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N 최누리 기자] = 월급 일부를 회비로 걷어 전출ㆍ퇴직금 등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계모임인 상조회가 기금 적자로 해산되거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가입 소방공무원들이 피해를 입은 거로 드러났다. 소방청 차원에서 상조회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서울 영등포갑)은 10일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폰지사기는 실제로 이윤을 거의 창출하지 않으면서 수익을 기대하는 신규 투자자를 모은 뒤 이들의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 사기 수법”이라며 “이와 비슷한 구조로 각 소방본부에서 상조회를 운영하는데 광주소방본부 상조회의 경우 2년 전 해산됐다”고 말했다.
상조회는 월급 일부를 회비로 걷어 조직의 축의나 조의, 공상, 학자금, 전출금, 퇴직금 등으로 사용하는 일종의 계모임이다. 경기 10개 지역에서는 회칙상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면서 상조회에 자동 가입돼 매월 보수에서 회비를 원천징수하고 의무적으로 회비를 납입하는 상황이다.
채현일 의원에 따르면 광주지역 소방공무원의 경우 임용과 동시에 상조회에 가입했다. 신규 가입 시 13만원, 매월 월급에서 3만3천원을 원천 징수했다. 혜택은 공상, 학자금, 전출ㆍ퇴직금 등이다.
채 의원은 “퇴직자들은 평균 1844만원을 수령했는데 낸 돈의 두 배를 받았다”며 “광주 소방공무원 1580명이 납입한 금액만 무려 76억원이지만 상조회 해산 당시 남은 돈은 고작 13억원 밖에 없었다. 60억원이 넘는 돈을 손해 본 건데 원금 손실률은 88%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는 이런 일이 다른 지역에서도 지속되고 있는데 전남소방본부 공제회의 경우 30년 근속한 퇴직자에게 최대 2380만원을 지급했다. 이들이 납입한 금액은 1천만원 밖에 안 된다”며 “전남소방 가입 소방공무원 4292명이 낸 기금은 267억원이지만 남은 자금은 30억원 밖에 안 돼 광주소방 상조회처럼 고갈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국 시도 소방본부의 상조회 실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전남소방 상조회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과 이미 해산된 상조회에 대한 피해 소방공무원의 보상 방안 등을 종합감사 전까지 의원실에 전달해 달라”고 요구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지적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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