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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화재 인명피해 줄이는 ‘대피공간’ 설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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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출 한국지진안전기술원장
기사입력 2019-08-26

▲ 최규출 한국지진안전기술원장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발생한 화재 건수는 4만2천여 건이다. 화재사고로 연간 360여 명의 귀중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화재 발생장소도 사람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인명피해가 많다.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1만2천여 건이고 사망자는 200명에 달한다. 최근 공동주택이 고층화되면서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도 늘고 있다.


아파트 안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현관문으로 대피해야 한다. 2층 이상의 경우 창밖으로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래서 고층 아파트는 대피공간을 만들어 현관문이 막히는 경우를 대비한다.


건축법은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대피공간 면적을 3m²로 규정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에 나서는 소방관들은 “주택화재 사망자는 모두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고 증언한다. 이런 현상은 사람이 패닉상태에서도 탈출구를 찾는다는 의미다. 밀폐 공간에서 연기로 앞이 보이지 않는 공포감에도 평소 이용하는 출입구로 탈출하려 하는 것이다.


피난행동이 자유로운 일반인들도 이처럼 비상탈출이 어렵다. 하물며 혼자서 행동할 수 없는 장애인은 비상탈출이 더 어렵다. 재난취약계층일수록 피난에서는 더욱 어려움이 많다. 이들을 위한 최선의 피난방법은 ‘대피공간’일 것이다.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1시간 정도 연기와 열기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화재가 발생하면 내열구조인 콘크리트 건물에서 화재가 최성기에 도달하는 시간은 1시간 정도다. 이 시간 동안 대피공간에서 피해 있으면 구조대 도착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모든 건축물은 일시적으로 피난이 가능한 대피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공동주택에는 설치토록 돼있는 대피공간이 왜 일반 상업용 건물에는 설치가 안되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좁은 공간 도심지에 건축된 상업용 건물에서 3m²는 큰 의미가 있다. 1평의 땅 값이 수천만인 대지에 지어지는 건물에서 1평의 건물 면적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건축주나 내 건물은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우선한다. 그래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대피공간’ 설치를 꺼리는 것이다. 공동주택에 설치하는 대피공간처럼 관련법이 규정하지 않는 한 어느 건축주도 설치하려 하지 않는다.


건물을 소유하는 모든 건물주가 의식을 바꾸도록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 2층 이상인 건물에는 해당 건물 평면적 10% 정도의 대피공간을 설치하도록 법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이렇게 설치된 대피공간은 건축면적에서 제외토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건축주가 큰 부담 없이 대피공간을 마련할 것이다. 이 방법만이 모든 건축물에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나 재난현장에서 혼자서 피난이 어려운 장애인, 노인, 어린이 등 재난취약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일 것이다.

 

최규출 한국지진안전기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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