 허가제ㆍ소비자 권리 대책 등 필요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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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 기자
기사입력 2019-12-09

 

[FPN 신희섭, 최누리, 박준호 기자] = 우리나라 소방산업의 성장 배경과 기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시장 구조의 문제점을 되짚어 보는 세미나가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소방산업 육성발전을 주제로 진행된 이 날 행사는 지난달 11일 소방청으로부터 정식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인가받은 한국소방산업협회의 출범 기념식과 함께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비례대표)과 권미혁 의원(비례대표), 무소속 정인화 의원(전남 광양시, 곡성ㆍ구례군)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소방산업협회가 주관한 세미나에는 김홍필 소방청 차장과 임광규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기술사업이사, 주승호 한국소방기술사회장 등을 비롯해 200여 명이 넘는 분야 관계자가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웠다.

 

▲ 사진 좌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권미혁 의원, 소방청 김홍필 차장 


세미나에 앞서 이재정 의원은 축사를 통해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소방용품의 오늘을 진단하고 내일을 전망하면서 현재 필요한 개선점과 그 해답이 제시되는 세미나가 되길 기대한다”며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전문가들의 지혜와 역량을 집약해 주길 바라며 저 역시 20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그날까지 남은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미혁 의원은 “16만 소방산업인의 목소리가 돼줄 한국소방산업협회의 설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소방산업의 발전 기반이 좀 더 탄탄해지고 우리 소방산업도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고 도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협회 출범을 축하했다.


정문호 소방청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홍필 소방청 차장도 협회의 출범을 축하했다. 김 차장은 “지난 10여 년간 소방산업의 규모는 연 12조원에서 16조원으로 성장해왔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지금 또 한 번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협회가 구심 역할을 수행하면서 산업 분야를 대변하는 단체가 되길 바라며 소방산업의 발전을 위해 소방청도 발전기금 마련 등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 박종원 한국소방산업협회장 


박종원 한국소방산업협회 초대회장은 “협회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금과 같이 초심을 잃지 않고 소방산업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기념행사에 이어 진행된 세미나는 발제와 패널 토론으로 진행됐다. 김엽래 경민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고 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가 패널 토론의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로는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교수, 임종천 전원테크 대표, 최영 소방방재신문 편집ㆍ보도팀장, 문성준 한국소방산업협회 부회장이 참여했다.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 만족 못 하는 비정상적인 소방시장”
발제 - 김엽래 경민대 교수

 

▲ 발제자로 나선 김엽래 경민대 교수 


“소방시설은 법으로 강제하고 건축주는 단지 이행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하지 않는다. 소방시설에 투자해봐야 건축주 입장에서는 이익이 발생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방시설을 공급하는 자는 이윤을 얻기 위해 공급물량으로 승부한다. 저가 설비와 값싼 수입품 때문에 저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수요자나 공급자가 서로 만족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시장이 바로 소방시장이다”


김엽래 교수는 “소방산업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나름대로 국가 경제와 사회 등 많은 부분에 이바지해 오고 있지만 여기에 조금 더 덧붙여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노력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있다면 새로운 고부가 가치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만족도를 시장에서 높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소방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불완전한 소방시장의 구조적 요인과 정책 부재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저가 경쟁의 불완전한 시장구조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바로 제조ㆍ검사제도의 경직화, B2B 거래, 소방용품에 대한 소비자 정보 부족, 신기술에 대한 지나친 경계와 높은 진입 문턱, 소방안전에 대한 국민 의식 부족 등이다”며 “소방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조업 허가제도를 도입하고 검ㆍ인증 제도도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2B 거래에도 최종소비자가 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우수품질 제품으로 소방시설을 설치할 경우 보험요율 할인 등의 혜택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방시설에 대한 보험요율 할인은 건물주가 소방시설에 투자하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제도다. 미국의 경우 이 같은 보험 제도를 오래전부터 운용하면서 품질 좋은 소방시설을 설치토록 유도하는 등 매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김엽래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보험요율 할인 제도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화재보험협회 부설연구소인 방재시험연구원의 FILK 인증제품에 한해 운영되고 있고 더욱이 그 할인 방법도 다양하지 못해 현실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 교수는 “보험요율 할인제도는 단순히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것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다”면서 “보다 큰 틀에서 리스크 통제 등 관리적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며 만약 관계 당국 상호 간 합의가 어렵다면 소방산업 육성과 국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의원 입법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방용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김 교수는 권장내용연수를 설정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내용연수 설정에 대한 문제는 꽤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고 해법으로도 매번 제시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까지도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 교수 설명이다.


그는 ”내용연수 제도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제조사의 자발적 노력이 선행돼야 하고 소방용품관리 운영시스템 개선과 내구성 평가제도, 불용처리제도 도입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널토론>


김엽래 교수 발제에 이어 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산업 발전과 육성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 토론회 좌장 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교수는 “소방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지속 성장 가능한 맞춤형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며 “소방산업진흥 활성화를 위한 재원 확보방안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소방산업의 건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소방제조ㆍ설비와 부품 국산화 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하고 수요 중심의 연구개발 체계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사진 좌부터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교수, 임종천 전원테크 대표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임종천 전원테크 대표는 “소방설비 등의 설치와 운영은 법에서 강제하고 있는 것을 이행하기 위한 특성 때문에 최소의 기준만 맞추게 된다”며 “품질보다 가격이 낮은 제품이 시장에서 요구되고 이런 이유로 저가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방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기술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엄격한 허가제도 도입으로 제조업체의 영세성을 탈피할 수 있는 조건을 시장에 만들고 우수한 신기술을 제도권으로 빨리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지원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또 "소방시설과 IoT기술을 융합시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영 소방방재신문은 “소방산업 육성은 국민 안전 관점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최근 발생했던 불량 주방 자동소화장치 사건을 예로 들었다.

 

▲ 사진 좌부터 최영 소방방재신문 편집ㆍ보도팀장, 문성준 한국소방산업협회 부회장    


최 팀장은 “불량 주방 자동소화장치 사건은 화재 안전을 위한 소방용품이 되레 국민 안전을 위협했던 황당한 일”이라며 “이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실제 민원 내용을 보면 국민들이 소방용품 내용연수와 같은 기준이 필요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한 것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용연수 제도는 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라기 보단 국민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방용품을 잘 만들고 열심히 사업하는 기업이 잘 되는 시장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도덕하거나 불량한 기업은 퇴출시켜야 한다”며 “제조업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무나 소방용품을 제조할 수 없도록 제조업 품질과 공정을 확인하는 허가제를 도입하고 사후 검사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소방용품 유통 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손해 등을 배상할 수 있도록 배상책임보험을 가입시키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문성준 한국소방산업협회 부회장은 향후 협회의 역할과 구체적인 업무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문 부회장은 “협회는 앞으로 시장에 만연한 저가 출혈 경쟁을 반드시 지양할 계획”이라며 “업계의 여론을 정책당국에 건의하고 정책당국의 소방산업진흥정책에 대해서는 회원사를 비롯한 업계 전반에 전파ㆍ피드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우수 소방용품과 장비 등의 인증과 판로지원, 협업 증진과 낙후된 소방기술, 디자인을 견인해 소방산업을 발전시키면서 국민 안전 확보는 물론 고용증대와 해외 진출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단체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필요하면 관련 입법 활동도 보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희섭, 최누리, 박준호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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