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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기고- 선진화된 화학사고 대응기술] 교내 과학실 ‘포르말린’ 누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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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희 군포소방서 현장대응팀장(화공학박사)
기사입력 2020-02-10

▲ 조철희 군포소방서 현장대응팀장(화공학박사)    

다양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실험실 내에서는 정체불명의 냄새가 나곤 한다. 이런 원인 모를 혼합 냄새를 ‘브라운오더(brown odor)’라고 한다. 이는 물질 성분을 정확히 인지하기 어려워 미지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심리적 불안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만성적 노출 시 화학물질 노출허용농도에 따라 개인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초ㆍ중등학교 과학실 내 브라운오더의 주범으로는 생물표본병에 담겨진 포르말린(formalin, aq HCHO, 액체)에서 기화 생성된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HCHO, 기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 기체를 물에 섞은 포르말린 용액은 빠른 시공과 편리한 공법을 추구하기 위해 실내 인테리어 공사 시 접착제나 단열재로도 널리 쓰인다. 이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포름알데히드(1급 발암물질)가 장기간 방산돼 두통이나 피부염, 알레르기, 현기증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이른바 ‘새집증후군’을 야기할 수 있다.


국내 포르말린 누출사고 이력을 살펴보면 2014년 1건, 2015년 3건, 2016년 3건, 2017년 1+9건(9건 :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 발생에 기인한 결과임)에서 2019년에는 11건으로 압도적인 높은 빈도를 보였다. 장소별로는 학교 25건(89.3%), 기업체 2건(7.1%), 병원 1건(3.6%) 순이었으며 학교별로는 초등 7건, 중등 7건, 고등 8건, 대학 3건 등으로 나타났다.

 

▲ 최근 6년간 포르말린 누출 현황    


2019년 대표적인 포르말린 누출 사례를 보면 7월 서울 모 초등학교 과학실에서 포르말린(37% aq HCHO) 누출로 인해 1천여 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이 대피하고 전교생이 하교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월에는 경북 안동 모 중학교 과학실 내 어류 표본병이 깨지면서 누출한 포르말린 사고로 60여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어지럼증, 메스꺼움, 눈 따가움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사고 결과가 중대할 수 있었다고 판단해 위험관리 차원으로 초ㆍ중등학교 과학실 내 포르말린을 전량 수거하는 것이 낫다는 ‘위험의 회피(Risk Avoidance)’ 계획 추진을 밝혔다. 그 외 시ㆍ도에서는 어느 정도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교육의 편익을 추구하는 ‘위험의 감수(Risk Retainment)’ 방향으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소방본부에서는 과학실 내 액침표본을 계속 비치하기로 결정한 학교를 대상으로 안전한 교육 환경조성을 위해 사고빈도와 사고 발생 피해를 줄이는 ‘위험의 최소화(Risk Reduction)’ 관리지원을 검토 중에 있다. 하지만 사고는 아무리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도 사고 발생을 ‘0(zero)’로 지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철저한 예방관리와 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방법 등 ‘위험의 전가(Risk Transfer)’를 동반 수행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소방조직에서는 포르말린 용액 누출 시 화학흡착포를 이용해 흡수ㆍ제거와 신속한 환기ㆍ희석 등 일반적인 대응 방법을 수행하고 있으나 포름알데히드 기체의 체계적인 포집ㆍ제거 대응기술은 부족한 실정이다. 높은 증기압(3890 mmHg)을 갖는 포르말린 용액은 누출 시 대기 중으로 쉽게 기화돼 유독한 포름알데히드(TWA* 0.75ppm, IDLH 20ppm) 노출은 인체 호흡기 흡입과 피부 흡수접촉 등의 경로로 건강 유해ㆍ위험성이 매우 심각하다.

 

<용어 해설>

*TWA : Time-Weighted Average, 허용시간 가중평균농도
**IDLH : Immediately Dangerous to Life or Health, 노출한계치


최근 소방청에서는 국민안전과 환경오염 방지대책의 일환으로 포르말린 누출사고 대응기술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포르말린(HCHO) 용액은 산성(~pH 2.8)을 띠고 반응성이 매우 우수한 성질을 이용해 중탄산나트륨(NaHCO3, NFPA 704 건강위험성 : 0, 안전) 염기중화제를 분말 살포 또는 중탄산나트륨 수용액(aq NaHCO3)을 분무주수 등으로 포르말린의 유해ㆍ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즉 유독한 포르말린(액체) 누출물질을 이산화탄소(CO2), 물(H2O), 폼산나트륨(HCOONa, NFPA 704 건강위험성 : 1, 경미) 등 상대적으로 매우 안전한 물질로 쉽게 변환시킴으로써 기화되는 포름알데히드(기체) 생성을 미연에 제거한다. 이를 통해 인근 주민과 출동 대원의 유해인자 노출 피해 등 체계적인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조철희 군포소방서 현장대응팀장(화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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