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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전기실 소화설비 이제는 제대로 선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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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기사입력 2020-10-26

▲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우리나라는 화재 발생 빈도가 높고 사회 약자가 많이 거주하는 일정 규모 이상 특정소방대상물에 자동소화설비인 스프링클러를 강제로 설치한다.

 

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는 건물 중 화재 위험도가 높은 전기실 등의 바닥면적이 300㎡ 이상일 경우 ‘물분무등소화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이 규정은 비상발전기와 저수조, 소방펌프 등을 설치하기 어려울 때 물분무등소화설비 설치가 가능토록 한 거다.


따라서 전기실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자동소화설비는 스프링클러설비와 물분무등소화설비(물분무소화설비, 가스계소화설비, 포소화설비, 분말소화설비, 미분무소화설비)다.


그러나 국내 소방법에서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특정소방대상물에 물분무등소화설비를 설치한 경우 스프링클러를 면제해주는 규정 때문에 대부분 전기실 등에는 물분무등소화설비 중 가스계소화설비를 선호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방공무원을 비롯해 소방기술자마저 스프링클러를 사용하면 법 위반인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실정이니 안타깝다.


스프링클러의 물은 가스계소화약제와 달리 전기 전도성 때문에 감전이 우려되고 수손 피해를 입히기에 우리나라는 무조건 반사적으로 가스계소화설비 사용이 관습화돼 있다.

 

심지어 소방기술자들은 위험도가 매우 높은 변압기와 케이블 트레이에는 스프링클러 방수량과 비교도 안 되는 물분무소화설비를 사용하고도 감전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스프링클러를 전기실 등에 설치하면 큰일이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스계소화설비는 스프링클러와 같이 화재확산방지 용도가 아니라 방호구역 내 가연물(전기 전자시설이나 고가물)의 화재진압 목적으로 개발됐다. 가연물 초기화재 진압에 사용하는 설비로 건물 방호 목적으로 설치하는 스프링클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소화설비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해외에는 물론 스프링클러의 대체 소화설비가 될 수 없고 보험사마저 권장하지 않는다. 가스계소화설비는 건축주가 선택해 설치하는 설비 개념이 크다.

 

즉 수손 피해가 없고 비전도성과 소화 후 잔존물이 없는 장점 때문에 가스계소화설비를 설치하는 셈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약제가 한번 방사해 소화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소화약제를 2회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예비용기를 두게 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일본 영향으로 가스계소화설비를 완벽한 소화설비로 알고 있다. 예비 소화약제가 필요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하나의 약제 저장실에서 모든 방호구역의 저장용기를 공용해서 사용한다.


오히려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건물에도 화재 발생 위험도가 높은 전기실 등에는 화재진압 능력이 떨어지는 가스계소화설비로 설치한다.

 

수손피해를 막기 위해 개발된 박물관이나 도서관, 전자기기 등의 소화설비로 개발된 프리액션 스프링클러마저 우리나라는 이를 동파 방지용으로 주차장에나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역시 일본 영향을 받아 원래 사용 목적과 달리 변형된 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신뢰성 문제에 따른 두려움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의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이제라도 전기실 등의 소화설비는 대체 소화설비보단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택구 소방기술사ㆍ소방시설관리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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