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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 도입 1년… “두 마리 토끼 잡았다”

첫 재난안전인증 제품은 'LED재난조명', '다중추적 CCTV'
재난안전인증제품 적용한 CJ제일제당 부산공장 가보니…
행안부, 인증제도 활성화 위해 판로개척 등 지원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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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기사입력 2019-04-10

▲ 부산광역시 사하구 장림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부산공장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은 LED재난조명이 설치돼 있다.     ©최누리 기자

 

[FPN 최누리 기자] = 제천 스포츠 화재와 포항지진 등 재난 사고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직접 검증하고 재난안전 기술을 보증하는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지난해 1월부터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국민 안전과 밀접한 제품을 정부가 안전성ㆍ신뢰성을 검증하고 기술 개발과 판로 확대를 촉진하기 위해 추진됐다. 

 

재난안전제품을 수출할 때 품질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는 관련 인증제도가 없어 수출이 좌절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이 국가 기관의 인증제도 도입을 요구해 왔다”며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는 기업의 기술과 제품을 정부가 검ㆍ인증하고 사용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난안전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내 인증제도 운영 근거도 마련했다. 

 

이렇게 태생한 제도가 바로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다. 올해 초에는 재해를 낮추고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 2개 제품이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기도 했다.

 

최초 ‘재난안전인증제품’ 어떤 것 있나

▲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은 LED재난조명(위)와 다중추적CCTV(아래)     © 소방방재신문

 

올해 1월 인증을 받은 선진ERS의 LED재난조명은 하나의 조명 안에 상시전원과 비상전원을 분리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평상시 일반 조명으로 사용하고 정전이나 지진ㆍ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조명 색상이 적색으로 전환돼 위험한 상황을 즉시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대피를 위한 시야 확보도 가능하다. 

 

비상전원 분리 기술은 세계 최초 단층 복수 패턴 특허기술을 활용해 백색과 적색 칩(CHIP)을 지그재그 방식으로 활용, 균일한 조도가 나올 수 있도록 설계됐다. 4개 입력전원을 통해 상시전원(입력 1, 2번)과 비상전원(입력 3, 4번)의 릴레이 제어로 밝기와 색상을 스위칭 방식으로 국제 공용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이 LED재난조명은 CJ제일제당 부산공장과 서울 염동초등학교, 일산 백송고등학교, 고양예술고등학교 등에 실제 적용됐다. 

 

두 번째 인증을 받은 제품은 (주)영국전자가 개발한 자동 다중 추적 기능이 적용된 방범용 CCTV다. 360° 광역 감시가 가능한 어안렌즈를 통해 최대 8개의 움직이는 물체를 45m까지 촬영할 수 있다. 또 다른 카메라와 연동하면 연속적으로 최대 200m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아쉽지만 아직 현장에 적용된 사례는 없다. 

 

재난안전제품 첫 적용한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생산 2팀 포장파트 A동에 설치된 LED재난조명을 시현하고 있다. (왼쪽부터) LED재난조명 시연 전ㆍ후     ©최누리 기자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은 기술은 실제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지난 2일 <FPN/소방방재신문>은 첫 인증품 LED재난조명이 적용된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을 직접 찾았다. 재난안전제품의 활용 사례를 직접 둘러보고 시스템을 운용하는 관계자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부산 사하구 장림동 인근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부산공장. 1984년에 설립된 이곳의 크기는 2만5천평 규모에 이른다. 다시마, 햇반, 가정간편식(HMR) 등을 주력 생산하는 곳이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만 해도 1000명(협력업체 포함)에 달하는 대규모 공장이다.

 

규모만큼 재직 직원이 많아 안전에 유의할 수밖에 없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인식과 개선, 예방, 대응, 진단 등 5단계로 안전방침을 수립해 운영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문제를 인식하는 1단계를 비롯해 자원 등을 투입해 안전상 문제를 개선하고 인식과 개선 작업을 계속해서 전환하는 2ㆍ3단계가 있다. 4단계는 신규 설비ㆍ인력 등을 투입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대피 유도 등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지막은 CJ그룹 안전경영실, 각 사 환경안전팀, 각 사업장 팀별 대피와 소방, 화학물질 누출 등 훈련을 상ㆍ하반기로 나눠 실시하고 훈련 내용을 평가ㆍ보완하는 5단계다.

 

사고 대비를 위한 프로그램에도 CJ제일제당은 예방과 대응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생산 2팀 포장파트 A동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재난안전제품 인증을 받은 LED재난조명이 적용돼 있다. 중계기ㆍ스위치, IoT감지기, IoT허브, UPS(비상발전기) 등으로 구성된 시스템이다.

 

김용훈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생산 2팀 부장은 “한 번은 순간 정전으로 공장 내 전력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며 “이로 인해 공장 내부가 어두워져 생산 중단은 물론 직원들이 신속한 피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특성상 공장에는 제품을 이동시키는 컨베이어 벨트와 각종 생산 설비 등이 즐비해 있다. 이 때문에 대피로가 일직선으로 설계되지 못해 직원들이 피난 중 설비에 충돌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유사시 피난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2차 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사고를 계기로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은 안전하고 신속한 피난을 위한 대책에 고심했다. 그러던 중 재난안전제품으로 인정받은 LED재난조명을 검토 끝에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CJ제일제당 부산공장 관계자는 “정전ㆍ화재 등 재난 사고가 발생하면 일반 조명으로는 가시성 확보가 어렵다”며 “LED재난조명은 5초 내 적색 조명으로 전환돼 신속한 피난이 가능해 대피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색과 달리 적색은 투과가 좋고 사람에게 위험 인지를 빨리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색상 선택에서도 고민했다”며 “자동차 후면 라이트가 빨간색인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특히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은 이 시스템을 갖춘 후 정전 상황을 가정한 대피 훈련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를 검증하기도 했다. 당시 훈련에서는 정전 상태를 연출한 상태에서의 대피가 2분 30초나 걸린 반면 LED재난조명 설치 후에는 단 30초 만에 모든 대피가 끝났다. 이번 CJ제일제당의 재난 시스템 구축은 정부가 마련한 재난안전인증 제도를 거친 제품의 성공적인 정착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재난안전제품 ‘LED재난조명’은…

▲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생산 2팀 포장파트 A동에 설치된 LED재난조명을 시현 중 실시간 상황을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최누리 기자

 

성공적인 재난안전인증제품의 적용 사례로 꼽히는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이 LED재난조명을 선택한 배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설치 편의성이다. 부가적인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이 아닌 기존 조명만 교체하면 적용 가능했기 때문이다.

 

관리적 측면의 이점도 높게 평가됐다. 기존 비상조명등의 경우 배터리나 제품의 작동 여부를 하나하나 점검해야 하지만 LED재난조명은 연동 버튼 하나만으로 작동 여부는 물론 대피 훈련까지 가능하다.

 

기존 랜 등 유선 방식이 아닌 무선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도 필요 없다. 정전이나 화재 등 재난 시 인터넷 연결 장비의 손상으로 인한 기능 문제의 염려를 줄일 수 있다.

 

▲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생산 2팀 포장파트 A동에 설치된 중계기ㆍ스위치, IoT감지기.     © 최누리 기자

 

실제 포장파트 A동에는 메쉬 네트워크 블루투스와 연결된 IoT감지기와 중계기ㆍ스위치, IoT허브가 설치돼 있다. 이 같은 설비는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자간 접속이 가능한 메쉬 네트워크 블루투스를 통해 그물망 형태로 연결된다. 

 

실시간 정보를 주고받으며 온도와 연기ㆍ습도, 지진, 정전, 화재, 움직임 등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IoT감지기가 이를 인식하고 중계기를 거쳐 IoT허브로 관련 정보를 전송한다. IoT허브는 위험 신호를 분석해 다시 중계기에 LED재난조명 작동 신호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특히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관리자와 관할 소방서, 건물 관계자에게 관련 정보를 전송하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위치 파악과 LED재난조명을 제어한다. 비상전력을 공급하는 UPS는 불가피한 전력 차단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고 LED재난조명은 15분 이상 색상 변화와 점등이 중단될 일이 없다. CJ제일제당 부산공장 측은 사고 대비를 위해 LED재난조명의 확대 설치를 검토 중이다.

 

재난안전제품 제도, 새 도약 추진한다

 

재난안전인증제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 첫 인증 제품이 탄생했고 적용 인증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인증제도의 시행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아무리 좋은 재난시스템을 개발하더라도 공식적인 성능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수요자 입장에선 우후죽순 개발되는 재난 관련 제품의 옥석을 가리는 것 또한 쉽지 않다. 정부가 인증해 주는 재난안전제품이 국민 안전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행안부는 앞으로 제도 활성화를 위해 관련 홍보 등의 지원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국내 재난안전 산업 관련 기업체는 5만9251개로 전체 매출액이 41조8537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1.4%의 기업만이 수출 경험이 있고 49.1%는 연매출이 5억원 미만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내년까지 인증 제품에 대한 수의계약과 공공기관 우선 구매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산업통상자원부ㆍ경기도가 함께 매년 개최하는 ‘대한민국 안전산업 박람회’에 인증 제품을 전시ㆍ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재난안전제품 인증마크     ©행정안전부 제공

 

올해는 1차(3~4월)와 2차(7~8월) 접수를 통해 재난안전제품 신청할 수 있다. 기업이 자사의 재난안전제품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을 행안부에 신청하면 대상 여부 심사와 기술평가, 현장조사, 종합심사 등 4차례 심의를 거쳐 인증 여부를 결정된다. 인증 대상은 예측ㆍ진단과 감지, 대비, 대응, 대피, 구조, 복구, 기타 등 8개다.

 

인증 제품에는 ‘재난안전 인증’ 마크가 부여된다. 인증 유효기간은 제품 품질 유지 관리를 위해 3년 내 최소 1회 이상의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난안전제품 인증제도는 안전과 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추진됐다”면서 “안전 측면에서는 포항 지진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처럼 재난이 대형ㆍ복잡화되고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 백석역 온수관 파열사고 등의 예기치 못한 사고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수 기술ㆍ제품이 현장에 보급될 필요가 있다”며 “융ㆍ복합이 활발히 이뤄지는 재난안전 분야에서 검증 체계가 구축된다면 재난안전 표준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산업 측면에 대해서는 “기업 입장에서는 재난안전제품 인증으로 자사 기술과 제품의 경쟁력이 향상되는 등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며 “이 제도가 정착되고 활성화되면 재난안전 관련 벤처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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