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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승 이상 차량 소화기 설치 의무화’ 5년째 지지부진

20대 국회 넘겨 재발의된 관련 법안… 상임위 계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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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기사입력 2021-01-11

  © 소방청 자료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정부가 차량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5인승 이상 차량까지 소화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매년 차량 화재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법 개정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발생한 차량 화재는 1만2922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승용차가 6290건으로 가장 높았고 화물자동차 4663, 소형승합차 412, 버스 352, 특수자동차 336, 덤프트럭 206건 등으로 나타났다. 인명피해는 101명이 숨지고 391명이 다쳤다.

 

매년 관련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5인승 이상 차량은 소화기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현행법상 7인승 이상 차량에만 소화기 설치 의무를 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차량 화재 특성상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서 완전히 타버리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불길이 주변으로 번지는 위험한 상황도 발생했다. 지난해 8월 20일 오전 4시 16분께 경기 용인시 신대호수사거리 고가도로 방음터널을 주행 중이던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차량을 완전히 태우고 방음벽으로 번지면서 총 500m 중 50m가량을 태웠다.

 

정부도 이같은 차량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소방청 전신인 국민안전처는 2016년 차량용 소화기 설치 범위를 현행 7인승 이상에서 5인승 이상으로 넓히는 내용을 담은 ‘화재안전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민안전처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자동차규칙)’에 규정된 차량용 소화기 설치기준을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로 이관하고 관련 규정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에도 소방청과 국민권익위원회가 5인승 이상 차량에 소화기를 의무 설치하는 내용의 ‘자동차 화재대비 안전관리 강화방안’을 내놨다.

 

▲ 서울 노원구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 노원소방서 제공

 

하지만 관련법 개정은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차량용 소화기 설치와 감독 업무를 국토교통부에서 소방청으로 이관하는 내용의 ‘소방시설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을 통해 발의됐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결국 폐기됐다.

 

법률 개정은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경기 의정부갑)이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한 ‘소방시설법’ 개정안에는 5인승 이상 승용차까지 소화기를 의무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개정안에는 5인승 이상 승용차 등을 제작ㆍ조립 또는 수입하려는 자나 소유자는 차량용 소화기를 설치하도록 했다. 또 국토교통부 장관이 자동차 검사 시 차량용 소화기 설치 여부 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매년 12월 31일까지 소방청장 등에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차량용 소화기를 설치하지 않을 때 제재할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도 해당 개정안에 대해 ‘실효성 확보를 위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선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하지 않을 때 이를 제재할 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소방청은 국회의 법률안 심사 결과에 따라 후속 법 개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과거 자동차규칙에 있는 의무설치 규정을 소방시설법으로 이관하기로 국토교통부와 합의했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시로 관련 규정을 만들고 주택 소방시설 설치 의무처럼 처벌 규정을 두지 않는 방식으로 국민이 자발적으로 소화기를 설치하게끔 홍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안전위원회 임시회의가 열린다면 개정안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 대부분이 차량용 소화기 설치 확대 의무화에 공감하고 소방청에서도 개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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