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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산악구조의 새로운 패러다임 ‘산악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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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악스키협회 강정국
기사입력 2020-04-01

 

미국은 1867년 당시 쓸모없다고 여겨진 알래스카를 러시아 정부로부터 매입했다. 1898년 알래스카 놈(Nome) 지역에서 금이 발견돼 인구는 2만명까지 증가했으나 금이 고갈되면서 급격하게 감소했다.

 

1925년 1월 놈(Nome) 지역에는 유행성 디프테리아가 유행했다. 면역력이 없는 아이들은 목숨이 위태로워져 항혈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미국 본토로부터 공수한 항혈청제가 앵커리지 공항까지는 도착했으나 알래스카는 영하 47℃를 넘는 혹독한 겨울 날씨로 약 1800㎞ 거리에 떨어져 있는 놈(Nome)까지의 비행기 운항은 불가능했다.

 

고민 끝에 과거 원주민이 모피를 거래하던 아이디타 로드(Idita road)를 이용해 개 썰매로 항혈청제를 운송했다. 결국 닷새하고도 여덟 시간을 달린 끝에 의약품이 전달됐고 아이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2014년 2월 강원지역 폭설로 산간마을이 고립돼 구호 물품이 긴급하게 필요했다. TV에는 폭설로 접근이 어려운 지역을 포크레인 등 중장비로 길을 내고 헬기로 생필품을 전달하는 과정을 계속 속보로 보도했다.

 

당시 용평리조트에서 훈련 중이던 산악스키 동호인들은 ‘만일 우리가 현장에 투입된다면 보다 신속한 접근이 가능하고 구호 물품을 전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 일반인은 스키가 리조트에서 내려오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내에 최초로 스키를 보급한 사람들은 산악인이다.

 

겨울 설악산과 한라산 등반을 위해 필수적인 등반 도구로 인식해 겨울에는 산악스키 훈련이 계속됐다. 하지만 1975년 스키장에 리프트가 설치되면서 스키를 이용한 산행은 자취를 감추게 됐고 내려오는 반쪽짜리 스키로 쾌락만이 남게 됐다.

 

산악스키는 원래 눈이 많은 지역의 마을과 마을을 이동하기 위한 교통수단으로 탄생했다. 이후 점차 스포츠로 발전했으나 눈 덮인 지역의 구호나 구조에 산악스키를 이용한다면 다시 스키 본래의 목적을 되찾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구호나 구조의 첫 번째 임무는 신속한 접근이다. 생활 스포츠가 구호나 구조 활동에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산업사회가 발달할수록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이 생겨나고 위험 또한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스키를 이용한 보행은 어떻게 가능할까? 스키장이 아닌 곳에서 스키를 이용한 신속한 구호나 구조는 어떻게 가능할까?

 

먼저 산악스키가 구조장비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산악스키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효율적인 구호와 구조를 위해 어떤 장비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자.

 

스키와 바인딩 

▲ 산악스키의 무게 1000g    

몇 해 전 경기소방학교 산악구조교육을 위해 방문했을 때 훈련탑에 ‘First in Last out’이라는 간판을 본 적이 있다. 폭설로 눈 덮인 마을의 구호나 구조를 위해서는 신속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일반 알파인 스키의 

무게는 약 6㎏(pair)으로 구호나 구조에 비효율적인

▲ 산악스키 바인딩의 무게 280g    

데다가 스키 보행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산악스키의 무게는 약 2.5㎏(pair)에 불과하고 때에 따라서는 바인딩 뒷부분이 고정과 풀림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보행과 스킹(Skiing)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구조자가 요구조자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장비 착용이 필수다. 만일 장비가 무겁다면 구조자의 체력을 손실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구조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산악스키 부츠

▲ 산악스키 부츠의 무게 1250g

알파인 스키 부츠는 바닥이 평평하고 발목이 고정되며 무거워 보행이 불편하다. 그러나 산악스키 부츠는 바닥이 등산화와 동일한 그립(Grip) 구조라 얼음이나 눈 위에서 쉽게 미끄러지지 않고 발목의 고정과 풀림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돼 걷거나 뛸 수 있다. 또 산 아래의 요구조자에게 스킹(Skiing)으로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킨

▲ 산악스키 스킨     

국내 산간마을에 폭설이 내린다면 제설작업의 한계로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제설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구조대가 먼저 고립된 마을로 접근해 생사 여부나 생필품, 의약품 등을 전달한다면 상당히 효율적인 구호와 구조가 될 것이다. 눈 위를 걷는다는 것은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일이다. 그러나 경량의 산악스키를 이용한다면 부력이 생기기 때문에 눈에 빠지지 않고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

 

스키가 눈 위를 미끄러지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이유는 스킨(Skin)이 스키 베이스에 붙어 있기 때문인데 특수한 본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탈부착이 원활하다. 스킨의 원리는 미세한 모헤어(Mohair)의 결이 한 방향으로 형성돼 있어 스키가 쉽게 뒤로 밀리지 않고 전진할 수 있다.

 

기타 장비

 

▲ 스노우 바스켓

▲ 눈썰매



 

 

 

 

 

 

 

 

 

 

산악스키를 이용한 구호나 구조를 위해서는 스틱과 배낭 눈썰매가 필요하다.

 

스틱의 경우 등산용 스틱에 스노우바스켓(Snow Basket)이 부착돼 있어야 한다. 하단부 촉의 길이가 일반 등산용 스틱보다 길어야 눈에 빠지지 않으면서 산악스키 보행을 할 수 있다. 배낭은 눈삽을 넣을 수 있는 포켓이 있어야 하고 배낭의 등판을 개폐할 수 있는 구조여야 눈 위에서 배낭 안 내용물을 쉽게 꺼낼 수 있다. 눈썰매(Sled)는 구호 물품을 싣고 이동할 수 있어야 한다.

 

눈썰매장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썰매는 길이보다 폭이 넓기 때문에 쉽게 뒤집어지고 구호품을 많이 적재할 수 없다. 그러나 수송용 눈썰매는 길고 폭이 좁아 협소한 구간을 쉽게 통과할 수 있고 많이 적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왼쪽 사진 참조).

 

 

대한산악스키협회_ 강정국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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