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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조명] ‘소방공무원 체력시험ㆍ체력검정 개선연구’ 소방청 용역 결과 보니

연구결과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종목 적절치 않아… 종목 변경해야”
설문조사 결과 현직 소방공무원들도 “종목 변경 필요하다” 의견
보고서, 소방대원 직무특성 고려한 체력시험 종목 개선방안 제시
현장서 높은 수준 신체활동 요구… 연구원 “남녀통합 선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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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기사입력 2021-02-09

▲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지난해 6월부터 4개월간 진행한 ‘소방공무원 체력시험ㆍ체력검정 개선연구’ 보고서     ©소방방재신문

 

[FPN 박준호 기자] =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종목을 직무특성에 맞게 변경하고 체력시험을 남녀 구분 없이 통합 선발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방청(청장 신열우)은 지난해 6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소방공무원 체력시험ㆍ체력검정 개선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신규 소방공무원 체력시험과 현직 소방공무원 체력검정을 분석ㆍ진단해 직무특성에 적합한 시험ㆍ검정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된 이 연구는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이 맡아 지난해 10월 최종보고가 이뤄졌다.

 

연구 보고서는 ▲연구의 필요성 ▲연구방법 ▲현행 소방공무원 선발시험 실태분석 ▲국외 소방공무원ㆍ유사직종 체력시험 실태분석 ▲심층면접ㆍ설문자료 분석 결과 ▲체력시험ㆍ평가 기준 개선안 ▲체력시험 사전인증제 도입 검토 ▲소방공무원 체력시험ㆍ검정 개선방안 ▲결론ㆍ제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보고서에는 연구 과정에서 도출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우리나라 소방공무원 채용 체력시험과 현직 소방공무원의 체력검정시험 등의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소방청은 이 연구 결과를 제도와 정책에 반영해 나갈 방침이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이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들여다봤다. 

 

“신규 소방공무원 57.3%, 체력시험 종목 바꿔야”

이 연구에선 현직 소방공무원 1만5203명과 2020년 임용된 신규 소방공무원 387명,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국민 31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온ㆍ오프라인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그 결과 신규 소방공무원의 57.3%가 현행 채용 체력시험 종목이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보통은 29.5%, 적절하다는 의견은 13.2%에 그쳤다. 또 72.6%가 체력시험 개선방안을 묻는 질의에 ‘임무특성을 고려해 종목을 변경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시험 비중이나 종목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부터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서 체력시험 점수 비중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현재 채용 시 체력시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당하냐는 질문에 59%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통은 20.7%였고 적절하다고 답한 대원은 20.2%였다. 전체적으로 점수비율이 부적절하다고 본 셈이다.

 

또 신규 소방공무원 남녀통합선발에 관해선 반대 44.4%, 찬성 42.9%, 모름 12.7%로 의견이 비슷했다. 반대 의견을 보면 남성 응답자의 경우 ‘여성이 전반적으로 학과시험이 우수하기 때문’, 여성 응답자는 ‘남성에 비해 체력시험에서 불리하기 때문’을 이유로 들었다.

 

체력시험에서 성별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남녀가 동일해야 한다는 응답이 75.5%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24.5%)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런 답변이 나온 데 대해 연구진은 “남녀가 체력시험에서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여성 소방공무원의 점수 폭이 크게 감소하거나 체력시험의 하한 한계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직 소방공무원 10명 중 6명, 업무수행에 성별 문제”

현직 소방공무원 10명 중 6명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성별이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답은 23.2%, 문제없다는 의견은 16.1%로 조사됐다.

 

현직 소방공무원 역시 신규 소방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체력시험 종목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직 가운데 44%가 ‘체력시험 종목이 적절하지 않다’고 봤고 ‘적절하다’는 의견은 19.9%에 불과했다. 체력시험 비중을 묻는 질의에 42%가 부적절, 보통 35.4%, 적절하다가 22.6%였다. 

 

체력시험에서 남녀가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신규 소방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성별 구분 없이 평가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은 68.2%, ‘구분해야 한다’는 답은 31.8%였다.

 

반면 남녀통합 선발을 묻자 찬성이 54%로 신규 소방공무원과는 차이를 보였다. 반대 34%, 잘 모르겠다는 11%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 88%, 소방공무원 체력 수준 평균보다 높아야”

대다수 국민은 소방공무원의 체력이 일반인 평균보다 높아야 한다고 인식했다. 소방공무원의 체력수준이 어느 정도 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은 24.8%, 평균보다 높은 수준은 63.2%로 집계됐다. 100명 중 88명이 소방공무원은 높은 체력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일반 국민의 경우 소방직무 수행에 성별이 ‘상관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3.7%, ‘관련 없다’는 48.2%로 성별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러나 남성 소방공무원 충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4.4%, 여성 소방공무원이 필요하다는 29.6%로 여성보단 남성 선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력시험 비중을 묻자 ‘30% 이상이 돼야 한다’는 응답자가 82.4%였다. 현직과 신규 소방공무원에 더해 일반 국민들도 체력시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시각이다.

 

‘남녀 구분 없이 체력시험을 적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소방공무원 답변과 달랐다. 일반 국민 중 53.9%는 ‘남녀를 구분해 체력시험을 봐야 한다’고 했고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답은 45.6%였다.

 

남녀통합 선발과 관련해선 51.9%가 ‘통합선발’을, 48.1%가 ‘남녀 정원 비율을 고정으로 해 채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체력시험 평가 기준 상향 조정해야”

 

▲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소방공무원의 체력시험 변별력이 없다며 평가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 소방방재신문

 

연구보고서에는 신규 소방공무원 체력검사 평가 기준에 문제점이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평가 기준이 너무 낮아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체력시험 종목은 악력과 배근력,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 제자리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왕복오래달리기 등 여섯 종목으로 각 10점 만점이다.

 

연구진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체력시험 평가점수를 분석한 결과 남성 지원자 절반 이상이 악력과 윗몸일으키기에서 9점을, 배근력에선 만점을 기록했다.

 

여성의 경우 응시자 절반 이상이 악력과 앉아윗몸앞으로굽히기에서 9점을, 배근력과 윗몸일으키기, 왕복오래달리기에서 10점을 받았다.

 

연구진은 “현재 시행하는 체력시험의 평가 기준이 낮게 설정돼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평가 기준을 상향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Monte-Carlo 시뮬레이션으로 각 종목의 평가 기준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난수를 발생시켜 자료를 모의적으로 생성한 후 무작위 실험 결과를 종합해 풀이나 법칙을 근사적으로 얻는 방법이다. 

 

“체력시험 사전인증제 도입하고 남녀 통합 선발해야”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체력시험 사전인증제 도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체력시험 사전인증제란 신규 공무원 임용에 응시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사전에 체력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공정한 상황에서 체력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ㆍ인증해주는 제도다. 

 

연구진에 따르면 소방공무원 채용 체력시험은 보통 하루 한 번의 측정으로 시행돼 여러 논쟁이 나타나고 있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거나 여성의 경우 월경 날과 겹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했다. 또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으로 체력시험을 진행하지 못해 채용을 미루거나 시험 특성상 많은 시간과 인력이 동원돼야 했다.

 

이에 연구진은 “체력시험 사전인증제를 도입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 응시자들의 체력수준도 지속해서 관리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특히 남녀통합 선발과 관련해선 소방공무원 체력시험을 남녀 구분 없이 통합해 채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연구진은 “소방공무원은 화재나 구조 현장에서 높은 수준의 신체활동이 요구된다”며 “최근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의 체력시험에서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과 부상 문제가 발생해 평가 기준을 하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해결방안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1인당 최대 25㎏에 달하는 소방장비는 여성이라고 해서 차이를 둘 수 없다”며 “해외처럼 일반직 소방공무원은 남녀통합 선발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면서도 “여성인력 채용의 일정 비율조정과 행정전담인력의 채용과 같은 문제는 소방청과 같은 상급기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직무특성에 맞게 시행해야”

현직 소방공무원의 직무특성에 맞춘 체력시험 방법이 변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방대원들은 현장에서 호스 당기기와 끌어올리기, 사다리 올리기, 장비 옮기기, 희생자 구조, 기어 다니기 등의 활동을 한다. 

 

연구진은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매우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며 “체력시험은 소방공무원 직무특성에 맞춰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진은 현직 소방공무원 체력검증 등 3년간의 체력측정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부는 형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 소방공무원 후보자 신체능력시험인 CPAT(Candidate Physical Abilities Test)를 참고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종목과 방식을 제안했다.

 

연구진이 제시한 체력시험과 체력검정 항목은 ▲버피테스트 ▲호스끌기 ▲호스당기기 ▲장비옮기기 ▲메디신볼 벽던지기 ▲누워서 당기기 ▲중량썰매밀기 ▲엎드려 기기 ▲요구조자 옷깃 끌기 ▲왕복오래달리기 등이다.

 

연구진은 “국내ㆍ외 소방공무원과 유사직종 체력시험 검토 결과 소방공무원 직무특성이 반영된 순환식 운동이 필요하다”며 “2020년 소방간부후보생들을 대상으로 개선항목의 타당도를 조사한 결과 소방공무원에게 중요한 체력 요인인 근력과 심폐지구력, 무산소성파워가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안은 체력시험과 검정 외에도 다양한 조합을 통해 현직 소방공무원의 체력훈련방법으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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