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N 유은영 기자] = ‘레스큐’, ‘조금만 버텨 지금 구하러 갈게’ 등을 펴낸 글 쓰는 소방관 김강윤 소방위의 신작 ‘거묵골 구조대 사람들’이 출간됐다.
말 못 하는 누나와 연탄장수 아버지 밑에서 풍족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모자란 것도 없이 자란 주인공 태우. 태우를 살뜰히 챙기는 누나는 태우와 숨바꼭질을 하다 숨어있던 볏짚단이 불에 타며 숨지고 만다. 고등학생이 돼서는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마저 돌아가셨다.
태우의 몸은 어른이 됐지만 시간은 여전히 누나가 불에 타 죽은 그해에 머물러 있다. 태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해군 특수부대에 들어갔고 전역 후에는 119구조대원이 됐다.
날이 서 있던 그가 쫓겨나듯 떠나게 된 거묵골. 낡아 빠진 거묵골에서의 구조 활동은 영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그곳의 구조대원들과 함께 지내며 태우의 시간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한다. 과연 태우의 어릴 적 트라우마는 치유될 수 있을까.
책의 저자인 김강윤 소방위는 “트라우마로 통용되는 아픈 과거 때문에 매일 밤 가위에 눌리는 고통을 감내하는 주인공 태우를 두고 현재를 바라보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에만 집착하는 우리 모습을 그리려 했다”며 “트라우마 치유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통해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게 이 소설이 궁극으로 찾으려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혼자서 해결할 만한 현장은 소방 인생 16년 동안 하나도 없었다고 본다. 언제나 동료들과 함께였고 그들이 있었기에 나는 살아 있다”며 “‘팀’, ‘우리’, ‘사람들’ 이런 단어가 현장에선 사라지면 안 된다. 나와 나의 사람들은 연기가 가득하고 피로 물든 현장에서 함께 뒹굴어야 하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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