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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개인보호장비, 청결하게 관리하자
대전동부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주우현   |   2024.11.13 [17:00]

 

▲ 대전동부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주우현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현재 보건안전 관계법규ㆍ지침이 개선ㆍ강화돼 안전사고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대원들 역시 안전사고에 대해 더 주의깊게 인식하고 사고 저감에 노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소방장비를 세척할 수 있는 자체 전용장비(세척기, 살균기, 건조기 등)가 보급됨에 따라 관리가 수월해졌고 심하게 오염된 소방장비는 전문업체에 위탁해 세척하는 방식으로 업무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국립소방연구원이 2019년 조사한 장비 오염실태 유해물질 검출 결과에 따르면 화재진압 시 착용한 방화복 표면에서 다수의 발암물질과 허용기준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된 바 있다.

 

이처럼 현장대원은 출동 전ㆍ중ㆍ후를 막론하고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다. 따라서 소위 ‘검댕’이 묻은 소방장비는 암과 직결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오염에 노출됐거나 노출이 우려된 장비가 있다면 우선 격리하고 아래와 같이 관리하길 권한다.

 

첫째, 방화장갑 착용 전 라텍스장갑을 착용하자. 꼭 라텍스 장갑이 아니어도 좋다. 피부로부터 오염물질을 차단할 수 있는 장갑이면 어느 것이든 좋다. 

 

현장활동 중 방화장갑을 벗어야 될 경우나 장비를 벗는 과정, 장비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검댕 등 위험물질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오염물질을 전파시킬 수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안전한 장갑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복귀 전 잔수를 이용한 1차 외부 세척을 실시한다.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한 상태에서 분무주수(미스트)를 활용해 간단하게 세척함으로써 2차 오염을 방지하고 차량 내부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또 탑승 전 세척한 보호장비를 보관팩 등으로 밀봉해 차량 노출을 확실히 차단한다. 

 

현재 보급된 소방차량 내부에는 오염된 장비를 격리할 수 있는 별도의 보관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보관함 설치는 이후 신규 소방차량 도입 시 고려해 볼 만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복귀 후 전용세척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소방관서 여건에 따라 세척장비가 보급되지 않은 부서는 위탁업체를 활용하고 출동 빈도에 따라 여유 장비를 추가 요청해야 한다. 세척장비가 없다고 피복을 세탁하는 일반세탁기에 오염된 장비를 세척하는 몰상식한 대원은 없으리라 본다.

 

방화복은 외피와 내피를 분리하고 종별로 구분해 별도 세탁한다. 이때 섬유유연제는 방염성능을 저하시키므로 사용하지 않는다. 반복 세척에 따른 방호성능 저하는 미미하므로 오염되는 즉시 세척한다.

 

넷째, 유해물질에 노출된 모든 장비는 즉시 세척한다.

 

화재나 유해화학물질사고 등 현장에서 활동한 후 복귀해 즉시 세척하지 않으면 물질이 찌들어 고착된다. 이 물질은 이후 세척하더라도 제거되지 않는다. 

 

특히 헬멧이 그렇다. 헬멧은 머리망과 헬멧 사이 공간에 연기가 찌들어 착용 시 탄화냄새가 난다. 심할 경우 검댕이 묻어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현장 복귀 후 사용했던 장비는 지체없이 세척하자.

 

소방관과 불은 숙명이다. 소방관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선 자신의 안전과 건강이 우선시돼야 한다. 그리고 소방관의 건강은 장비의 철저한 관리와 직결된다. 건강한 소방관이야말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기 마련이다. 

 

건강함은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부터 당장 실천하자.

 

대전동부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주우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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